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민이다.
지난 해 경제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버팀목 역할을 한 것은 소주와 담배다. 불경기일 때일수록 소주와 담배는 잘 팔린다. 그런데 담배 1갑 당 값을 2천 원씩 올려 부족한 세수를 메꿨다. 영세 업체는 빚에 쪼들리고, 골목상인은 장사가 안 되고, 회사원들은 월급이 안 올라 화가 치밀어 소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웠으리라.
결국 담뱃값과 소주 값은 서민들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부족한 세수를 메꿨다는 건 어딘지 모르게 잘못 된 정책이다. 말은 금연을 권장하기 위해 값을 올렸다고 하지만, 담배 끊기가 그리 쉬운 일인가. 화가 치밀면 이게 더 피우게 된다.
소주와 담배는 가난한 서민들의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내는 진정제다. 그런 서민 기호품에 값을 올려 더욱 서민의 돈줄을 조였다면 서민은 진짜 “乙”이고, “봉”이다. 한국납세자연맹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주류. 담뱃세가격이 기여한 정도가 84.3%라고 하니 담배 피우고 소주 마시는 서민들이 애국자다.
담배에 대한 일화가 있다. 어느 시골마을에 노인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먼저 돌아가셨다. 영감님은 3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했다. 그러자 이웃집 혼자 사는 영감님이 찾아와서 “그만 우시게, 할멈 잃은 자네만 있는가? 조대(짧은 담뱃대)잃은 나도 있네” 하며 달래더란다.
그만큼 서민들과 담배는 밀접하다. 값이 올라도 담배 피우는 인구는 그대로 있고, 서민들은 담배를 살 때마다 정부를 욕하고 있다. 정부는 담뱃값을 즉시 원상태로 내리고, 다른 세수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금연은 국민건강이라고 말하지만, 담뱃값 인상을 국민건강과 결부시키는 일은 옳지 않다.
다음은 소주와 막걸리다. 노동자들이 고된 일을 끝내거나, 회사에서 시달린 몸을 이끌고 삼삼오오 모여 심신을 달래는 일은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들이 키는 일이다. 그게 목으로 넘어가야 목이 시원해지는 걸 어떡하랴. 그걸 마셔야 가슴이 뚫리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데 거기다 값을 올렸다.
술값도 내리자. 서민들에게 소득은 올려주지 못할망정 서민 호주머니를 털어내는 일은 하지 말자. 그런 돈 모아 고급공무원들 월급 올리고, 의정비 올리면 이게 갑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요즘 서민들 입장이 어렵다. 전세. 취업. 가계부채. 내수부진. 성장둔화 등등,
다음은 부동산이다. 경기부양책은 부동산시장 살리는 길이라고 1%대 저금리로 대출해주고, 세제혜택을 주면서 집을 사라고 했었다. 그 바람에 전세 살 사람들은 빚을 얻어 상당수 집을 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로 살고 있거나, 집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자고 나면 집값이 올라 2014년6월부터 작년 12월까지 80주째 집값이 올랐다.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 외곽지역의 작은 집들은 1억 정도 오른 집이 있고, 분양가 상한제가 풀어지자 신규분양가도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가계부채 조인답시고, 대출규제를 단행하겠다고 한다.
대출규제를 하면 누가 어려움을 겪을까? 소득 없는 서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서민들은 비싸게 담배 사 피우고, 비싸게 소주 사 먹고, 이제 대출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벌이는 그런대로 있으나 소득증빙이 어려운 사람들은 은행문턱에 가지도 못하는 세상이 온다.
또 100억 재산이 있는 사람도 소득이 없으면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오로지 매달 급여사실이 확실하거나,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 사람만 은행문턱에 갈 수 있다. 또 원리금을 분할상환해야 하는데 한 달에 150-300받는 사람이 월 100-200만 원 정도의 돈을 은행에 내버리면 뭘 먹고 살란 말인가?
주택시장 부양책 내놓을 때 나중에 가계부채 쌓인다는 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사실일 텐데 그런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예측이라도 못한 듯이 지금 와서 대출문턱 높인다는 건 전혀 이치에 맞지 않은 처사다. 대출 안 쓰면 그만이지만, 꼭 대출이 있어야 할 사람들은 어찌해야 할는지?
가계부채대책 나온 날부터 지금까지 3주 넘도록 부동산시장은 꼼짝을 않고 있다. 이런 상태가 3개월쯤 계속되면 성장 둔화. 내수부진. 경기침체 가속으로 다시 또 대출 받으라 하시겠지. 가계부채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예견했던 사실을 갑자기 부각시킴은 신중하지 않은 정책이라 볼 수 있다.
담뱃값, 소주 값으로 고통 받고 대출문턱에서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 참고 하시라. 서민들이라고 다 가난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정책이 왔다, 갔다할 때에는 너무 유행을 따르지 말고, 보수적으로 나가는 게 좋다. 투자는 뭐니 뭐니 해도 안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즉, 세상이 뒤집혀져도 본전은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작년에 집을 산 사람들은 손해를 보게 생겼다. 대출이 까다로워 집을 살 사람들이 없을 테니 말이다. 신규분양까지 많아 이제는 팔 사람은 우글거리고 살 사람은 없게 되었으니 피 같은 내 돈, 다시 찾을 수 있을는지 걱정이 태산이다. 신규시장이나 기존주택시장이나 이미 실수요자들의 발길은 끊겼음을 아시라.
부동산투자는 금방 500만 원을 벌고, 1000만 원을 버는 단타성 장사가 아니다. 1000남아 세금 안 내고, 빠져나가는 장사가 아니고, 1억 세금 내고 1억 버는 장사가 부동산투자다. 5년, 7년, 10년을 길게 보고 투자하는 부동산, 유행이 없이 어느 영리한 개처럼 주인의 무덤을 지켜주는 부동산, 그런 부동산을 찾아 투자 하는 게 답이다.
글쓴이 : 윤정웅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부동산힐링캠프 중개사무소 대표중개사 http://cafe.daum.net/6816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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