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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현장을 가다 ② 한강수계 `관문' 충주

복돌이-박 창 훈 2008. 1. 13. 22:43

여객ㆍ화물터미널, 물류유통기지 건립 예상

 
"대운하 계획은 개발에서 소외됐던 충주지역이 백 년을 보상받을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김호복 충북 충주시장은 새해 들어 기자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대운하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일반 시민들도 대운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알지 못하면서도 막연히 큰 기대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충주지역은 '중원'이라는 옛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의 중심이자 내륙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한강을 끼고 있어 조선시대에는 수운(水運)의 중심지였지만 해방 이후 수운이 퇴조하고 개발 축에서도 빗겨나 보수성이 강한 농촌 소도시로 뒤처졌다.

그러던 중 지난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충주 선거유세에서 대운하 공약을 설명하면서 이번 대운하의 중심축이 될 충주에 여객 및 화물터미널 2곳이 들어서고 엄정면과 산척면 교차 지점에 대단위 물류유통기지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충주지역은 낙동강 수계와 남한강 수계를 연결하는 대운하가 건설될 경우 남한강 수계의 상류에 위치해 그동안 낙후되었던 지역개발과 관광.유통 등 새로운 산업의 부흥이 기대된다.

이 같은 개발 기대감은 벌써부터 땅 값 상승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은 최고 2-3배까지 뛰었고 그럼에도 매물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최근 땅값 2~3배 뛰고 매물 부족

특히 한강 하구에서 새우젓과 소금, 생필품을 실어 날랐던 국내 최대의 내륙항이자 남한강 수운의 중심지였던 엄정면 목계강 인근 가금면 장천리의 경우 여객.화물터미널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산이 3.3㎡당 15만원에서 30만-40만원, 밭은 7만원에서 15만원 이상으로 호가가 올랐지만 추가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지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모(59.가금면) 씨는 "이곳에 여객.화물터미널이 들어설 경우 앙성온천과 함께 고미술거리, 중앙탑, 고구려비, 조정지호, 탄금대 등 기존의 관광자원과 맞물려 새로운 레저 중심지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엄정면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K(39)씨는 "아직 대운하 관련해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아 주민들의 동요는 없으나 외지인들이 돌아다니면서 땅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부동산투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강과 이어지는 달천강 주변에 위치한 살미면 토계리에도 또 하나의 여객터미널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민들 사이에는 개발 기대감이 고조돼 있다.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조령지역 터널 수로의 진입 부분에 해당하는 이 지역에는 터미널로부터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 박달산 터널 수로 입구까지의 57m의 수위 차를 해결하기 위해 다리형 인공수로가 놓이고 수천t의 배를 인공수로에 올렸다가 다시 평지로 내리기 위한 초대형 최첨단 리프트가 설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리형 인공수로는 물론 초대형 최첨단 리프트 등만으로도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주민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근의 땅값이 2-3배 이상 오른 것은 물론 오랫동안 충주에서 타지역보다 개발에서 소외됐던 달천강 일대의 땅값마저 오르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산이 3.3㎡당 1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6만원 선까지 치솟았고 일부 지역의 땅값는 15만원 선까지 오르는 등 대운하 특수를 체감케 하고 있다.

김모(50.살미면)씨는 "이명박 당선인이 후보자시절 이곳을 찾아 대운하 계획을 설명한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대운하 건설이 추진될지는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하루빨리 대운하 공사가 시작돼 산골에 항구가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기대감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충주시도 운하 건설에 따른 지역개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충주시 대운하태스크포스팀 구성 검토

충주시는 한반도 대운하 구간에 충주지역 남한강 33km, 달천강 15km 구간이 포함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대운하 데스크 포스'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이미 기존의 한반도 대운하 관련 보고서 등을 수집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한반도 대운하에는 충주시내 강 지류 전체가 포함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대운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 땅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운하의 본 설계시 터미널 예정지 등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운하특별법 등이 만들어져 투기차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충주환경련과 일부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 운하에 배가 다니려면 수심이 최소 6m 이상 돼야 하는데 이 정도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천강과 살미면 수회리 일대에 둑을 쌓아야 할 것"이라면서 "홍수시 이 둑이 제 역할을 못하면 큰 재앙을 면할 수 없고 상습적인 안개 등으로 주민건강과 농사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운하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