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종시, 개점휴업에 한숨만… 불법전매 조사 후폭풍 뒤숭숭

[르포]세종시, 개점휴업에 한숨만… 불법전매 조사 후폭풍 뒤숭숭

세종시 한솔동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 전경/사진=김희준 기자© News1

세종시 중개업계 "올 것이 왔다"…매수·매도 주문 끊겨
대전검찰 움직인 조사…인근 지역 텃세 시각도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옆집 중개업자도 검찰에 다녀왔어요. 예전부터 조용히 일(불법전매)이 많아서 건수는 꽤 될겁니다."(세종시 한솔동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검찰이 세종시 공무원들의 아파트 분양권 전매 의혹을 수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종시 부동산 업체는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일부 중개업자 사이에는 분양권 전매에 연루된 중개업자들의 명단이 심심찮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세종시 중개업계 "올 것이 왔다"…매수·매도 주문 끊겨
지난 13일 찾은 세종시 한솔동 A 공인중개사 사무소(부동산)에는 간간히 걸려오는 문의전화 외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한솔동 인근 아파트는 불법 전매 의혹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곳 중 하나다.

A 부동산 대표는 "원래 신도시의 경우 분양 활성화를 위해 한 5년간 불법전매가 있어도 눈감아주다 정부나 검찰이 한번에 정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그래서 중개업계 쪽에서도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후 무렵임에도 별다른 알림없이 문이 굳게 닫힌 부동산 중개업소 종종 눈에 띄었다.

B 부동산의 한 중개업자는 "검찰의 수사 발표 직후 매수·매도 주문이 완전히 끊긴 상태"라며 "걸려오는 전화도 불법전매 관련 문의가 대부분"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세종시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불법 전매를 주도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신경질적인 반응도 늘어났다.

한 중개업자는 고객인줄 알고 반색했다가 불법 전매에 대해 물어보자 "대답하기도 싫으니 나가달라"며 손사래를 쳤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동네 분위기만 흐린다"며 "이런 것 물어보고 다니지 말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세종시 어진동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 전경/사진=김희준 기자© News1

◇대전검찰 움직인 조사…인근 지역 텃세 시각도

특히 일부 중개업자들은 대전 검찰이 직접 나선 것에 대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고객이 없어 퇴근하려던 길이라는 보람동 C 중개업소 대표는 "세종시 공무원 이전으로 낙수효과를 기대했던 세종 인접 대전 지역이 되레 쇠퇴해 대전 검찰이 표적 수사를 한 것 아니냐"며 되묻기도 했다.

보람동 일대에서 만난 한 중개업자는 "대전 노은지역 등은 세종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한 투자가 많았던 곳"이라며 "하지만 세종이 충청권의 분양 수요까지 흡수하는 등 유독 세종시만 부동산 활황이 이어지면서 대전 여론이 움직인 기획수사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어진동 D 중개업소 대표는 불법전매 논란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에 대해 "불안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개사무실은 한산하지만 어제 찾아간 세종시 모델하우스엔 여전히 사람들이 붐볐다고 전했다. 또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오면 최대한 불법전매와 현재 세종시 지역 분양은 상황이 다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불법전매를 바라보는 인근 지역 중개업소의 반응도 엇갈린다.

세종시에서 가장 가까운 대전 반석동에서 만난 한 중개업자는 "몇 년간 주변 부동산 수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바람에 이쪽 부동산 시장은 침체 상태였다"면서 "세종시에서 불법전매가 성행한 만큼 확실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치원 E 부동산 대표는 "불법전매는 당연히 엄단하는게 맞지만 안그래도 냉랭한 인근 부동산까지 더 침체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언짢아 했다.

한편 대전지방검찰청 특수부는 세종시 출범 초기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아파트 불법전매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지난주 세종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 6곳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검찰은 아파트 및 분양권 거래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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