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로 부동산 투자 시대는 끝났다.' '버블이 꺼지고 폭탄 돌리기도 끝이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이 자주하는 이야기입니다. 출산율 저하, 고령자 증가 등 인구 감소라는 변수가 부동산 시장을 초토화 할 것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수용하기 힘듭니다. '인구'라는 변수는 고려해야 할 변수 중에 하나이지만 인구 변수 하나로 부동산 시장을 단정 짓기엔 다른 변수들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에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10년 후의 인구 감소는 분명 부동산 시장에서 체크해야 할 중요한 변수인 것만은 확실하지만, 이 변수가 10년 후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는 주요 지표일 수는 없습니다. 인구라는 변수가 부동산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좌지우지 할 수는 없습니다. 경제현상이나 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인구 말고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이론을 부동산이라는 상품에 접목 시킨 것이 '부동산 경제'입니다. 부동산은 고유의 특성이 있어 일반 경제이론의 '수요와 공급'과 따로 갈 수도 있고 같이 갈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경제학이란 선택의 학문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가지고 있는 돈은 한정되어 있고 채워야 할 욕망은 크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이 중요한데, 이 '선택'을 돕는 이론이 경제이론입니다.
돈 자체를 땔감으로 쓸 경우 신문용지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돈이 교환(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돈만 무한정으로 있으면 거의 모든 욕망을 다 채울 수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기업은 상품을 만들고 개인은 자신의 능력을 팔기 위해 직장에 나가 용역(서비스)을 제공합니다. 생산, 구매, 판매, 소비를 하면서 어떤 것을 얼마큼 선택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수백 년 동안 정리한 이론이 경제 이론입니다. 우리는 이런 경제 이론을 부동산에 접목시키면서 경제 이론의 기초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측면을 살펴봅시다. '인구 감소'는 부동산 수요 감소의 하나의 변수입니다. 인구 감소는 상대적으로 절대량(부증성)이 정해진 토지의 공급증가를 의미한다는 것이 그들 전문가의 이론입니다. FTA 등 농업개방, 고령화로 인한 지방 토지의 공급증가 등을 예견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요 공급 이론에는 경제학에서 일관되게 강조해 온 하나의 대전제가 있습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이 그것입니다. 그 '다른 조건'이라는 변수는 많이 있습니다. 더구나 국제화 시대이며 지구촌 시대인 오늘의 현실에서 그 '다른 조건'의 변수는 예상 밖의 사안인 경우가 많습니다. 석유나 곡물같이 국제적인 투기세력의 존재와 역할이 그것입니다. IMF 당시 한국의 이자율은 39%까지 올라갔습니다. 동남아와 한국이 국제자본의 먹이감 이었던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일입니다. 이제 세계경제의 호,불황이 인구감소보다 더 큰 변수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도 정치권의 부동산 정책변수가 시장을 좌우합니다. 이런 여러 요소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인구변수 하나로 쉽게 '투자시대의 종언' 말하는 것은 부동산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을 간과한 경솔한 판단일 것입니다.
부동산은 비생산성, 불변성, 비이동성, 비대체성이란 자연적 특성과 용도의 다양성, 지역성, 공공성 등 인문적 특성에다 은밀성이라는 사회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추가 생산이 어렵거나 불가능하고, 이동이 안 되고 바꿔 쓰기 곤란하고,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픈 은밀성의 특성이 있습니다.
부동산 경제에서 수요공급은 일반 경제이론처럼 탄력적이지 못해 반대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동산은 가격이 높아도 살려고 하는 사람이 많으면 공급의 한계로 가격이 오르고, 가격이 하락하면 더 떨어질 때를 기다리는 관망자가 많아 수요가 더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일반 공산품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많아집니다. 또 생산의 3요소이며 주거나 생활공간인 토지에는 일본의 버블붕괴를 부른 토지신화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토지 신화가 아직은 유효합니다. 강남불패도 시차를 두고 있긴 하지만 견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구 감소로 지방의 토지는 더 이상 투자의 대상이 아니며, 지방 토지에 대한 투자는 10년 후를 내다 볼 줄 모르는 바보짓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방 토지도 자연적, 인문적, 사회적인 특성이 있어 꼭 필요한 용도가 있습니다.
경제전문가는 '인구 감소'라는 변수보다 국민경제 전반의 흐름을 더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자기 재산을 유지 보존하기 위해 머리를 쓰듯 선진국도 자국민 보호와 자국의 경제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인구라는 외생변수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정부도 학자도 전문가도 기업도 가계도 예측하고 있습니다. 예측은 처방을 낳습니다. 정부는 10년 후 지방 토지가 초토화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입니다. 폭탄은 화약만 남고 탄두는 제거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특징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은 토지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이제 하나의 변수에 너무 매달리지 맙시다. 왕 초보나 전문가나 오늘부터 일반 경제 이론에 기초해 부동산 시장을 보는 유연성을 키웁시다. 그러기 위해 수요공급의 외생변수와 수요공급에 영향을 주는 '다른 조건'들에 대해서 유심히 살펴보고 해당지역 부동산에 대해 적용해 봅시다. 정부의 규제 완화정책, 국제수지 등과 대운하, 경제자유구역, 신도시, 기업도시 등 현재 나와 있는 변수에 대해서 공부해야 하며, 또한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인문 사회적 요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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