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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의 군계일학…더 뜨거워지는 `세종불패`

복돌이-박 창 훈 2018. 3. 26. 05:31

지방 부동산의 군계일학…더 뜨거워지는 `세종불패`

 

 

KTX 오송역에서 25분간 버스를 타고 도착한 세종특별자치시 나성동 간선급행버스(BRT) 정거장. 세종시의 지리적 중심 지역인 이곳은 유모차를 끌고 아이들과 산책하거나 마트로 장보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금강 남쪽에는 개발을 진행 중인 3생활권에서 고층 아파트와 상업 시설이 하늘을 향해 뻗어가고 있다.

BRT 나성동 정거장에서 인근 상가로 눈을 돌리니 1층은 대부분 공인중개사무소가 들어서 있다. 부동산 창문에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 프리미엄(웃돈)을 적어놓은 매물 안내판이 붙어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세종시 개업 공인중개사는 872명. 인구 30만명인 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보다 1인당 부동산 수가 많다. H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그만큼 세종 주택 시장이 호황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공인중개사들은 입주를 마친 단지 상가들에서 분양을 앞둔 지역으로 옮겨 다니며 거래를 소화한다. 실제로 입주를 시작한 단지 상가 곳곳에서 부동산이 떠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에 빠졌지만 세종시는 여전히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세종시 주택 가격은 지난해 연간 4.29% 올랐다. 이는 서울 주택 가격의 연간 상승률(3.64%)보다 높은 수치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에도 세종시 집값 상승세는 뚜렷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평균 1041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달(877만원) 대비 18.7%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0.2%, 전국은 7.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세종시는 대규모 아파트 공급에도 풍부한 수요 때문에 2016년 5월 이후 미분양 '제로(0)'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대전·청주 등 인근 도시에서도 이사를 오면서 입주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세종시는 충청권에서 서울의 강남 같은 지역"이라며 "주변 대비 뛰어난 학군과 생활 인프라스트럭처 때문에 기회가 되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시세 대비 저렴한 세종시의 새 아파트 가격도 인기의 비결이다.

세종시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3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세종시가 출범한 2012년 세종시민은 11만5388명이었다. 그러나 6년도 채 되지 않아 2배 이상 증가해 현재(3월 기준) 29만3836명이 거주 중이다. 세종시청은 2030년까지 세종시를 인구 80만명의 대도시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인 호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중앙 부처 이전으로 인프라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특히 아직 세종시의 절반 정도만 개발이 완료됐고, 남아 있는 용지에는 기업·대학 등 유치를 위한 개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정부 부처 추가 이전과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선정도 세종시 '불패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예정) 착공과 지난해까지 총 76개 학교 개교 등 교육 환경 개선도 호재다. 첫마을에 거주 중인 A씨는 "특히 이번 정부가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 등 지역 발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기대감이 지역 내에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가와 생활 인프라 강화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세종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김씨는 "다른 지역은 역세권 주변으로 상권이 활성화돼 있는데, 세종은 오히려 BRT 정거장 주변에 빈 점포가 많다"며 "도시 계획 측면에서 들여다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행히 2-4생활권에 위치한 중심상업지구 조성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곳에는 세종시 최초의 백화점과 상가가 들어설 예정이다. 백화점 용지 동쪽으로는 2-4 생활권 소재 어반아트리움이 공사 중이다. 2-4 생활권은 개발이 완료되면 세종시의 쇼핑 메카로 거듭날 전망이다.

 

 

세종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는 '로또' 청약 지역으로 불린다. 평균적으로 세종시의 새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 안팎이다. 2016년까지는 3.3㎡당 892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래 가치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입주 후 가격이 최고 2배까지 뛰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말 분양 당시 3억4950만원이었던 e편한세상 세종 리버파크 전용면적 99㎡ 분양권은 지난해 9월 3억원 이상 오른 6억6642만원에 거래됐다. 특히 최근 지역 주민들 사이 우수 학교로 평가받고 있는 양지고 인근과 세종의 '강남'으로 불리는 생활권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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