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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잘난 놈, 좋은 놈보다 싼 놈이 뜨는 세상

복돌이-박 창 훈 2008. 9. 23. 00:13

잘난 놈, 좋은 놈보다 싼 놈이 뜨는 세상

주택시장은 값이 싼곳으로 흐르고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의 부동산은 걱정의 눈빛이 보이고, 지방도시의 부동산은 한숨소리가 들리고 내 고향 농촌의 부동산은 관심 반, 무관심 반으로 그저 그렇게 흘러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모두들 살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말은 안 해도 추석선물보따리가 예전보다 얇아진 것을 보면 그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는 금방 감이 잡히는군요. 금년은 다행히 풍년이라고 하니 한시름 놓이기는 합니다만, 도시로 간 자식들 걱정에 허리 굽은 노 부모님들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이기만 하니 웬일일까요.

도시에서는 1년 전에 가본 길을 가려면 그 변함이 무상하여 다시 찾아가기가 힘들도록 변하는데 아직도 내 고향 농촌은 예전 그 모습이 그대로이군요. 다만 어렸을 때 뛰놀던 감자 바위는 키가 더 작아졌고. 아랫도리 홀딱 벗고 송사리 잡던 어린이들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습니다.

사장나무(정자나무) 그늘에서 들독을 들어 올리며 힘자랑하셨던 옛 어르신들은 모두 북망산천으로 가셨고, 텅 빈 마을에는 안면이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하는 서먹한 얼굴들만 가끔 스쳐가기도 하는데, 모른 체 그냥 가는 사람도 있지만 반가워 펄쩍 뛰는 사람도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총각시절 혼자 좋아한 나머지 늘 이웃동네 옥순이 집 부근을 맴돌며 가끔 얼굴도 훔쳐보고 우연히 만난 것처럼 자작극을 벌렸으나 끝내 이별의 술잔을 마셨던 옥순이 집도 깨어진 스레트로 지붕만 바뀌었을 뿐, 마당에 잡초가 무성할 걸 보니 오래토록 빈집으로 남아 있음이 역력하네요.

모진 세월의 줄타기 속에 10년이 가고 20년이 가고, 또 30년이 흘러 버렸으나 모두 허락 없이 가 버렸습니다. 시냇물에서 멱 감던 어린시절 물위에 돌을 던지며 물수제비를 뜨던 옛 시절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은 그지없지만 그러나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으니 세월이 원망스럽고 자신이 안타깝기만 할 뿐이로군요.

 잘난 놈만 있는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시장

낮이면 매미소리에 귀가 찢어지고 밤이면 개구리 소리에 늘 선잠을 깨우는 내 고향 부동산은 잘난 놈도 없고 못난 놈도 없건만, 서울과 수도권은 그렇지 않습니다. 서있는 자리가 좋은 부동산은 잘난 부동산이 돼 버렸음은 이미 오래 된 일입니다.

그러나 크거나 작거나 잘난 놈들도 들어가고 나오는 문이 좁아서 거래가 막혀 버렸습니다. 근본적으로 수요체계가 무너져 버렸다고 봐야 하겠네요. “광에서 인심이 난다”고 했던가요. 문제는 호주머니에 돈이 없다는 겁니다.

호주머니에 돈이 없으므로 집을 사야 할 형편이 안 된다고 봐야 하겠지요. 부동산 규제완화니 세제개편이라는 단어는 정부당국이나 국회의원들의 신선놀음일 뿐, 배고픈 서민들에게는 그보다 우선 돈이 돌아가게 해달라는 목 메임이 더 급한 일이라고 볼 것입니다.

모두들 빈 털털이가 된 마당에 약발 없는 경제대책들은 무늬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므로 빨리 서민들의 밥솥에 불을 땔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도 되겠습니다. 한쪽에서 하자고 하면 한쪽에서 싫다고 물고 늘어질 일도 결코 아니라고 봐야 하지 않을는지요.

지금 잘난 놈들은 개점휴업입니다. 잘난 놈 중에서도 작은 놈들은 가끔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돈이란 놈들이 씨가 말라 거래실적은 별로 시원치 않습니다. 현재 실정으로는 가격이 반토만이 난다고 해도 거래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리라 봅니다. 또 반 토막 나는 거래에 수요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그런 와중에 대출이자란 놈은 칼을 양손에 들고 설쳐 대고 있습니다. 이자와 물가의 상관관계를 늘 논하곤 하는데 집 없는 사람은 대출을 못 받아서 불평이고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은 이자가 높다고 야단이니 양손에 칼을 든 무당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일이로군요.

좋은 놈만 있는 지방도시 부동산시장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지방도시에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비교하신 분들께서는 바로 느끼셨을 겁니다. 지방도시의 아파트는 평면부터 여유가 있습니다. 땅이 넓어서 그런지 건폐율이나 용적률도 훨씬 더 좋습니다.

서울이나 수도권의 아파트를 닭장으로 비유한다면 지방도시의 아파트는 마구간으로 봐도 될 겁니다. 인테리어 등 내장재 품질 면에서도 결코 뒤지는 일이 없더군요. 고로 좋은 놈은 지방도시에 모여 있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그 좋은 놈들도 역시 개점휴업상태입니다. 총각이나 처녀나 혼자 잘 생기면 뭐 합니까. 임자가 없는데- 혼자 뽐내고 있어봤자 도루묵이고 찾아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산직이 집에 거문고나 다름이 없게 된 것입니다.

좋은 놈들 좀 팔리게 해 달라고 사정하니까 2년 거주요건 운운하기도 하고, 주공에서 짝 없는 좋은 놈들 모조리 사다가 임대아파트로 사용하겠다고 하자 기존 수분양자들은 날 잡아 먹어라, 하면서 대들고 있으니 앞으로 이런 일도 뜨거운 감자가 되리라 봅니다.

불 꺼진 항구에는 갈매기도 날아들지 않습니다. 아마 생선쪼가리가 없기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서 외면하지 않나 생각되는군요. 좋은 놈만 모여 있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촌도 불이 꺼져 있기 때문에 사람은 고사하고 갈매기도 날아들지 않나 봅니다.

좋은 놈이 미분양으로 남게 되면 그 주인은 애가 타게 됩니다. 필자의 집에도 좋은 놈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데 금년에도 임자를 만나기는 어려울 듯싶어 오늘 아침에도 방이나 빼 달라고 오히려 사정을 하였네요.

싼 놈이 뜨는 세상

못 생기고 작아도 싼 놈을 선호하는 추세가 상당기간 이어지리라 봅니다. 잘난 놈이나 좋은 놈을 고르려면 조건이 맞지 않거나, 돈이 없게나 여건이 맞지 않게 되자 좀 작고 못 생겼더라도 싼 놈을 찾는 세상이 돼 버렸습니다.

그런 이유는 우선 돈이 귀하기 때문이라고 봐야지요. 집은 마련해야 되겠으나 돈은 없고, 치솟는 인프레를 감안하면 집값 상승의 불안요소도 잠재해 있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일단 작고 못생겼더라도 사놓고 보자는 심리가 많은 작용을 일으킨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집값이 계속 하향안정세로 돌아서자 이미 분양을 마친 건설현장들이 죽을 지경입니다. 수분양자들이 들고 일어나서 보통 기존 분양가에서 30%정도를 깎아줘야 잔금을 내거나 입주를 하겠으며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이유, 저런 이유를 들어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맛 서고 있는 것입니다.

고양, 판교, 동천, 수지, 용인남부, 대구, 부산 등 여러 아파트 건설 현장의 수분양자들의 동호회에서 이미 결성식을 마친 후 시행. 시공사와 정면 대결을 하고 있음도 싼 놈을 사겠다는 의향이 담겨있고 요즘 경제 체제하에서는 잘난 놈이나 좋은 놈 보다는 싼 놈을 달라는 아우성으로 이해가 되는군요.

입주 때 시세는 부동산 경기가 말해 준다고 봐야 하거든요. 입주 1-2년 남겨놓은 아파트들은 한 때 고가분양도 마다않고 분양을 받았으나 도저히 타산이 맞지 않음을 감지하고 과감히 계약해제를 요구하는 수분양자들도 많이 있음이 눈에 들어오곤 합니다.

그러나 계약해제는 법적인 문제인지라 수분양자들은 고분양가에 대하여 감사원 감사청구를 하거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분양가 할인 조정신청을 하거나 시행. 시공사의 부실공사를 이유로 분양가 할인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두가 돈 때문이라고 봐야지요. 못난 사람을 잘 나게 하고 잘난 사람을 더 잘나게 하는 돈,

계약금도 5-10%가 아닌 500만원이나 1천만 원의 정액제로 납부하는 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던가요. 시행. 시공사만 튼튼하면 500만 원이나 1천만 원만 지불해 놓으면 2년 쯤 후 한꺼번에 중도금과 잔금 내고 입주하는 아파트 분양 현장들이 늘어가고 있음도 싼 놈을 잡으려는 추세에 돌입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결국 현재의 전국 부동산 시장은 싼 놈을 잡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잘난 놈과 좋은 놈은 잠시 휴가를 보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주위에도 싼 놈이 말없이 다소곳이 엎으려 있을 겁니다. 그 놈을 잡으세요. 값이 싼 놈을,

출처 : 부동산-중개장터
글쓴이 : 장터지기(박창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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