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대폭락은 기우
손 재 영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GDP대비 주택대출 35%…PF도 4.4%불과
과민반응 말고 경기회복에 대비를
일본 주택시장의 대폭락을 예상하면서 내 집이 '미래 구속장치'이며 '평생 감옥'이라는 주장이 나온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쌓여가는 미분양 아파트와 거래부진 속에 건설업체의 유동성 악화 등이 겹치면서 유사한 전망들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어제 건설업체 지원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내놨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어붙은 심리를 풀어주는 일이다.
비관론은 대개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가격이 폭락할 수밖에 없고,가격이 하락하면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마련한 사람들이 파산위기에 빠지며,은행들도 대규모의 부실채권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요지이다. 향후 1년 정도의 기간을 놓고 보면 국제경제 여건,금융시장 경색,이자율 상승,실물경제 침체 등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금융과 실물분야의 악화로 인해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현상과 이유 없이 올랐던 가격이 이유 없이 폭락하는 '거품 붕괴'는 다르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거품이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여럿이다. 무엇보다도 부동산과 같은 고가의 자산에 거품이 생기고 자라기 위해서는 금융부문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1980년대 말 일본의 경우 부동산 가격의 100%를 넘는 대출까지 나갔고,부동산 가격하락이 금융시스템 전체를 망가뜨렸다. 최근의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도 대출의 건전성 기준을 무시하고 아무에게나 돈을 빌려 준 데 근본 원인을 둔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이후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높았지만,워낙 주택대출의 베이스 수치가 낮은데서 출발한 때문이지 대출 총액이 과다했기 때문이 아니다. GDP 대비 주택대출의 비율을 보면 미국이 71%,유럽 여러 나라들이 50% 내외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35% 정도이다. 또 정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주택대출 채권의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설사 주택가격에 거품이 있고 또 가격이 크게 하락하더라도 위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적다. 2007년 말 현재의 LTV 평균이 37%인데,이는 주택가격이 반토막 나더라도 금융회사가 대출을 회수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과도한 욕심을 부렸던 개인이나 금융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이는 시장의 규율일 뿐 전체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미분양 아파트가 금융위기를 가져올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총 대출잔액의 4.4%에 불과하다. 저축은행은 이 비율이 24.1%에 달하고 연체율도 14.3%로 높아 정부차원의 대책이 불가피해 보이지만,그 심각성이 감당하기 힘든 정도는 아니다. 이런 까닭에 부동산시장에 대해 과민반응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실제 시장의 움직임도 아직 지켜보자는 쪽이지 패닉이 몰아닥치는 상황이 아니다.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는 시점에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을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2000∼2003년간 수도권 및 서울의 연평균 주택건설은 각각 31만7000가구,12만3000가구였지만,그 후 4년간은 연평균 수도권 22만가구,서울 5만3000가구에 그쳤다. 강남은 내년까지 약 2만5000가구의 재건축 입주물량이 있지만,뉴타운 사업이 본격화될 강북에서는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 주택이 부족하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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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측면만 수집해 모자이크하면 암울한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균형된 시각에서 본다면 적어도 90년대 말의 경제위기보다 더 나쁜 상황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당시에도 1999년 하반기까지 약 1년 반 정도만 가격이 하락했고,2001년부터는 본격적인 가격상승이 시작됐던 것이 기억난다.
입력: 2008-10-21 17:24 / 수정: 2008-10-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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