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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추락하는 아파트엔 날개가 있다.

복돌이-박 창 훈 2010. 6. 10. 18:04

추락하는 아파트엔 날개가 있다.

 

아파트의 경제학.  

어제 KBS 추적60분에서,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보고, 대세하락 시작됐나?>라는 부동산진단 방송이 있었다. 다양한 애로를 겪는 입주자 취재, 5년간 아파트 실거래 통계를 통한 과학적 분석으로 아파트의 미래를 이야기 했다. 과거의 모순들이 보였고, 깡통 아파트라는 단어가 불안심리를 자극했고, 심리적 공황에 빠진 입주자의 현재 고통을 보았고, 결론은 ‘지금의 아파트 하락은 일시적이다. 아니다, 하락이 대세다.’라고 서로 엇갈렸다. 방송을 보면서 누적된 모순은 그냥 지나가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현재에 나쁜 영향을 주고, 지금 상태에서 추락 공포가 확산되면 아파트는 가치의 공동묘지가 될 수 있고, 아파트를 주거가치로 보는 다수가 자신감을 찾는다면 아파트는 새로운 날개를 달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파트의 새로운 날개를 위해서 모순의 과거를 돌아보자. 한국의 아파트는 정당한 노력으로 만든 승리의 역사가 아니다. 시공사의 탐욕, 일관성 없는 정부의 정책, 투기가치를 노린 소비자가 함께 만든 패배의 역사다. 아파트 시장은 주체와 객체가 없이 이권과 요령이 단합했고, 아파트 시세차익을 위한 다양한 모순이 진화하다가 결국, 추락하는 불량한 탑이 되었다. 현재 기준으로 고대인의 바벨탑 믿음을 비판할 수 없듯이, 아파트에 대한 선호(집착)와 투기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아파트는 ‘사각 기둥속의 네모난 작은 집’, ‘강모래와 강철의 배합으로 만든 성(城)’, 바닥에 꽃 한포기 심을 수 없는 생명 없는 공간인데, 돈을 빌려서라도 사기만 하면 이익이 되는 재테크였고, 정보를 얻고 용기 있게 구매하고 전매를 통해서 차익을 남기고, 이익을 위해 서로 단합하여 가치를 높이고, 재산을 키워간 열정은 한국인의 능력이자 부의 표상이었다.

 

다만, 아파트를 통한 개별적 이익이 집단의 덩달아 심리로 발전하여, 가치 이상으로 부풀려졌고, 다수가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믿고 따라갔는데, 입주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인간의 욕망은 국가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수많은 고난을 이겨내고 더 나은 상태로 개선한 우리민족이다. 다수의 고통과 문제점은 새로 시작하는 의지의 출발점이다.

 

아파트 부활을 위한 헌시(獻詩)

 

- 제 1부 희망의 곡예-

아파트여! 모래성(城)의 군자여! 너를 대하면 강물의 노래가 들린다. 아파트여! 강철의 황제여! 너를 대하면 용광로의 뜨거움이 보인다. 아파트, 너를 소유하기 위해 허리가 아팠고, 은행돈을 빌려서 계단을 쌓았고, 평생 월급을 쪼개 이자를 물면서 바벨탑의 높이를 키웠다. 분명 고난의 길이었지만 내 집의 꿈이 있었기에 즐거운 일이었고, 바벨탑이 하늘에 닿으면 황금알을 낳고 안락한 천상 세계에 사는 줄 믿었기에 환상적이었고, 가끔 배 아픈 이들이 투기라고 비틀린 언사를 했지만 나의 성지를 갖는다는 꿈에 모든 시름을 잊었다.

 

- 제 2부 아름다운 고난(苦難)사-

아파트의 성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사람의 수고와 시공의 교감이 있었다. 시공회사는 곡예사의 첫사랑을 노래했고, 민심의 표를 얻어야 하는 권력은 부동산 정책으로 믿음의 성벽을 높여 주었고, 소비자는 아름다운 결과를 기대하며 참고 버티었다. 상환 이자와 원금은 통장을 가난하게 했고, 필수 지출도 줄여야 했다. 아파트의 바벨탑은 고통과 고난을 먹으면서 높아만 갔다. 어쩌다 너를 바라보기만 해도 이미 난 성주(城主)가 되어 있었다.

 

-제3부 아름다운 고통-

아파트의 바벨탑, 꿈의 바벨탑은 완성이 되었다. 아파트에 입주하는 날, 점령군처럼 당당하게 나의 꿈과 미래를 접수했지.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고전에 힘입어 다수의 가전제품과 가구를 새로 마련하여 새로운 점령지를 빛냈지. 기분은 날아갈 듯 했고, 나는 황제가 되었지. 그러나 아파트의 바벨탑은 나의 꿈을 하늘로 연결시키지 못했지. 그래도 난 만족해야 했어. 지나온 고통과 고난을 허무로 보답하기 싫었던 거지. 대출 잔액을 다 갚기 전에는 내 집의 꿈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알고 생활 리듬을 잃기도 했지만, 살아 있는 현재를 활동하는 열정과 동시에 고통도 준 아파트여! 난, 너로 인해 그래도 행복했노라고 말하고 싶다.

 

-제4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믿음의 날개-

아파트의 최종 상태는 행복한 보금자리다. 그동안 아파트를 투기가치로 인식한 원죄를 참회하고, 이제 아파트를 재테크의 대상이 아니다. 평생 거주할 목적으로 접근하자. 행복의 보금자리를 위한 시작은 용기와 믿음의 날개를 필요로 한다. 정부는 부실 시공사를 정리하고,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는 엄격한 인허가로 공급을 조절하고, 미분양 아파트를 구매하여 서민용 장기임대로 전환하고, 다주택 세대는 과거 가치에 집착하지 말고 급매를 해서라도 정리하고, 전세 세대들은 지금이 저점임을 인식하고 신중한 도전을 해야 한다. 아파트여! 100년 뒤 너의 모습이 궁금하구나! 새로운 소재로 더 좋은 아파트로 탈바꿈하더라도, 21세기 한국인이 아파트 관련 모순을 범하고, 그 모순을 자신감으로 극복한 열정의 흔적만큼은 기억해주어라.

출처 : 동북아의허브-인천-
글쓴이 : 미네르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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