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톱니바퀴 정책 순환론, "디자인 코리아 프로젝트"와 순환 이유
이명박 당선인의 경제정책 특징으로 톱니바퀴 정책을 든다. 투자 확대→일자리 확충→소비 확대→경기 회복→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두고 나온 말이다. 이것을 이명박 정권의 부동산정책과 관련된 공약사항과 관련 지어 풀면 이렇게 된다.
공급 확대→가격 안정→공급 감소→가격 상승압력→추가 공급 순이다. 시장 친화적이다. 가격에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오히려 공급확대를 통해 리드하겠다는 쪽이다.
이게 아이디어다. 지속적인 공급 확대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공급 원칙 또한 확실하다. 매년 50만호 수준의 신규주택을 공급하되 80m² 이하 국민주택은 복지차원에서 정부가 책임지고 공급하고 그 이상규모의 주택은 시장 기능에 맡긴다는 것이다.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무조건 신도시를 만들기보다는 기존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금부담으로 거래를 동결하기보다는 거래 활성화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여기 까지다. 방향은 섰다. 아직 각론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각론을 서둘러 구체화할 필요도 없는 상태에서 장황한 시나리오가 언론을 통해 설왕설래 하고 있다. 최근 지분형 아파트가 언급되고 있지만 "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금액보다 저렴한 값으로 주택을 소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면 된다. 보완이 필요한 내용이니 방법론은 대통령 취임 후 발표해도 늦지 않다. 오히려 서두른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최근 느닷없이 정치가 디자인을 이야기 하고 있다. 도시와 건물에 공공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명박 당선인의 "디자인드 인 코리아(Designed in Korea), 멋진 한국" 공약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라고 하는데, 왜? 도시인가? 왜 공공디자인 인가?
도시 디자인이 경쟁력 있는 국가의 밑천, 불가피한 선택과 올바른 방향
이명박 당선인의 최근 행보는 일견 파격으로 비쳐지고 있다. 문제였던 전봇대도 불과 며칠 만에 뽑히는 판이다. 그러나 뽑혀야 할 것이 너무 오랜 시간 동안 행정이라는 이유로 묵인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관행도 바꾸고 안 된다고 하는 오랜 관성도, 오랜 생각도 바꿔야 한다. 그때 비로소 강한 "바이 코리아(Buy Korea)"로서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거기에 도시가 있다. 우리의 올바른 생각을 담는 그릇이 바로 도시이고, 도시를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뀐다. 터전이 바뀌는 것을 의미하고 도시 디자인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터전을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 시장 규모(2005년 기준)는 약 7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86%, 서울이 "세계디자인수도"가 되는 2010년의 시장규모는 15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노쇠한 도시"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영국의 혁신사례인 1993년 "밀레니엄 위원회"를 통해 배울 점이 있다. 영국 정부는 초기 자금 20억 파운드(약 3조 8억원)를 마련한 뒤 세계적인 건축가들을 앞세워 "밀레니엄 브리지", "런던 아이" 등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시설물들은 고색창연만한 "노쇠한 런던"을 디자인 도시로 바꿔 놓았다. 74개 공공건축시설물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인 구마모토현의 "아트 폴리스(Art Polis)"프로젝트 또한 참고할 만하다. 환경파괴로 어종이 고갈되면서 죽기 시작한 작디작은 어촌도시 "우시부카시(市)"가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하이야대교"를 통해 매년 6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것을 마냥 부러워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디자인이 경쟁력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미테랑 그랜드 프로젝트는 혁명 200주년을 맞은 1989년 문화강국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미테랑 대통령 재임 시 추진한 대형 국가프로젝트로서, 신 개선문(라데팡스 "그랜드 아치"), 오르세미술관, 신 루브르박물관, 라빌레뜨공원 등을 건설해 구 도심의 슬럼화를 방지했다. 또 역사적 건축물의 리노베이션을 통해 건축·도시문화를 부흥시켰다. 2000년 독일 연방정부의 건축문화운동(Architecture and Building Culture Initiative) 또한 마찬가지 프로젝트다.
신도시, 혁신도시, 한반도 대운하, 새만금 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의 경우 우선적으로 디자인 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시범적인 사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도시가 바로 터전인 셈이다. 도시가 그 모든 것의 원천인 셈이다. 하물며 우리가 사는 집은 도시 에 건설된다. 주택의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같다.
용적률을 올리는 것은 자칫 주택의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착각될 수 있다. 그것은 가격이 아니라 "삶의 질(Q.O.L. ; Quality Of Life)"을 올리는 전제다. 만약 개발이익이 있다면 원천적으로 환수된다. "삶의 질"은 앞으로 국가의 경쟁력이다. 두바이가 그렇다. 세계의 이름난 도시들이 그렇다. 도시를 살찌우면 그 안의 시민생활이 윤택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 이유로 이명박 정부의 톱니바퀴 원칙은 도시의 경쟁력 강화와 무관하지 않으며 오히려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012년이면 여하튼 우리는 행정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수개의 특별한 목적을 갖는 새로운 도시를 보게 된다. 그때, 우리의 세계 경쟁력이 우리의 도시로부터 나올 수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은 이제 이명박 정부의 몫으로 남게 됐다. 불과 4년 남았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jysuh@ysu.ac.kr>
출처 :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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