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국제도시‘머물 곳’이 없다
ㆍ흔들리는 송도 문제점 진단과 대안
부동산 투자의 성공지대로 알려졌던 인천 송도신도시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 것은 올해 말부터다. 인천세계도시축전으로 80일간 북적거렸던 송도는 행사 폐막과 동시에 한산해졌고, 행사 준비로 공사 기간을 앞당겼던 건축물들에는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손님 치르기를 예상해 지어 올린 호텔과 대체 숙박시설 등은 주변 사업 추진 속도와 엇박자를 내며 사람이 모이기도 전 건물만 덩그러니 올라간 형국이 됐다. 결국 이는 주변 입지, 생활 환경 등이 그대로 거래가에 반영되는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송도신도시가 신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컨벤시아의 부진도, 더샵퍼스트월드 상가의 70%에 육박하는 공실률도, 커낼워크 분양자들의 걱정도 모두 송도신도시에 사람이 모이지 않아 생긴 문제다.
‘국제도시’ 명패를 내건 송도신도시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는 건 인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높인다. 송도신도시를 사람이 오가는 도시, 낮과 밤의 구분없이 활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 도심공항
송도신도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코엑스와 한국도심공항이 행하고 있는 ‘윈-윈 전략’을 송도컨벤시아와 투모로우시티에도 적용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투모로우시티(위쪽)와 송도컨벤시아 전경.
유동인구 30만 명이란 어마어마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코엑스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작은 왕국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들어 코엑스를 찾는 국내외 관람객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서비스는 ‘도심공항’이다.
코엑스 바로 옆에 있는 한국도심공항은 항공사 탑승 수속, 수하물 보안 검색, 법무부 출국심사 등을 한번에 처리해 준다. 또 공항까지 리무진 버스를 운영해 이동 편의를 높이고, 공항과 협력으로 전용출국통로를 통해 편리하고 빠르게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비스 이용은 무료며, 리무진 버스비만 내면 된다. 도심공항 서비스는 외국인 비즈니스 미팅과 포럼, 각종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심공항 관계자는 “코엑스와 인접해 있고, 역할이 상호보완적이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도심공항 서비스는 일본과 홍콩 등에서도 운영된 바 있는 고객 중심형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도심공항 서비스는 송도신도시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국제 도시란 타이틀에 걸맞게 공항과 가까운 입지를 100% 활용하면 된다. 공항을 이용하는 이용객에게 도심공항 서비스를 제공해 공항 체류 시간을 단축시키면 그만큼 시간 여유를 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컨벤시아와 투모로우시티, 주변 상가를 하나로 묶어 머물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특히 현재 청주(하루 25회)와 군산(하루 12회) 2개 노선을 운영 중인 투모로우시티가 내년 1월 계획대로 42개 노선으로 확장하면 송도신도시로 유입되는 인구는 늘어난다. 이들을 서울 등 주변 도시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볼거리와 즐길거리(컨벤시아), 교통(투모로우시티), 쉼터와 쇼핑 (주변 상권)을 잇는 전략적인 도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 대학생을 잡아라
송도신도시의 특징 중 하나는 ‘교육’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계획에 따르면 송도신도시 5·7공구에는 인하대와 고려대, 한국외국어대, 홍익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들이 인천에 어느 정도의 학생을 배정할지 결정되진 않았지만 4개 대학을 합해 적어도 2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송도신도시에 유입되거나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0년 9월 일부 개교 목표인 뉴욕주립대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2012년까지 송도신도시에 문을 열 10개 외국대학은 1만2000명의 학생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올해 이미 송도신도시로 보금자리를 옮긴 인천대학교에는 7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내년 신입생맞이로 재학생이 8000명을 넘어서고 인천전문대와 통합 확정으로 그 인원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송도신도시에서 대학생 모습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야말로 먹고, 즐기고, 머무를 ‘그들’의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흔히 대학 주변에 자리하는 대학가의 풍경이 송도신도시에는 없다.
분명한 건 4만 명에 육박하는 대학생들은 송도신도시의 유동인구라는 점이다. 때문에 대학로나 홍익대 입구처럼 대학생들의 문화와 소비가 얽힌 공간이 송도신도시에는 필수적이다.
김주희씨(인천대 학생)는 “국제 교류, 비즈니스에 치우친 탓에 국내외 대학간 교류와 학생들의 활동 환경은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며 “지하철을 타고 부평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불편을 덜기 위해서라도 송도신도시 내 대학생을 위한 문화 공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자구책 마련
송도신도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건설사들의 자구책 마련도 요구된다.
이들은 분양 전과 후의 달라진 상황에 대해 분양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상권 혹은 생활 환경을 개선시킬 방안 모색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상가 분양 시점을 맞은 커낼워크는 상가 활성화를 목적으로 ㅎ사의 유명 브랜드의 대형 아울렛 몰 입점을 추진 중이다. 또 유명 빙상 선수의 이름을 내건 커피숍 등을 입점시켜 고객 끌기 작전을 펴고 있다.
커낼워크 상가 분양자는 “상권 활성화와 도시 활성화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건설사들과 분양자들의 상가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석진기자 psj0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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