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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관공서 입김에 ‘오락가락’

복돌이-박 창 훈 2009. 9. 27. 23:44

관공서 입김에 ‘오락가락’

[기획]인천아트플랫폼의 현실과 미래<상> 잘못 꿴 첫 단추

인천아트플랫폼이 지난 25일 중구 해안동에 문을 열었다. 이 곳은 예술인들이 거주하면서 그 안에서 예술작품을 창조하거나 예술인들의 복합적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전시해 지역예술을 풍요롭게 하고 도시이미지를 높이는, 이미 수 년전부터 해외에서는 보편화되고 있는 ‘예술인 마을’ 성격을 가지고 있다.

기존과는 다른 개념으로 인천아트플랫폼은 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예술을, 그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인천아트플랫폼이 독립성을 구축하지 못하면 최근 이곳에서 열린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처럼 많은 문제점을 노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예술이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도구로 이용되는 모습이 인천아트플랫폼에서도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

인천아트플랫폼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역 예술계와의 연계를 통해 시민들이 풍요로운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창구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2회에 걸쳐 모색해본다.


지난 15일 열린 제176회 인천시의회 임시회 문교사회위원회에서 인천문화재단 심갑섭 대표이사는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에 대해 “쓰레기”, “다 불질러 버리겠다”라고 한 사석에서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심 대표이사 발언은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가 운영기관의 뜻과 상관없이 아트플랫폼에서 열렸고, 그 마무리에서도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인천지역 일부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번 일이 심 대표이사의 말실수에 의한 단순 해프닝이 아닌, 인천아트플랫폼의 운영 자율성이 침해된 사건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린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는 인천아트플랫폼 운영과 관련해 많은 잡음을 남겼다.)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와 인천아트플랫폼


올해로 4회 째를 맞고 있는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는 8월1일부터 31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개최됐다.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는 여성미술인들이 주체가 돼 미술창작물을 생산, 전시하는 행사다.

인천문화재단과 아트플랫폼 측에 따르면 인천시는 8월중으로 잡혀있던 인천아트플랫폼 개관일과 상관없이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를 아트플랫폼에서 열도록 했다. 여성비엔날레 조직위는 미리부터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비엔날레를 연다고 홍보했다.

결국 인천문화재단은 아트플랫폼 개관일을 늦추고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를 개최하되 행사가 끝난 뒤 모든 작품을 7일 안에 철수할 것, 비엔날레 도중 훼손된 부분은 전면 복구하거나 변상할 것, 비엔날레 측이 사용한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을 납부할 것 등 세 가지 조건을 걸고 사무실을 제외한 전관을 모두 대관해줬다.

그러나 여성비엔날레 조직위는 지난달 30일 폐막 이후에도 일부 작품들을 철수시키지 않았다. 인천시(인천아트플랫폼)에 기증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시는 이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더구나 여성비엔날레 측은 기존 사무실이 이사간다는 이유로 아트플랫폼 사무공간을 폐막 이후 10여일 간 더 사용했다.

지난 7월1일 비엔날레 조직위가 미리 아트플랫폼에 들어온 이후 지난달까지 사용한 전기요금과 수도요금 등 1천300여만원 역시 내지 않았다. 결국 이 돈은 아트플랫폼 예산에서 지출됐다.

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 조직위에 돈도 없고, 아트플랫폼으로부터 정확한 사용명세서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지만 여성비엔날레가 시를 등에 업고 배짱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터져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가 인천아트플랫폼을 사용하게 된 과정과 결과 모두 관공서 개입에 의해 아트플랫폼 운영 자율권을 침해당한 사례라고 지적한다.

인천아트플랫폼이 창작예술공간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운영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시로부터 예산을 받다 보니 한계가 있고 향후 시 예산을 받는 문화예술 관련 행사들이 아트플랫폼 의사와 상관없이 개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승훈 인천아트플랫폼 관장은 “아트플랫폼은 전문성이 필요한 곳이란 판단 때문에 전문가에게 맡겼으면 그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숙 시의원 역시 “인천시가 아트플랫폼을 기존 문화예술회관처럼 시 산하 기관으로 인식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요한·최미경기자 mkchoi333@i-today.co.kr

 

출처 : 동북아의허브-인천-
글쓴이 : 복돌이(박창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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