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오지희기자]옛말에 밥보다 좋은 보약은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우리 선조들은 밥상이 건강을 지킨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름철 열 보약 부럽지 않은 밥으로 '쌈밥'만 한 게 없다. 아삭아삭 신선한 채소 위에 고슬거리는 밥 한 숟가락을 얹고, 자연 발효된 쌈장에 고기 한 점을 곁들여 한 입 가득 물면 무더위에 잃었던 입맛이 되살아난다.

 
인천 연수구 연수동에 위치한 '상록쌈밥'은 보약 밥상을 차려내는 인천의 맛집이다.

이곳의 메뉴는 장어쌈밥, 오리쌈밥, 삼겹살쌈밥 등으로 이름만 들어도 입안이 호사를 누린다는 생각에 군침이 절로 돈다. 장어와 오리, 삼겹살이 스무 가지가 넘는 채소와 각각의 궁합을 자랑하며 한 가득 차려져 나온다. 도통 쌈 채소가 밥도둑인지, 고기가 밥도둑인지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이곳의 쌈 맛, 고기 맛이 남다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상록쌈밥은 농업계 전문대학인 천안연암대학 실습농장에서 키운 채소만을 상에 올려놓는다. 수경재배 방식으로 자란 쌈 채소는 부드럽고 연하며 향이 좋다. 보통의 쌈밥 집에서 볼 수 없는 딜, 바실 등에 쌈을 싸먹는 재미도 이곳에서 누리는 특권이다. 장어 맛은 여느 장어전문점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매일 새벽 도매상을 찾아가 한 마리 한 마리 정성스레 장어를 골라오는 주인장의 정성도 정성이지만, 장어를 손질하는 기술과 초벌·양념구이용 소스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부쩍 장어물량이 줄어들자 주인장 황성기(56)씨는 장어 도매상으로 출근 도장을 찍고, 크고 도톰한 장어만을 골라온다. 당일 최고의 장어에 당귀 등 15가지 약재로 만든 초벌구이용 소스를 바르고, 각종 과일이 들어간 양념소스로 맛을 내는 건 아내 최윤주(52)씨 담당이다. 최씨가 한 장 한 장 일일이 절여 만든 깻잎무쌈절임도 이곳의 별미다. 상록쌈밥은 연수구 연수동 대동월드 옆 먹자골목 안쪽으로 50m 들어가면 있다. 장어쌈밥은 미리 예약하고 가야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장어한판(3만9천원)에 쌈밥기본(6천원)을 시키면 3명이 너끈히 장어쌈밥을 즐길 수 있다.

국내 최대 오리농장 프랜차이즈 주원산오리에서 공수해 온 생 오리만을 쓰는 생 오리쌈밥은 1만1천원, 국내산 녹돈삼겹살로 만든 생삼겹쌈밥은 9천원이다. 점심특별메뉴로는 장어정식(1만3천원)이 있다. 문의:(032)812-3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