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부동산] "서두르지 말고 한템포 쉬어라"
김창성 기자입력 : 2016.06.29 05:49
“전문가 강의를 듣고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해서 부자가 되진 않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게 부동산투자의 첫 걸음입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 6월22일 본지 주최로 열린 <제2회 머니톡콘서트>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박 위원은 강연을 통해 “과열 분위기에 휩쓸린 충동적인 부동산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며 격변기 부동산시장에서 자산관리에 고민인 사람들에게 올바른 투자법과 유의사항을 제시했다.
◆투자 첫걸음 ‘스스로 생각하는 힘’
자산관리에 소질이 없는 사람들은 '소쿠리 물' 빠지듯 소멸하는 통장잔액을 불리기 위해 부동산투자를 고민한다. 하지만 경기불황으로 인한 부동산시장 침체와 정보 부족에 의한 투자 실패 가능성이 공존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박 위원은 이를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남의 얘기 듣지 마세요. 내 생각을 믿으세요. 부동산투자는 스스로 생각하는 의사 결정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박 위원은 부동산투자의 핵심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라고 짚었다. 그는 전문가 강연을 아무리 들어도 사람들은 내용을 금방 잊기 때문에 강연은 가볍게 듣고 스스로의 결정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그동안의 나를 잊고 ‘낯선 나’와 마주할 것을 제안했다.
박 위원은 “부동산투자 선택의 기로에서 남의 얘기만 듣고 흔들리던 예전의 자신은 잊어야 한다”며 “나를 낯설게 하지 않으면 객관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이 말한 ‘낯선 나’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서 비롯한다. 각자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생각하고 그에 맞게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투자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 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후설계, 서두르지 마라
“다들 노후설계가 너무 빠릅니다. 서두르지 마세요. 세상이 급변하는데 벌써부터 먼 미래를 예측하고 투자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박 위원은 노후설계를 위한 부동산투자를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한다. 당장 내일 일어날 일도 예측하기 힘든 세상인데 노후설계를 위해 몇십년 뒤를 예측하고 부동산투자를 한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는 논리다.
실제 박 위원의 말처럼 저성장·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부동산시장 투자로 고개를 돌려 노후를 설계하는 이들이 늘었다. 부동산투자로 수익을 내려면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기 수익에만 목을 맨다. 이른바 뜨는 지역만 바라보고 맹목적인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다. 등락을 거듭하는 부동산시장 특성상 위험요소를 잘 따져야 하지만 대부분은 이를 간과한 채 눈앞의 이익에 몰두한다.
따라서 박 위원은 노후설계를 위한 맹목적인 부동산투자는 반드시 위험부담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른 나이부터 월세를 받을 목적으로 비싸게 오피스텔 등을 사서 은퇴 뒤 노후설계를 미리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눈앞의 이익에만 치중해 미래 물가는 고려하지 않고 당장의 물가만 반영하는 이같은 부동산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부동산시장 흐름을 읽는 건 전문가도 버겁다. 다만 그 안에서 어떻게 냉정함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노후설계는 은퇴 뒤 65세에 해도 늦지 않다. 쓸데없이 서두르지 말고 저축을 통해 여윳돈을 모아 은퇴 1년 전부터 그 상황에 맞는 준비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위원은 “내년부터 직장인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연봉과 별도로 과세가 더해진다”며 “미래 물가가 반영되는 국민연금과 같은 안정적인 투자를 통해 기반을 다져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투자는 ‘최선 아닌 차선’
“인간은 충동적입니다. 상황에 따라 변덕이 심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쓸데없는 걱정에 사로잡혀 급하게 투자하지 말고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박 위원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걱정한다고 지적한다.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다 필요하지도 않은 부동산에 무리하게 투자한다는 것.
그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고 빚을 내서 부동산투자를 해야겠다는 미련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부동산가격 상승은 화폐가치 하락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쓸데없는 걱정에 사로잡혀 계획없는 투자를 하지 말고 필요한 시점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박 위원은 부동산투자에 대한 환상을 깨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길거리 현수막 문구에 속아 그나마 가진 돈마저 날리는 것보다 착실히 여윳돈을 모아 미래를 대비하는 편이 낫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박 위원은 맹목적인 부동산투자는 불필요하다며 청중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저희 아버지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6남매를 훌륭하게 키우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가 남긴 통장에 1억5000만원이 든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재테크를 안했기 때문입니다.”
박 위원의 경험담에 청중들은 크게 웃었지만 그는 뼈 있는 조언을 이어갔다. 박 위원은 “사람들은 재산을 계속 늘리길 원하지만 어처구니없게 말아먹기도 한다”며 “부동산투자로 재산을 늘릴 수도 있지만 부동산투자는 최선이 아니라 차선이고 대박이 아니라 보험”이라고 강조하며 다시 한번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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