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바람잘날 없는 재개발-1] 조합비 횡령ㆍ뇌물수수ㆍ헌법소원… 용산 4구역은 소송만 26건

[바람잘날 없는 재개발-1]

조합비 횡령ㆍ뇌물수수ㆍ헌법소원… 용산 4구역은 소송만 26건

 

무슨 일이 있길래

서울 용산구 서부 이촌동의 한아파트에 재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주민들은 서울시가 용산 철도 정비창 부지와 이 지역을 한데 묶어 국제 업무지구로 통합 개발을 추진하는 데 반발,반대 동의서를 제출하고 헌법소원까지 냈다./양윤모 기자 yoonmo@hankyung.com

전국 재개발 구역에 바람잘 날이 없다. 사업 초기 단계인 곳에서는 난립한 '예비(가칭) 추진위원회'가 저마다 주민들에게 효력도 없는 '불법 동의서'를 받으려고 혈안이다. 분쟁의 불씨는 여기서부터 싹튼다. 조합원들이 조합을 설립한 뒤에는 반대파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 조합장이나 임원이 뇌물사건 · 공금횡령 등에 연루돼 구속되거나 해임되는 일도 다반사다. 재개발사업장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재개발조합은 복마전인가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의 한 음식점에 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원 700여명이 모여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조합 임원 성과급으로 74억원을 지급하려던 조합장 유모씨는 100억원대의 조합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한때 유 조합장 측과 반대파 수십명이 충돌 직전까지 이르렀다. 비대위 대표인 이재주씨는 "조합 임원들에게도 시공업체와 맺은 도급계약서를 보여주지 않는 등 조합장의 전횡이 심각했다"며 "옥중결재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가만히 두고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1일 관리처분과정에서 업체로부터 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아현4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장 김모씨에 대해 징역 4년 · 추징금 5000만원을 구형했다. 조합원들은 조합 임원을 모두 해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조합 측은 설립인가 때 제시한 공사비(3.3㎡당 239만원)보다 65%나 많은 396만원으로 관리처분계획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동의를 55%만 받아 요건(75%) 미달로 법원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았다.



◆줄잇는 다툼 · 소송

성동구 금호13구역은 조합과 비대위(내재산 보호대책위원회)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일부 조합원과 조합 측이 서로 낸 '관리처분총회 금지 가처분'과 '조합임원 해임총회 금지 가처분' 소송이 모두 받아들여져 총회가 잇따라 연기됐다.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 측이 조합원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일부 동의서를 본인도 모르게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이 구역에서는 2003년 시공사와의 가계약 당시 건축비(금융 비용 포함)가 3.3㎡당 260만원이었지만 본계약 때 400만원으로 높아지자 일부 조합원들이 시공사 경쟁입찰을 요구했다. 하지만 조합이 기존 시공사와 계약 체결을 강행,다툼이 벌어졌다

흑석2 · 6구역도 '조합설립 무효확인' 소송에 걸려있다. 흑석6구역 조합 관계자는 "'설계비와 건축비 등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한 비대위가 지난달 대법원에 상고했다"고 말했다.

◆격화되는 대립과 불신

지난 1월 '용산참사'가 벌어졌던 국제빌딩4구역 내 남일당 건물에는 여전히 철거 세입자들이 경찰에 맞서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철거 작업은 5개월째 중단됐다. 4구역 일부 조합원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지난해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이사 4명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도정법)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설계 · 시공 · 철거 · 정비용역 업체와의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구역에서는 그동안 26건의 소송이 제기됐다.

작년 5월에 선출된 강석원 용산역 전면3구역 조합장은 "조합장 직무정지 소송과 총회 무효소송 등 소송만 4건이 걸려있다"며 "고소 · 고발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산역 전면 2 · 3구역은 상가 세입자 보상(영업손실보상금)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등포뉴타운 1-4구역의 경우 2003년 뉴타운 지정 이후 7년 가까이 조합설립인가 상태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서부 이촌동 일대 재개발 구역에는 통합개발(용산철도정비창부지＋서부 이촌동)과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만든 비대위는 "지은 지 3~15년밖에 안 된 아파트까지 허물려한다"며 반발한다. 이들은 주민 50%의 동의만 받으면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한 '도시개발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도 냈다.

지방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산 감천2구역 주민들과 조합은 주민분담액 문제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대신1 · 괘법1 · 금곡1 · 명륜2구역 등에서도 조합설립무효 소송을 하거나 준비 중이다. 광주광역시 광천1구역에서는 2006년 4월에 구성된 추진위가 20여차례나 송사에 휘말려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건호/노경목/박종서/이호기/성선화 기자 leekh@hankyung.com

출처 : 동북아의허브-인천-

글쓴이 : 복돌이(박창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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