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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로또’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어요”

복돌이-박 창 훈 2010. 7. 7. 11:41

“‘로또’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어요”

청와대 게시판 등에 ‘포기 사연’들 눈길

“고양 원흥지구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첨자입니다. 아무런 계획 없이 일단 청약했는데 당첨이 됐습니다. 그런데 눈물이 납니다. 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습니다. 당첨을 포기하면 어떤 불이익이 생기나요?”(청와대 자유게시판 ID heju2352)

“경기 시흥 은계지구에 신혼부부 사전청약에 당첨됐습니다. 물론 엄청난 미달로 인한 것입니다. 이렇게 분양가가 높은 데 소득제한까지 하면 계약을 포기하란 말과 같습니다.”(국토해양부 여론광장 게시판 ID 신병준)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당첨자입니다. 불안하네요. (분양가가) 강남에 비해서 싸다고 하지만 요즘같이 주택가격 대세 하락기에서 언제까지 가격 메리트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도 내년 6월 본청약까지 (계약할지) 심히 고민해 봐야겠네요.”(인터넷 보금자리주택동호회 ID 선부신군)

보금자리주택 당첨자들과 청약 대기자들이 동요하고 있다. 청와대, 국토해양부, 인터넷 보금자리주택 동호회 등에는 시범지구와 2차 보금자리주택,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에 각각 청약해 당첨된 사람들이 최근 심정을 밝힌 글들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로또’라고 생각하고 일단 청약해 당첨은 됐지만 “계약을 포기하는 게 나을 정도로 메리트가 사라졌다”고 답답해하는 목소리가 크다.

분양가 싸지 않아 본청약 포기 고민 늘어

일단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싸지 않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많은 이들이 최근 경기권 집값이 하락하면서 보금자리주택이 정부 발표처럼 시세대비 20~30% 싸기는커녕 10%내외 수준으로 저렴하거나 시세와 비슷해졌다고 주장한다.

원흥지구 당첨자라는 ID 산새는 보금자리주택동호회 게시판에 “경기권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는 이제 시장가가 돼 버렸다”며 “전매제한과 실거주 족쇄까지 있는 상황에서 계약하는 것도 그렇고, 90회 넘게 청약 통장 써서 당첨된 건데 포기하는 것도 아깝고 진퇴양난”이라고 심정을 표현했다.

ID 안교학씨는 국토부 게시판에 “(경기권 보금자리주택 분양가에 대해) 용인 택지개발지구 3,4년차 아파트 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며 “의무거주 기간과 매매제한 까지 받으니 실망이다. 차라리 기존 아파트 사는 게 훨씬 낫다”는 글을 올렸다.

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 한숨을 짓는 사람들도 많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자격이 애초에 무주택자이면서 소득제한이 있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최소 2억원이상의 주택의 자금을 마련하기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ID heju2352는 청와대 게시판에 “지금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 보증금하고 약간의 적금을 합쳐도 5000만원 밖에 없는데, 자식 교육비와 생활비 때문에 적금을 늘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2억5900만원이나 되는 분양가를 감당하기 막막하다”고 했다.


아이디 살찐고양이는 보금자리주택 게시판에 “신혼부부는 나이가 어려 모아놓은 돈이 많이 없는데 모집공고상 소득기준으로는 이자 갚기도 빠듯하다”면서 “소득신고를 하지 않는 자영업자만 유리하게 하는 건지 아니면 신혼부부는 처음부터 아예 청약을 포기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수혜대상이 분양가 감당 힘들어 문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수혜 대상을 소득제한 등 기준을 세워 영세 서민으로 삼았지만 분양가는 이들 대상이 감당하기 힘든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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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분양 청약자의 소득기준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로 제한하고 있는데, 무주택자이면서 이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 3억원 전후나 5억원 이상까지 하는 분양가를 감당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현재 1억원짜리 전세에 살고 있는 가구가 보금자리주택에 들어가려면 대략 2억원 전후로 대출을 해야 하는데 어떤 형태의 대출을 받건 월 이자만 100만원 가까이 나온다”며 “정부가 마련한 소득기준에 따른다면 월급의 3분의1이상은 이자로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감당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보금자리주택을 영세서민이 감당할 수 있도록 임대비중과 소형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자금 계획없이 막연히 ‘로또’를 꿈꾸고 청약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하는 전문가도 많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보금자리주택은 5년 거주의무와 10년 전매제한 등 규제도 심한 만큼 중장기 시세 변화 가능성을 따지고 신중하게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한 jumpcut@joongang.co.kr
출처 : 동북아의허브-인천-
글쓴이 : 복돌이(박창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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