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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길라잡이]불확실한 시장에서는 숲보다 나무를 봐라

복돌이-박 창 훈 2008. 6. 20. 00:14

투자자들의 복잡다단한 기대심리가 부동산시장에 여지없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투자 여부와 시기를 저울질하며 실제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지만 투자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불확실한 부동산시장에서 투자를 하는데 있어 숲(경기 등 시장상황)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나무(투자대상)에 집중해서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지난주 산행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나무보다는 숲을 고집하다 실패한 케이스입니다.

토요일 지인들과 기차를 타고 양평 중원산(800m)에 갔습니다. 2007년에 한번 다녀온 곳이라 편한 마음으로 용문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중원리 들머리에서 오전 9시 40분부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등산로 초입에 정상으로 바로 가는 급경사 코스(정상까지 2.7km)가 있지만 지난해 힘들었던 기억이 나 경사가 완만한 곳으로 우회해서 가기로 했습니다.

정상 위치를 알고 있기에 산(숲)을 먼발치로 보면서 산행을 계속했습니다. 급경사 코스를 지나 계곡을 따라 폭포를 구경하며 산행을 했지만 좀처럼 중원산으로 가는 완경사 코스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산행한지 2시간이 넘어 중원산 정상으로 가는 코스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등산로가 희미한데다 급경사가 이어져 당황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산행한지 4시간이 넘어 겨우 정상에 도착했고 산행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돌고 돌아 무려 9.9km를 산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과적으로 우회 등산로는 된비알 등 암벽이 너무 많고 의미없는 우회로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산행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 총 14km를 걷고 6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이번 산행을 통해 산(숲)을 보며 방향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 거리와 표고차, 상태(흙길 암벽 낭떠러지 등) 등 ‘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얻었습니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시장 상황이 어려울수록, 불확실할수록 숲보다는 ‘나무’에 집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합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비롯된 글로벌 신용 경색과 곡물 및 유가 급등에 따라 국내외 경기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언제 그렇듯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세계 경기의 경우 2008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장기 낙관론과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다 2010년 이후에 다시 침체된다는 단기 낙관론, 경기 침체가 계속되다 2010년 이후에나 회복이 가능하다는 단기 비관론, 마지막으로 2010년 이후에나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장기 비관론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남 하락세와 강북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거래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당초 기대와 달리 이명박정부의 규제완화 속도도 더뎌 시장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하면서 정중동(靜中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우량주를 샀다면 시장의 북소리를 무시하라”는 피터 린치의 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와서 우리들은 이같은 북소리효과에 지치게 싸워야만 하게 되었다. 각별히 불길한 메시지가 거듭 반복되어 지는 바, 그것으로부터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략>

좀 더 근래에 와서 우리는 유가상승이나 유가하락이 끔찍한 일이며, 달러화 약세나 강세가 나쁜 조짐이고, 통화 공급 팽창이나 통화 공급 축소도 둘 다 마찬가지로 경계신호인 것으로 경고를 받아왔다. 통화 공급 수치에 대한 강박증세 대신 재정 및 무역적자에 대한 강한 두려움이 새로운 북소리로 등장했고, 수천 명의 투자자들은 이로 인해 그들의 종목을 팔아 치우게 되었을 것이다.”

불확실한 시장에서 시장의 북소리로 인해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할 유혹을 느낀다면 시장에 휘둘리지 말고 한 발짝 물러나 애초에 보유 부동산에 투자한 이유를 차분하게 검토해볼 것을 권합니다.

또 매수할까 말까 고민중인 투자자라면 신용경색 여파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도 흔들리지 않을 ‘나무’(린치가 말하는 우량주)를 고르는데 집중할 것을 조언합니다. 다시 말해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거나 정체될 수 있겠지만 장기간 보유할 경우 상승세를 유지할 우량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내재가치가 뛰어나지만 시장의 북소리에 굴복해 나오는 급매물이나, 미분양 해소책이나 종합부동산세 등 규제완화정책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을 부동산을 매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이렇게 반문하는 부자노트 독자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나무가 튼실하더라도 숲에 불이 나고 전염병이 돈다면 결국 튼실한 나무도 병들거나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다음과 답변하겠습니다. 숲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되 불확실한 시장에서는 숲보다는 나무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이거나 또는 부정적인 기대심리에 따라 추격매수 또는 추격매도를 할 것인가요? 아니면 시장의 북소리를 무시하고 가치투자를 할 것인가요? 결국 부자노트 독자 여러분이 스스로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올 여름 진짜 팔아야 할 부동산과 매도타이밍을, 진짜 사야 할 부동산 및 매수타이밍을 검토하면서 ‘숲’이 아닌 ‘나무’인 급매물과 미분양 아파트 소진 속도에 주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