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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떠들썩 도심 재개발 물거품 떠나지 못한자 노숙자 전락

복돌이-박 창 훈 2012. 6. 19. 08:09

떠들썩 도심 재개발 물거품 떠나지 못한자 노숙자 전락

 

인천 서구 ‘루원시티 도시재생사업’ 중단 3년째…

 

 
 
   
 

아침부터 한바탕 술판이 벌어진다.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찾은 인천시 서구 가정공원에는 일행으로 보이는 남녀가 공원 정자에서 막걸리를 주고받는다.

이들은 이내 비워 버린 막걸리병과 함께 정자에 누워 잠들었지만, 정자에서 5m 남짓한 놀이시설에선 아이들이 뛰놀았고 아이들 옆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은 수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인천시는 2006년 8월 가정오거리 일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고시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루원시티 도시재생사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당초 2조 원 안팎이던 사업비가 점점 증가하더니 2010년에는 2조8천926억여 원으로 늘어났다. 늘어난 사업비가 시행자인 LH의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3년째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가정공원 부근 재개발지역은 빈집 내부가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빈집에 들어가 보면 두터운 먼지 위에 선명한 발자국이 찍혀 있고, 발자국을 따라가면 이내 술병과 담배꽁초가 발견된다. 한쪽에는 누군가 잠이라도 잤는지 뻣뻣하다 못해 딱딱한 이불이 놓여 있었다.

가정공원 부근에서 10년 동안 슈퍼마켓을 운영해 온 조민석(38)씨는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동네에 노숙자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며 “노숙자들 대부분은 이곳 원주민인데, 전세나 월세를 살다가 길거리로 나앉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현재 가정공원을 찾는 노숙자는 열 명이 넘고 이들 대부분은 빈집의 고물을 팔아 술값을 충당한다”며 “루원시티 사업 이전만 해도 안심하고 살았던 동네가 할렘가로 변해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들이 노숙자로 전락한 건 원주민을 내쫓고 무리하게 재개발 사업을 밀어붙인 인천시와 LH의 잘못 때문”이라며 “결국 건물이 올라간다 해도 이들을 위한 집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 겨울 이곳에서 동사로 죽어 나간 노숙자만 3명이나 된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낮 12시께 공원 부근 재개발지구의 한 빌라에서 또 다른 술판이 벌어졌다. 이미 한 사람은 술에 취했는지 맨발로 잠들었고 다른 두 사람은 어묵을 안주로 소주와 막걸리를 마셨다.

자신을 특전사 출신이라고 소개한 나모(51)씨는 “이 동네에서만 8년을 살아왔고 인근 아파트 공사에도 관여했었다”며 “우리가 (모습이)이렇다고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루원시티로 인한 피해자는 나만이 아니라 모두”라고 하소연했다.

나 씨는 근처에 집이 있다고 했지만 그가 말한 곳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었다.

인천시의회 새누리당 박승희 의원은 “뉴타운 사업이 장기화될수록 이 같은 사회적 문제가 번져 갈 것”이라며 “인천시와 LH는 더 이상 서구를 유령도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 동북아의허브-인천-
글쓴이 : 복돌이(박창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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