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63청춘
1970년대 초 필자가 신출내기 공무원 생활을 할 때는 출장이 잦았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 실적독려 및 산아제한 계몽 홍보 차 매일 각 읍. 면. 동으로 출장을 갔었는데 그때가 바로 새마을 운동 다음 단계인 경제개발 단계다. 출장을 갈 때에는 필히 챙기는 게 있었으니 누구에게나 무상으로 나눠주는 피임기구다.
국민들에게 피임기구를 나눠 주면 어느 마을에 몇 개를 주었다는 실적보고를 해야 하고, 개인별로 몇 개씩 주었다는 명단까지 보고해야 한다. 지금 40대는 그때 피임기구에 걸리지 않고 나온 사람들이다. 남자들에게 주는 건 콘돔이었고, 여자들에게 주는 건 아주 가느다란 비닐 호스 같은 것인데 루프라는 것이었다.
서울에는 강남 부동산이 준비운동을 할 때이지만, 지방은 농사일 외에는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눈치 빠른 복돌이와 금순이는 구로공단이나 부산 고무공장, 대구 섬유공장으로 밤 보따리를 쌌다. 시골에 남아 있는 부모형제도 매일 웃음보따리를 풀었다. 피임기구 그게 사용하지 아니함만 못하더라는 이야기꽃 때문에,
그땐 집집마다 자녀들이 대여섯 명이거나 예닐곱 됐었다. 가는 곳마다 주민들 모여 놓고 필자도 강의를 했다. “10년 후엔 우리들은 거지 됩니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릅시다.” 정관수술 한 남자는 예비군 훈련을 빼주고, 피임기구 장착한 부녀자에게는 밀가루도 한 포대씩 거저 주었다.
불과 4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2005년부터 애 많이 낳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80조 원인데 출산율은 여자 1명당 1.21명이다. 인구는 줄고 줄어 15세 내지 64세 노동인구가 3704만 명이 되었고, 2050년에는 2535만 명으로 줄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아파트는 짓고, 짓고, 또 짓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 명을 약간 웃돌고 있음은 사실이나 외국인들이나 체류자들이 많아 아파트나 빌라 등 주택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된다. 오죽했으면 일본은 인구 1억 명을 유지하기 위한 특임장관을 임명했을까. 지금 각 가정에는 애기가 없으니 웃음꽃이 없다.
요즘 부러운 여자는 젊었건 늙었건 임신한 여자이고, 아기 안고 있는 여자다. 옛날에는 아파트 당첨되었다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한 턱 쏘았지만, 지금은 옆집에 애 낳았다고 하면 박수를 치는 세상이다. 필자의 집에도 총각 놈 하나 있는데 쌍둥이 두 번만 낳아 합계 네 명만 낳았으면 멋지게 칼럼 한 번 써보겠다.
올해 태어난 아기가 35세 때인 2050년경에는 군인도 매년 8만 명씩 해외에서 수입을 해 와야 한다. 일할 사람도 없는데 그 인건비를 누가 부담할꼬? 선거구고 뭐고 때려치우고, 취업, 주택, 보육, 교육문제부터 먼저 해결하는 게 옳지 않을까? 결혼을 했건, 안 했건 아이 낳는 사람은 무조건 제일 좋은 자리에 취업이 되도록 배려하는 일도 생각해 볼 일이다.
동네마다 골목마다 국공립 어린이 집 짓고, 아파트 분양할 때는 의무적으로 건설사에서 어린이 집 짓게 하고, 24시간 상시 가동하면 인구 늘어날 것이다. 인구문제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일정 연령을 넘는 사람이 아이가 없을 때는 취업도 제한하는 특별법을 만들고, 3명 이상을 낳는 사람은 특별우대를 하자.
인구사정이 이렇게 급박함에도 아파트 값이 오를 것으로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인플레를 무시할 수 없어 명목가치는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주택은 투자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2년 전부터 아파트 사지 말라고 했지만, 필자 몰래 3채를 사놓은 사람이 요즘 가슴을 치고 있다.
주택을 팔아치운 사람들은 속속 토지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인구가 계속 줄어든다면 토지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하겠지만, 토지는 부증성(不增性 - 늘어나지 않음)이 있고, 다용도성이 있기 때문에 손해 볼 일은 없다. 두고 보자. 웬만한 곳 땅 값은 5년 후 지금의 두 배가 될 것이다.
40대는 내 집 마련, 50대는 부동산재테크, 60-70대는 자녀들에게 증여를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이 세대들은 대부분 추운 겨울에도 핫바지 입고 자란 세대들이다. 그러나 그 자녀들은 기능성 방한복 입고, 잘 먹고 잘 산다. 옛날에는 25세만 되면 결혼을 했는데 지금은 40총각처녀가 보통이니 인구가 늘어날리 없다.
요즘 20-30대들은 스스로 일어서기보다는 부모에게 의지하는 정도가 높다. 서강대 모 교수가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을 상대로 “아버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설문조사를 했더니 약 40%정도가 “돈을 원한다.”고 답했다. 그러니까 자녀들 눈에는 부모가 돈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서울대학교 학생을 상대로 “부모가 언제쯤 죽으면 적절할 것 같은가?”라고 물었더니 “63세”라고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은퇴하자마자 노후자금이나 퇴직금 남겨 놓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뜻이리라. 부모는 100세를 살려고 노력하는데 돈 남겨 놓고 얼른 죽으라니 부모는 환장할 노릇이다.
못 죽겠다 전해라. 63세면 이제 청춘이다. 알차게 부동산 재테크를 하는 나이인데 죽으라니 천만에 말씀이다. 지금 부동산시장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63세다. 이 세대들은 쓴맛, 단맛을 다 겪었기 때문에 어떤 부동산에 투자해야 돈을 벌 수 있을지 다 알고 있다. 3월이 되면 시장은 움직일 것이니 염려 마시라.
싱싱한 물고기는 고여 있는 물에 살지 않고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 금년 내내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이 되자. 집 팔았거든 토지 사고, 토지 팔았거든 상가 사고, 상가 팔았거든 자녀 집 사주자. 집 사주면 얼른 죽으라는 말 못 하겠지. 그 다음 민폐 끼치지 않도록 장례비만 남겨 놓고 다 쓰고 죽자.
글쓴이 : 윤정웅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부동산힐링캠프 중개사무소 대표중개사 http://cafe.daum.net/6816627
'기본 정보 > 부동산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정웅 칼럼) 오늘도 높은 산을 오른다. (0) | 2016.01.14 |
---|---|
제2의 동판교 매수기회가 왔다 (0) | 2016.01.14 |
나는 서민이다. (0) | 2016.01.08 |
년초부터 실물경제의 바로미터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0) | 2016.01.08 |
2016년 내집마련할까? vs 전세살까? (0) | 2016.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