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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대출규제 강화…갈림길에 선 시장

복돌이-박 창 훈 2016. 1. 25. 14:04

2월부터 대출규제 강화…갈림길에 선 시장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처음부터 나눠 갚고 갚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빌려주는 대출규제가 다음 달부터 수도권에서 시작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분할상환을 원칙화하는 것이 핵심인데요. 부동산시장은 ‘동장군보다 더 센 놈이 온다'며 영향을 주시하는 모습입니다.


23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이뤄진 부동산 거래건수는 3959건으로 지난해 12월(8227건)보다 4268건 줄었습니다. 아직 1월이 끝나기까지는 한 주가 남았고 겨울은 계절적 비수기라고 하지만 2014년 1월(5543건), 2015년 1월(6924건)와 비교해도 적은 편입니다. 물론 침체기였던 2012년 1월(1495건), 2013년 1월(1196건)보다는 훨씬 양호한 수준입니다.


많은 전문가는 구정이 끝난 후 2~3월이 올 한해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것이라 봅니다. 신학기와 맞물린 봄 이사철 성수기가 시작되는 데다가 분양시기를 미뤄왔던 건설사들도 하나둘 공급을 시작하기 때문이지요. 이는 공교롭게도 가계대출 규제가 시작되는 시기와 맞아 떨어집니다.


이번에 시작되는 강화된 대출 규제는 잔금대출을 포함해 집단대출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대출규제 자체가 당장 분양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규제가 직접 적용되는 기존 주택시장은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예컨대 1억원을 만기 5년에 연 3.35%(은행권 1월 가중평균금리)로 일시상환키로 한 대출자는 매달 28만원의 이자를 내지만 이를 원리금균등상환으로 전환해 만기를 10년으로 늘리면 이자를 연 3.17%로 줄인다 하더라도 매달 부담금액은 94만원으로 늘어납니다. 

 

원금을 매월 일정 부분씩 갚아가기 때문에 총 이자는 훨씬 줄어들지만, 월 상환부담이 대폭 늘어나면서 서민들의 주거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가속화되는 전세시장 축소와 월세시장 확대는 서민들의 선택지를 더욱 좁히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둘로 갈립니다. 하나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와 대출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며 부동산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말 무서운 것은 심리”라며 “집 값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누가 집을 사려고 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강화된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분양시장으로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러운 실수요자가 분양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입니다. 전세난에 밀려 차라리 집을 사는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것이죠.


정중동에 선 부동산 시장. 걱정스러운 것은 어떤 방향으로 가든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삶입니다. 저성장이 고착화된 시대에서 삶의 필수조건인 주거안정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더욱 빠른 속도로 식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시장 띄우기를 통한 경기 살리기보다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새로운 주택패러다임에 대한 정부의 혜안을 기대해봅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2016/01/23 10: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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