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송도 국제도시 <상> 겉모습은 갖췄지만 …
외국기업 안 오고 아파트만 … ‘이름만 국제도시’되나
최근 인천에서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송도국제도시에 상가 투자를 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분양 시장의 ‘송도불패’ 신화가 아직 식지 않았다는 얘기도 뒤따랐다. 2003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한국 국제화의 상징도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 송도는 ‘외국기업 없는 경제자유구역’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과연 되기는 되는 건가’ 하는 우려도 튀어나온다. 왜 그럴까. 송도국제도시의 현주소와 과제, 그리고 해결책을 짚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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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외국기업 유치 부진=이달 초 오스트리아 그라츠시 대표단이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 내 동북아트레이드타워의 65층 전망대를 찾았다. 뤼쉬 시의원을 비롯, 기업인 10여 명이 투자 협의차 송도테크노파크를 방문한 뒤였다. 국내 최고층의 전망대에서 인천대교와 컨벤션센터 및 센트럴파크 등을 조망한 이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러나 감탄사는 여기까지다. 도시 안으로 들어가면 방문객들의 감탄사를 듣기 어렵다.
우선 국제도시에 외국기업이 거의 없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2월 현재 송도국제도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모두 3억2200만 달러. 이는 2020년까지의 외국인투자 유치 계획(62억1000만 달러)의 5.2% 수준이다. 10년이 남았다고 하지만 현 상태라면 20년이 남아도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게 국제도시 관계자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외자유치 핵심 지역인 국제업무단지지구는 이 지구 개발을 맡고 있는 미국 게일사의 3350만 달러 투자가 유일하다. 목표의 1.6%에 불과하다. 특히 인천시는 게일사가 주도하는 송도개발유한회사(NSIC)와 외자·기업 유치 관련 계약을 하면서 외국기업이 투자 계약 후 이를 실행하지 않아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조항을 받아 들였다. 이 때문에 2007년 모건스탠리로부터 3억5000만 달러를 유치했으나 이듬해 금융위기로 계약이 취소됐지만 이를 제재하지 못했다.
첨단산업단지 외자유치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이 역시 당초 계획에 비하면 저조하다. 현재 입주계약을 체결한 29개 외국기업들의 FDI(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2억1870만 달러로 계획 대비 23%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외국대학·연구소 유치에 따른 외자유치도 2050만 달러에 이른다. 현재 송도에는 모두 205개(근무인력 1만여 명)의 국내외 기업·대학·연구소·유엔기구들이 입주해 있다.
사정이 이러니 송도가 국제도시 기능보다는 수도권 베드타운이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아파트만 들어설 뿐 정작 필요한 외국기업들이 입주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NSIC의 한 관계자는 “외국의 경쟁특구에 비해 조세혜택이나 원스톱행정서비스가 거의 없다시피 한 현실에서 외국기업 유치가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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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인프라는 갖춰=송도국제도시는 옛 송도유원지 앞바다의 갯벌을 메워 경제특구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송도에서 맨 먼저 세워진 건물도 갯벌에서 진주를 캔다는 뜻의 갯벌(Get Pearl)타워다. 여의도 17배 크기로 전체 사업부지(53.3㎢) 중 지금까지 절반 정도가 매립됐다. 국제학교·병원·아트센터·고급 주택 등의 외국인 거주 환경을 조성해 다국적기업과 첨단 분야의 국제 산학연 클러스터를 유치하는 사업이다.
1990년대 초 처음 매립이 시작됐을 때는 분당·일산 같은 수도권 신도시가 목표였다. 황무지나 다름없는 갯벌은 2003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10분의 1에 해당하는 1·3공구 573만㎡는 송도 개발을 선도하는 국제업무지구로 계획됐다(송도는 매립공사의 순서를 나타내는 공구명을 임시 주소로 쓰고 있다).
국제업무지구는 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이 7대3으로 합작한 NSIC가 시행을 맡았다. NSIC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이지만 국·시비 지원은 미미해 처음부터 부동산 개발 이익으로 국제도시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컨셉트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끝난 1단계 공사에서는 대형 컨벤션센터인 송도컨벤시아와 국제비즈니스의 본산이 될 동북아트레이드타워(65층)를 비롯, 송도국제학교·송도센트럴파크·잭니클로스골프장·비즈니스 호텔 등이 이미 완공됐거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있다.
지난해에는 인천대 송도 캠퍼스가, 이달 초에는 국제화 복합단지의 연세대 송도캠퍼스가 1단계 완공됐다. 글로벌캠퍼스에서는 9월에 뉴욕주립대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가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송도와 영종도를 15분대로 잇는 해상교량 인천대교가 개통됐으며 사이언스빌리지·BRC(바이오 R&D단지) 등의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도 시작됐다.
이 때문에 2007년 1월 2만여 명이던 송도 인구는 지난해 말 3만5000여 명으로 불어났다. 5월에는 서울의 포스코건설 본사가 송도로 이전, 1300여 명의 임직원이 송도 주민이 된다. 올해부터는 2014년까지의 2단계 사업이 시작됐다. 151층 쌍둥이 빌딩인 인천타워와 정명훈 예술타운으로 불리는 인천아트센터 및 인천 신항 등이다.
글=인천=정기환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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