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땅 살렸지만 주변지역엔 악재"
전문가, 국회 통과 못하면 혼란 가중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발전방안을 지난 11일 발표하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원안(행정중심복합도시)보다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발전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버려진 땅을 살려놓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은 몇몇 대기업들의 입주가 확정된 것에 큰 의의를 둔다. 대기업 입주로 인해 상주인구,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인프라 등이 구축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도시는 아파트 분양부터하고 이후 상업, 산업시설들이 들어서 상주인구를 증가시키는 것에 중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돼 왔다. 하지만 세종시는 대기업들의 입주를 확정하면서 산업, 상업시설을 먼저 확정하고 아파트 분양을 하게 됨에 따라 인구를 끌어들일 요소를 만들고 자급자족도시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세종시는 삼성(165만㎡), 한화(60만㎡), 웅진(66만㎡), 롯데(6.6만㎡), SSF(오스트리아, 16.5만㎡)의 기업의 입주가 확정된 상태다. 김일수 기업은행 부동산 팀장은 “원안이었던 행정중심복합도시보다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발전방안이 효율성면에서 몇 배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2030년까지 단계적 개발하려던 세종시를 2020년까지 집중개발하고, 삼성, 한화 등 대기업을 유치함에 따라 도시조성의 시간을 앞당기면서 자족도시로 조성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 건립도 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 뿐만 아니라 외국어고, 과학고, 예술고 등 우수 고교를 집중 유치된다.
한정훈 미래부동산가치투자연구소 소장은 “만약 원안대로 행정복합도시로 조성된다면 가족 모두가 세종시로 이사를 하는 것보다 공무원인 가장만 이동하게 되는 기러기 가족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발전방안에 따르면 학교 유치로 교육문제가 해결되면서 가족모두가 세종시로 이주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세종시 조성으로 인해 연기군, 공주시, 대전시 등 주변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세종시예정지나 주변 지역의 부동산은 이번 발전방안 발표에 따라 문의는 증가하고 있지만 세종시 개발이 오랫동안 지연돼 왔고, 이번 발전방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여부도 미지수라 거래까지 이뤄지고 있지 않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세종시 주변의 미분양아파트 등 아파트와 토지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일수 팀장은 “아파트 중에서도 모든 아파트들이 투자가치가 높은 것이 아니라 아파트 단지 중에서도 랜드마크 단지들이 있다”며 “특히 천안 Y시티처럼 백화점, 편의시설 등이 조성돼 있는 복합주거단지 중심으로 투자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주변 지역의 땅도 관심대상이다. 세종시 발전방안으로 인해 주변 지역의 지가는 한동안 상승할 전망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세종시가 명품도시로 조성되고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주변 지역의 지가는 급격히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세종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외지인이 투자하기 어렵다는 점과 세종시 조성까지 장기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미분양아파트의 경우에는 오는 2월 11일까지 매입할 경우에 양도세가 100% 감면되고, 뿐만 아니라 중도금 무이자 등 다양한 금융혜택 등 혜택이 많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면서 인근 지역인 충남 연기군 등 일대의 미분양이 속속 소진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발표되면 사업탄력을 받으면 충남충북 지역뿐만 아니라 대전지역까지 부동산 시장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특히 미분양은 양도세 감면 혜택이 있어 그 혜택기간을 적극적으로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정훈 소장도 “지방의 경우 재개발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시세가 상승하지는 않지만 세종시는 규모도 크고 재개발수준을 벗어나 자급도시로 조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 미치는 효과가 클 것”이라며 “세종시의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리스크가 크지만 미분양 아파트들의 경우 세종시 조성에 따라 소진될 가능성이 높고 시세상승도 기대돼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가 조성됨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변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수요자들이 자족도시인 세종시를 선호함에 따라 주변 지역의 아파트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세종시가 자급자족 도시인 명품도시로 조성되면 대기업을 직장으로 둔 수요자들의 경우 세종시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고, 세종시 밖에 있던 인구들도 계속 세종시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면서 세종시가 블랙홀처럼 인구를 빨아들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대전, 신탄 등 주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천안시 아파트 매매가가 평균 3.3㎡당 600만~700만원 선으로 세종시 아파트 분양시 700만원 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세종시 발전방안 | ||
내용 | 원안 | 이번 발표안 |
도시 성격 | 행정중심복합도시 | 교육 과학 중심 경제도시 |
자족용지 | 6.7%(486만㎡) | 20.7%(1508만㎡) |
주요기능 | 행정기능+복합기능 | 산업 대학 연구 기능 |
기간 | 2030년까지 단계 개발 | 2020년까지 집중 개발 |
광역교통 | 2017년 이후 완성 | 2015년까지 완성 |
도시교통 | 2030년까지 단계적 완성 | 2015년 완성 |
투자유치 | 9부2처2청 | 과학벨트, 삼성, 한화, 웅진, 롯데, SSF사 등 유치 |
투자규모 | 8조5000억원(재정) | 16조5000억원(재정 8조5000억원 + 과학벨트 3.5조원 + 민간기업 4.5조원) |
고용인구 | 8만4000명 | 24만6000명 |
총인구 | 17만명 | 50만명 |
인센티브 | 없음 | 맞춤형 부지공급, 세제지원, 규제완화 등 |
유치대상 | 타지역으로부터 이전 사업 | 100% 신규 사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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