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금 풀리면 무조건 땅값 오른다?
2010년 풀리는 토지보상금이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토지보상금은 다시 토지시장으로 재유입돼 인근 부동산 시장을 들쑤시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른바 대토(代土)수요다. 그런데 최근들어서 토지보상금을 받아 논이나 밭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오히려 상가나 아파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지방에서 개발사업을 위해 토지보상금을 지급하면 서울 강남의 재건축아파트나 상가빌딩값이 오른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토지보상금의 역류(逆流)다.
토지보상금이 토지시장으로 재유입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토지보상자금을 받는 연령대가 이미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참여정부때 추진했던 행정도시(세종시) 보상자금을 받는 연령대가 60세가 넘는다.
예전에 한 충청권 농민으로부터 "내 나이가 40대라면 인근에 땅을 다시 사서 농사라도 짓고 싶지만 환갑이 넘은 나이에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농민은 실제 보상자금 80억원을 받아 두자녀에게 아파트를 사주고 30억원은 수도권에 상가빌딩을 매입,세를 받아 생활하고 있다. 나머지 현금으로 지금 '돈 될 만한 부동산'을 찾고 있다.
토지보상금은 근본적으로 투기성자금 성격을 띤다. 일부는 곧바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겠지만 요즘처럼 시장이 불확실할 때에는 상당부분은 대기성 자금으로 남게 된다. 말하자면 이런 대기성 자금은 시장이 침체될 때에는 바짝 움츠려 있는다. 시장이 활황세를 띨 때 부동산으로 대거 몰려들어 과열의 주요 원인이 된다. 토지보상금은 주로 활황기에 불에 기름을 끼얹는 정도의 강한 폭발성을 지닌다. 말하자면 토지보상금이 많이 풀린다고 해도 무조건 땅값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이 될 수 있다. 그 돈이 땅값을 밀어올리기 위해서는 투자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언론에서 올해 보상자금이 대거 풀리면 땅값이 급등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는 것은 다소 과장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것이다. 요즘들어 토지보상금은 실수요 자금 투기성 자금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시장이 활황이냐, 침체기냐에 따라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서로 달리나타난다는 생각이 든다.
박원갑/부동산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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