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2]"사기 분양" 입주자 부글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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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만 들어선 국제업무도시… 비즈니스·금융허브 프로젝트 번번이 지연·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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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임승재기자]"한국토지공사(현 LH)에 속았다. 이건 사기분양이다!" 인천 청라지구는 송도와 더불어 수도권 분양시장의 최고 관심지로 꼽히는 곳이다. 그런 청라지구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이 요즘 단단히 화가 났다. LH가 '청라지구는 금융·레저·문화가 복합된 세계적인 도시로 개발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주요 사업들이 번번이 지연되거나 일부는 아예 백지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거짓 광고에 속아 사기 분양을 당한 기분"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청라지구 건설현장 앞 중봉로. 흙과 골재를 실은 대형 덤프 트럭들이 자욱한 먼지를 날리며, 도로 양쪽에 뚫려 있는 공사장 출입구로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청라지구를 남북 방향으로 가로지르는 중봉로 일대는 지하에 왕복 4차로 도로를 만드는 공사로 큰 혼잡을 빚고 있었다. 가설 펜스로 둘러싸인 아스팔트 바닥을 파고 다지는 포클레인과 그 주변을 지나다니는 공사 차량들의 소음과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중봉로 앞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도 작업 인부와 각종 중장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입주가 임박한 이들 아파트 단지는 골조가 거의 다 올라가고, 외벽에 일부 페인트 칠까지 마친 상태였다.
청라지구는 총 3만1천 가구(약 9만명)가 단계적으로 입주한다. 올해는 당장 5월부터 'GS자이'와 '중흥 S-클래스' '웰카운티' 등 2천500여 가구가 이사를 시작한다. 입주가 코앞이지만 단지 인근에는 그 흔한 약국이나 편의점조차 찾기 힘들었다. 도심에서 꽤 떨어져 있는 곳이어서 택시는 물론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열악한 교육환경이다. 이들 단지 내에는 초·중·고교가 각각 2곳씩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 개교하는 학교는 초등학교 1곳뿐이다. 게다가 중·고등학교는 같은 학군 내에서 전학이 불가능해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온통 '공사판'이라 학습 방해는 말할 것도 없고, 학생들의 등·하굣길 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입주예정자 금희준(41)씨는 "중학생인 딸은 바로 앞에 학교가 있어도 멀리 떨어진 데를 다녀야 하는데, 주변이 다 공사장이라 걱정이 태산"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단지 바로 맞은편 LH가 운영 중인 홍보관을 찾아가 봤다. 3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라지구는 말 그대로 허허벌판의 거대한 공사장이었다. 수십 개의 타워크레인이 하늘 높이 치솟아 있었고, 군데군데 땅을 파는 포클레인과 흙더미를 실어나르는 덤프 트럭들이 보였다. 공촌천 방향으로는 서부산업단지가 있었고, 심곡천 너머로 보이는 화력발전소 굴뚝은 희뿌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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