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업체의 혈투
최근 D부동산정보업체가 발표한 자료 한건이 일파만파의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지난주 D사는 강남권과 분당 등지의 주상복합 가격이 최근 최고 2억원가량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자료를 받아보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갸우뚱하게 하는 내용이었지요.
다행히 저희 신문은 이 자료를 받지 않았으나 일부 발빠른(?) 신문 또는 인터넷매체들은 이를 그대로 기사화했더군요.
문제의 발단은 바로 경쟁관계인 U정보업체에서 '오른긴 뭘 올라'라는 섹시한 제목의 반박 보도자료를 내면서부터 입니다.
U업체 정보분석팀장이 직접 해당 주상 복합 인근 중개업소에 확인을 한 후 D사의 자료가 시장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고 문제를 삼은 겁니다.
저 역시 강남권과 분당 일대 중개업소에 직접 확인을 해봤더니 '정말 오르긴 뭘 올랐냐'는반응이었습니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거래도 없고 호가를 낮춰도 거래가 없어 시세가 없는데 무슨소리냐"며 오히려 핀잔을 주기까지 했으며 분당의 한 중개업소에서는 일부 업자들이 호가 장난질 하고 있지만 지금 시장이 그런게 먹힐때가 아니라고 지적하기까지 했습니다.
다른 기자들도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 문제의 보도자료를 낸 D사의 정보왜곡의도를 의심했는데요.
D사의 답변이 참 가관이었습니다. 자료를 보낸 팀장은 "첫 출근이라 보내는 사람 명의가 본인일뿐 자료는 딴 직원들이 만들어놔서 잘 모르겠다"는 게 답변이었습니다.
어이없다 못해 허탈하기까지 하더군요.
D사는 얼마 전에는 네티즌 40%가 '내년 상반기에는 아파트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보도자료를 내서 또 한차례 논란을 빚은 전력이 있었거든요.
네티즌들이 상승할 것이라는 본 대 전제를 달아놨는데 현 주택시장을 묶고있는 두 가지 족쇄인 '주택거래신고제'와 '투기과열지구'지정이 해제된다면 이라는 가정하에서의 설문이었습니다.
그러고서는 자료에는 이 대전제를 맨 뒤쪽에 살짝 언급해놔서 황당케한 적이 있죠.
아니 세상에 투기과열지구와 주택거래신고제 해제하면 아파트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있나요?
이런 전력(?)에 이번 주상복합건까지 더해져 D사의 신뢰도는 큰 타격을 받고있습니다.
정부기관에서는 의도적인 정보왜곡가능성을 두고 조사까지 벌일 수 있다는 반응까지 보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러한 정보제공업체간 자료를 둘러싼 논란이 부동산시장이 잘 나가던 지난해까지는 통 볼 수 없었다는 것이죠.
부동산 시장 활황때 우후죽순처럼 생격난 정보제공업체들이 최근 분양시장 침체로 어려워지면서 상호간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오버해서 내는 자료가 많아지고있는 셈이죠.
일각에서는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의 난립과 정보왜곡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튼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저 역시 정보제공업체가 제공하는 자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가 됐습니다만.
독자 및 내집마련실수요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이전 처럼 인터넷을 통해 시세를 파악하고 투자시기를 결정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지요.
독자 여러분들도 정보제공업체의 자료나 이를 인용한 기사 특히 시세 관련해서는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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