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08-01-07 07: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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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에 강남에서 오신 분이 100억원을 들고 둘러보시더라고요."(여주읍 점봉리 중개업소 대표)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과 함께 착공에 들어간다는 대운하. 곳곳에 가로막힌 걸림돌을 풀기가 녹록지 않다. 하지만 터미널 예상지인 여주와 충주에는 투자처를 알아보는 외지인들로 북적북적했다.
◆ 대운하 구간 '산넘어 산'억새풀이 우거진 여주 대운하 터미널 예상 용지. 남한강과 섬강, 청미천이 만나 삼합지역으로 불리는 곳이다. 강폭은 넓지만 갈수기라 유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상당한 거리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사실상 강 길을 새로 튼다고 할 만큼 파야 할 것 같다. 충주시에서 문경으로 가는 대운하 구간 일부인 달천강. 강 양쪽으로 뾰족하고 높은 협곡이 칼날 같이 서 있다. 강폭도 좁고 구불구불하다. 업계 관계자는 "달천강 입구에서 문경 방향으로는 대부분 협곡"이라면서 "비가 오면 유량이 급격히 늘고 유속도 매우 빨라져 배를 띄울 수 없다"고 전했다. 충주 시내 인근 남한강에서는 다리를 놓고 있다. 이미 놓인 다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큰 화물선을 띄우려면 기둥끼리 간격도 넓히고 다리 높이도 높여야 한다. 대운하가 시작되면 다 헐고 다시 지어야 한다는 얘기다. 충주시에서 남한강변 여객터미널 예상지까지 가려면 커브가 많은 왕복 2차선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물류기지를 만들고 대형 화물트럭이 다니게 하려면 주변 땅을 매입하고 도로를 넓혀야 한다. 예정지 바로 앞의 보조댐도 배가 다닐 정도로 유량을 조절하기엔 부족해 헐 수밖에 없다. 상수도보호구역 강화가 예상되는 춘천 일대 반발도 예상된다. ◆ 여주 기획부동산 활개여주 지역은 이미 투기세력이 점령했다. 애초부터 개발호재가 많았다. 주변엔 기업도시와 산업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특히 2011년 복선전철 개통과 명품 아웃렛 첼시 입점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여기에 대운하 호재까지 터진 셈이다. 명품 아웃렛과 복선전철 역사 주변 관리지역 전답은 3.3㎡(평)당 200만원이 넘는다. 여주읍의 전답 시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평균 10만~15만원가량 올라 3.3㎡당 50만~55만원 정도.한마디로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는 게 현지주민들의 말이다. 기획부동산도 활개를 치고 있다. 여주읍에서 멀지 않은 임야는 도로가 접해 있지 않은 맹지라도 3.3㎡당 70만~80만원, 먼 곳은 55만~65만원에 땅을 쪼개 팔고 있다. 여주읍에서 30분 떨어진 능서면과 산북면을 비롯해 최근엔 북내면 서구리에도 기획부동산이 '작업 중'이다. 하지만 지난 8월 이후 양도세 부담으로 제대로 된 매물은 다 들어갔다. 개점휴업 상태였던 중개업소가 활기를 찾은 것은 역시 대운하 덕이다. 여주읍 B공인 대표는 "매일 상담전화만 10건씩 받는다"면서 "직접 찾아오는 분들도 70%가 서울 등 수도권이 많지만 목포나 군산 등 지방에서 오는 분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 충주 장천리 일대 매물 사라져대운하 터미널 예상 용지로 꼽히는 충주시 장천리 일대는 참여정부 5년간의 지방 땅값 급등세에서도 완전히 소외됐던 지역. 땅 주인도 외지인이 거의 없었고 그동안 팔고 싶어도 못 파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대운하 얘기가 나온 뒤로는 매물이 사라졌다. 충주시청 앞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3.3㎡당) 8만원에 내놓은 매물이 딱 하나 있다"면서 "나온 당일 주인을 만났는데 이미 대기자 여럿이 줄을 서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매수자가 몰리면서 주인이 얼마에 팔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충북 충주시 장천리 일대는 매물은 없지만 시세는 2배 정도 뛰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3.3㎡당 3만~4만원에 거래됐던 임야라도 지금은 8만~10만원을 호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현지인들은 거들떠도 안 본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낮은 가격으로 수용될 게 뻔한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사실상 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외곽지역은 개발 수혜를 보기 어렵다. 충주시 금농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주변지역으로 물건을 보러 다니는 기획부동산들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터미널 인근 가금면 일대 외에는 개발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기 JMK플래닝 대표는 "대운하는 침체된 토지 시장에 지속적인 호재가 될 수 있지만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품"이라면서 "운하 개발 수혜는 터미널 바로 인근 지역에 한정될 것이고 터미널 예정지조차 대부분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이라 개발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대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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