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누적적 증가가 자주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시장참여자들은 규제책이 발표되면 규제를 뛰어넘으며 신속대응합니다.
7.10대책 이전까지 수많은 규제책에도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이 계속됐습니다. 집값 안정에 실패한 정부는 이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또 다른 규제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가 물러나는 2022년 5월까지 30여 차례 이상 부동산 대책이 나올 기세입니다. 참여정부도 규제책을 퇴임까지 30여 차례 발표했습니다.
규제의 누적적 증가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전세금이 폭등하자 새로 들어온 전세입자에게도 종전 세입자의 전셋값에서 5% 이하만 올릴 수 있도록 임대차2법을 소급적용하겠다고 합니다. 또 월세가 늘어나자 전월세전환율을 4%에서 2%대로 낮춘다고 합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로또분양 과열분양이 예상되자 2021년 2월부터 당첨자에게 실거주의무 기간 5년을 추가했습니다.
“진정 가격안정을 목표로 한다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와 공급의 자연스러운 조정을 통해 달성될 수 있도록 시장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도입함이 바람직함.
― 단기적 수요억제 정책을 통해 거래를 동결시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래를 대폭적으로 활성화시켜 자연스럽게 가격왜곡현상을 제거함이 바람직함.
― 요컨대 중요한 것은 거래억제를 통한 가격통제가 아닌, 거래 활성화를 통한 자연스런 가격안정인 것임.”
지난 2004년 12월 한국개발연구원의 종부세 도입에 대한 정책제언 보고서입니다. 제가 거듭 주장하는 내용과 비슷합니다. 왜 이렇게 하지 못할까요? 그렇게 해봤자 이번 정부에선 집값이 안정될 수 없기 때문인가요?
8월 12일부터 취득세부터 보유세, 양도세까지 징벌적 과세가 모두 시행됐습니다. 사지도 말라? 보유하지도 말라!!! 팔지도 말라!!!는 정책이 본격적으로 가동됐습니다. 정말 거래억제를 통해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믿는 건가요?
2018년 9.13대책 이후 2019년 5월 이후 폭등, 2019년 12.16대책 이후 2020년 6월 이후 폭등을 지켜보고서도 이 모든 게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때문이라 강변할 것인가요?
이번 주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선 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를 발표한 2018년 12.19대책에 이은 두 번째 공급확대책인 8.4대책 이후 실수요자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정리했습니다.
7.10대책으로 부동산 증세 3종 세트로 인해 다주택자의 추가 아파트 매수는 취득세 중과로 힘들어졌습니다. 다주택자는 처분하더라도 양도세 중과와 취득세 중과를 감수할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택시장은 실수요자의 움직임이 더욱더 중요해졌습니다.
지금 당정이 강행하는 부동산 대책을 보면 8.4대책 이후에도 집값 전셋값 상승폭이 커지면 정부가 전셋값을 통제하는 표준임대료가 머지않아 시행될 것입니다. 또 2주택자 전세금에 대한 임대소득 과세가 유력합니다.
투기과열지구 시가 12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도 머지 않았다고 봅니다. 문재인정부가 생각하는 서민은 청약대기중인 3040대 무주택자와 시가 6억원 이하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이번 8.4대책에 대해 3040대 무주택자의 대응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정부는 패닉바잉하고 있는 3040대를 타깃으로 8.4대책을 발표했습니다. 8.4대책은 서울 도심에 지분적립형 또는 30년 장기임대, 역세권 청년주택을 많이 지을 테니 가점이 낮거나 자금이 부족해도 집을 사지 말라는 시그널입니다.
서울권 유휴부지에 3040대 무주택 세대주를 위해 생애최초, 신혼부부 특공 등 100% 추첨제로 지분적립형 또는 30년 장기임대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또 공공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지분적립형 주택 또는 30년 장기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그럼 언제 분양할까요? 지금 정부 기세로 보면 분양은 2021년 봄에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2024년부터 입주가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유휴지 공급확대책은 태생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분양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지분적립형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내집마련에 성공한 것인가요?
입주하고 집에 온 지인에게 “이 이파트는 내 지분이 25%야?”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진짜 내집이 되는데 입주하고도 20년이 걸립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100% 내집이 될 때까지 20년간 다른 주택을 구입하면 안 됩니다.
팔고 싶어도 입주후 8년 이상 지나야 합니다. 이는 서울시안이고 정부안은 전매제한 20년입니다. 또 아이를 낳아, 또 직장 등 문제로 팔고 이사를 가려고 해도 전매 해제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초소형(전용면적 45타입) 또는 소형(59, 74타입)에 계속 거주해야 합니다.
전매제한 해제후 처분시 지분비율에 따라 수익을 나눠가질 수 있다고 하지만 지분율이 50% 안팎에 불과해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매물로 내놓다고 하더라도 이런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무주택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지분적립형은 분양전환되는 10년 공공임대보다도 분양받을 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럼 3040대 무주택자는 8.4대책을 믿고, 지분적립형 주택을 선호해 무주택자로 전월세를 살까요?
8.4대책 이후 8월 17일까지 계속될 여름휴가철임에도 서울권 매수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물가뭄이 심각한 상황에서 성수기가 오면 전세재계약을 앞둔 3040대 무주택자가 매매수요로 전환할 것입니다.
8.4대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지금 당장 주거여건이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임대차2법 때문입니다. +2년을 최대 5%만 올려주고 계속 전세로 살수 있다는 것보다는 2년 뒤 폭등할 전셋값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송파헬리오시티의 경우 지금 집주인이 거주하다 내놓은 전셋집은 84타입 전셋값이 12억원을 호가합니다. 입주 초기 6억~7억원 안팎 보다 무려 2배 가까이 오른 가격입니다. 매매가는 실거래가 2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역시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 아르테온이나 래미안명일역솔베뉴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전세입자를 들이는 경우 매도호가가 10억원입니다. 입주 초기 5억원대에서 2배가 오른 것입니다. 매매가는 실거래가 16억원을 돌파하고 17억원을 향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임대차2법이 시행된 7월 31일 이후 전세계약을 맺었더라도 +2가 100% 보장되지 않습니다. 집주인 직계존비속이 실거주하거나 2년 만기에 맞춰 집주인이 실거주할 매수자에게 팔 경우 2년만 살고 나와야 합니다. 집주인의 선택에 따라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소멸되는 것입니다.
임대차2법에도, 8.4대책에도 3040대 무주택자는 정부가 바라는 대로 집을 사지 않고 3기 신도시나 서울권 유휴부지를 기다리지 않고 있습니다. 패닉바잉은 8월 둘째주 휴가철에도 진행중입니다.
이어 8.4대책 이후 압구정 등 초고가시장에서 실수요자의 대응입니다. 공공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실수요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민간 고밀 재건축 활성화(용적률을 최대 300%에서 최대 400~500%로 늘리고 늘어난 용적률의 50%만큼 임대아파트를 짓는 것)를 추진하다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압구정은 8월 둘째주에도 50평형대 이상 대형이 신고가 행진입니다. 갈아타는 실수요자가 실거주및 장기거주(조합원 분양자격을 위해 2년 이상 실거주및 거주기간 1년에 4%씩 장특공제를 위해)를 위해 대평 평형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어 30평형대도 매수세가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안전진진단을 통과하고 추진위 승인을 받은 강남권 투기과열지구 재건축단지는 완연한 상승세입니다. 6.17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조합원 분양자격, 2년 실거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선 연내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사업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압구정 한양, 구현대, 미성을 비롯해 신반포2차, 개포주공 5, 6, 7단지, 여의도 삼부, 한양(신탁 방식으로 사업시행자 지정), 송파한양2차, 과천주공10단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번 칼럼 요약이자 결론입니다. 정부는 8.4대책 이후 집값 안정에 자신하고 있지만 시장참여자들은 대책에 순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반면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조합설립인가 전후 재건축단지가 상승세입니다.
또 서울시가 최우선적으로 추진중인 공공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정비해제구역 역세권 대단지가 최대 수혜지가 될 것입니다. 서울시는 최우선 후보지 49곳중 일부를 12월까지 사업시행자 및 정비구역을 지정할 계획입니다.
유휴부지 등에서 공급될 지분적립형 주택은 3040대 무주택자가 선호하지 않습니다. 내집마련을 주저하는 하락장에선 유효한 상품이 될 수 있지만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상승장에선 환금성과 시세차익이 낮아 선호도가 낮습니다.
8.4대책이후 8월 둘째주에도 저가(시가 6억원 이하), 중저가(12억원 이하)는 물론 고가(15억원 이하) 및 초고가(15억원 초과) 시장 모두 실수요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무주택자가 1주택자가 되고 1주택자가 중대형 또는 상위지역으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그건 무주택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아파트(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 지분적립형 임대후분양주택? 30년 장기임대주택? 공공분양? 신혼희망타운? 역세권 청년주택?)가 공급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공급확대책보단 지금 눈앞에 보이는 유통물량과 실거래가를 더 신뢰하고 있기때문입니다. 또 무주택자가 9월 이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물량이 급감해지자 초조하기 때문입니다.
8월 하순 이후 주택시장 성수기가 다가올수록 거래량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럼 매매가 상승폭이 커질 것입니다. 매매가 상승폭이 커지면 25차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입니다. 실수요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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