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에 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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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실현이끌 경제청장·도개공 사장 적임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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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김왕표 인천본사 정치부장
[경인일보=정리/김명래기자]취임 일주일을 맞은 송영길 인천시장은 하루가 짧다고 했다. 인천시장 당선 후 상당히 폭넓게 여러 사람들과 접촉해 왔다는 것을 인터뷰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 자리에 앉힐 적임자를 찾기 위해 마음에 둔 인사들을 몇 차례씩 만났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이 두 자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공약을 구체적으로 실행해 나갈 '두 개의 축'이라는 말로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을 비롯해 인천에 사업장을 둔 대기업 대표들을 이미 접촉해 협조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루원시티, 재개발사업 등 지역현안에 대해 송 시장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새로운 접근으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서구에 새로 만들자는 주장과 문학경기장을 고쳐 써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취임하기 전 쿠웨이트까지 날아가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장을 만난 건, 아시안게임 추진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무박 3일로 방문해 오찬만 하고 떠나는 내게 OCA 회장은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 주었다. 문학경기장을 쓰든, 서구에 새로 짓든 인천시 결정에 따르겠다고 약속했고, 이 같은 내용의 영문 문서에 서명까지 했다. 일종의 옵션을 받아온 거다. 가서 보니 주경기장을 7만석 규모로 지어야 한다는 규정도 없었다. 7만석은 일종의 핑계였다. 안상수 전 시장을 만나 물어보니 인천 서북부지역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7만석 규모를 끌어들였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너무 충격받았다. 이건 시민에게 정직하지 못한 거다. 주경기장 건설은 국고 지원도 없이, '미디어촌·선수촌을 개발해 팔면 돈이 나올 것'이란 발상에서 시작한 것 같은데, 이건 부동산이 잘될 것이란 전제하에 가능한 링키지(연계) 프로젝트다. 부동산 광풍이 불 때나 가능한 것이다. 한나라당 이학재 의원이 '송영길은 주민과 소통하지 않고 OCA와 소통하느냐'고 말씀하시는데, 그러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고 10원이라도 받아왔냐고 되묻고 싶다. 어떤 형태든 아시안게임 관련 시설을 건설할 때 국고 지원을 따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
▲ 송영길 인천시장이 6일 오후 인천시청 접견실에서 경인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은 남북이 하나 되어 화합하는 대회가 돼야 한다며 진보와 보수 등 이념을 떠나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인천이 경색된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 서구 주민들은 불안감을 갖고 있는데.
"서북부 개발 전체에 대한 전략을 새로 수립할 것이다. 서구에는 주경기장 문제뿐 아니라 루원시티, 검단신도시, 도시철도 2호선, 경인아라뱃길 등 현안 사업이 몰려 있다. 서구와 계양구의 프로젝트를 한 번 정리해 볼 생각이다. 사실 주경기장 문제보다 루원시티가 더 급한 사안이다.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하려면 루원시티 개발 방안이 나와야 하는데, 그게 안 나와 지하철 공사도 지지부진하다. 루원시티 사업시행자인 LH 사장을 곧 만나볼 것이다."
- 구도심 재개발 정책 방향은.
"우선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것과 장기적으로 해야 할 것을 분류할 것이다. 개발 사업의 수익성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는데 민간 조합을 만들면 내부 분쟁만 생기고, 이는 결국 조합원 전체의 피해로 돌아온다. 자기 자산가치를 상승하려는 욕구가 있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보험을 예로 들면 '불완전 판매'가 돼서는 안 된다. 보험 계약할 때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고, 제한조건을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나중에 사고 발생했을 때 제대로 보장받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민들에게 개발 사업의 긍정적 요소만 보여주면 안 된다."
-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을 공모 중이다. 도시개발공사 사장 자리도 관심거리다. 어떤 인물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나.
"가장 중요한 게 경제청장과 도개공 사장이다. 민선 5대 공약을 이행할 두 개의 축이다. 진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 나와 완전히 운명을 같이 하고, 호흡을 같이 할 사람이 와야 한다. 경제청장의 경우 인천시장 출마를 결심할 때부터 고민했다.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 변양호 보고펀드 공동대표,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오종남 전 통계청장 등 4명을 몇 차례 만났지만 모두 고사했다. 경제청장은 현재 독자 플레이어가 될 수 없다. 시장이 모든 걸 하는 거고, 경제청장은 시장 그늘에서 뒷받침해야 한다. 자기가 스타플레이어가 되면 시장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히려 구청장보다 못한 면이 있다.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도, 그 위상이 안 맞는 것이다. 이 때문에 초대 청장으로 이환균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왔을 때 어려움이 있었다. 안 시장이 빛을 받고, 청장은 철저히 숨어 있어야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 이헌석 2대 청장은 활동력이 떨어졌다. 두 분 다 안 시장과 함께 긴밀하게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서 안 시장은 사적인 선을 통해 해외 투자자와 접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것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하게 일하는 사람으로 뽑을 것이다. 현재 몇 사람을 접촉하고 있다. 좋은 사람을 모시려면 연봉이나 조건을 맞추기 쉽지 않다. 이런 것에 개의치 않고, 일에 대한 패션(열정)이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도개공 사장은 우선 난맥과 같이 얽혀 있는 사업의 가닥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국토해양부, LH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맨파워도 있어야 한다."
- 인천을 떠나는 기업이 많다. 송 시장 취임 후 불안해하는 기업인들의 목소리도 있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용을 많이 하고,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기업에 금융 인센티브를 줄 것이다. 중소기업 기금 1조원을 적립하겠다. 산업단지 조성과 공장부지 확보에도 노력할 것이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고민을 갖고 있다. 성장이 되지 않는 한 분배할 게 없다. 이런 면에서 오히려 제대로 기업을 만들고, 지원하고, 투자유치를 이끄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있는 기업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시장에 당선되고 나서 GM대우, 현대제철, 대우건설, 포스코, 셀트리온 사장을 차례로 만났다. 인천제철은 주된 기능이 당진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힘쓰겠다.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알짜 기업이다. 서정진 사장을 만나 인천에 이사올 것을 촉구했고, 서 사장이 인천에 오겠다고 약속했다. 인천에서 돈버는 기업인들이 인천으로 이사오게 하는 운동을 벌이려고 계획하고 있다."
- 남북교류에 대한 비전은 무엇인가.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중앙정부가 못하는 것을 지방정부를 통해서 해결하자는 것이다. 천안함 문제는 북한이 승복 안 할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북한 이름을 적시하기조차 어렵다. 설사 안보리 결의가 나온다고 해도 실효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과거 '박왕자씨 사건' 이후처럼 장기적인 대립 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은 지금 풍전등화와 같다. 이명박 정부도 이 상황을 뚫고 나갈 수밖에 없다. 현 정부는 대북 심리전을 못 하고 있다. 북한이 격파사격하면, 여기서 포를 쏜다는 것인데, 그날로 주가 떨어지고 환율 오르고 경제가 출렁거릴 것이다.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남북간 긴장이 풀리고 교역이 확대돼야 인천의 미래가 열린다. '전략 물자'는 안 되지만,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고 본다. 대북사업은 사안별로 통일부와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 예방약을 제공하는 건 정부가 허용하고 있다. 말라리아 방역을 하지 않으면, 접경지역인 강화군, 경기도 파주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유아 영양지원' '유소년축구단 교류' 등과 같은 인도적 교류는 충분히 허용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은 남북이 하나 되어 화합하는 대회가 돼야 한다. 그래야 관심이 높아지고, 수익성도 높아진다. 남북관계가 풀려 화해협력의 국제대회가 돼야 볼거리도 만들어지고 관심도가 높아진다. 진보와 보수 등 이념을 떠나 인천시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쿠웨이트 방문때 알사바 OCA 의장과도 이런 문제를 충분하게 논의했다. 쿠웨이트는 북한과 공식 외교관계를 갖고 있고, 알사바 OCA 의장도 북한을 아시안게임에 참여시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원로자문회의, 소통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했는데 구상은.
"전직 시장, 국회의원 등을 비롯해 인천에 뿌리를 둔 원로들을 모실 것이다. 시정을 설명드리고 의견을 묻는 기구다. 최기선·안상수 전 시장, 심정구 전 국회의원 등은 원로회의 참석에 동의했다. 소통위원회는 각 정당 당원, 시민단체 회원 등이 모여 구체적으로 시 현안을 집중 토론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곧 조례를 만들어 구체적 틀을 만들 것이다."
- 공무원들이 새 시장의 인사에 관심이 많은데.
"필요에 따라 소폭으로 할 것이다. 조금씩 파악해 가면서 하려고 한다. 일률적으로 우당탕 인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천시 인사보다 도시개발공사 조직 개편이 시급하다. 기존 시스템으로는 현안을 해결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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