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부동산 칼럼

부동산 광고는 "미워도 다시 한 번"

복돌이-박 창 훈 2010. 1. 12. 18:14

부동산 광고는 "미워도 다시 한 번"

부동산 광고를 알면 재테크를 안다

요즘은 자신도 광고를 하는 시대라 그런지 몰라도, 가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군요. 텔레비전. 인터넷. 신문. 신문 속에 끼어 오는 광고지, 아파트 편지함 등 길에서나 집에서나 광고 아닌 것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수 천만 원짜리 자동차에서부터 몇 천 원짜리 자장면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광고 중 부동산광고라는 건 어찌 보면 꼭 “마누라 속 썩이는 얄미운 서방” 같지 않던가요. 안 볼 듯했다가도 다시 보게 되니까요. 요즘은 서방님 속을 썩이는 마누라도 많다면서요? 부부간에도 속고 살아가듯이 부동산광고에도 늘 속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어쩌면 신간이 편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눈치 빠르게 알아차리라”는 말을 “척 하면 삼천리요, 퍽 하면 지붕위에서 호박 떨어지는 소리”라고 하더군요. 오늘은 부동산 광고만 보고도 돈이 될 곳과, 돈과는 거리가 먼 곳을 빨리 식별하는 요령 몇 가지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부족하지만 이해하시면서 읽어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부동산은 현장 관측이 우선>>

아파트 분양 광고 중 단지 전경 그림을 보게 되면 대개 단지 뒤나 앞으로 산이 둘러 있기도 하고, 옆이나 부근에 강이 흐르고 있음을 보셨을 겁니다. 단지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전철역”이라고 서있는 말뚝은 이제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니까 더 이상 말씀드릴 필요 없고요. 학교. 백화점. 병원 등도 마찬가지로 보시면 되겠네요.

그러나 지도를 놓고 자세히 살펴보시면 이런 것들은 대부분 4-6 키로 미터 밖에 있는 것들이지요. 나중에 계약해 놓고 항의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소송을 해봐도 법원에서는 이런 걸 “청약의 유인”으로 봐 버리거든요. 형사 고소도 하나마나지요. 사기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부근을 지나는 좁은 자동차도로엔 승용차 2대가 그려져 있지요. 그러나 막상 현장에 가서 보면 단지에 붙어 있는 편도 3차선 도로일 때가 있지 않던가요. 사진이나 모형도에는 나타나지 않은 빌라나 연립주택들이 단지 주변을 꽉 메우고 있음은 어떻고요.

약간 경사진 것처럼 보여도 막상 현장에 가서보면 급경사진 산 중턱에 짓고 있는 아파트도 있습디다. 경사가 급하여 맨 앞 동 1층이 맨 뒷동 최상층과 높이가 같기 때문에 맨 꼭대기에서 유모차를 놓치게 되면 영락없이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게 돼 있더라는 것입니다. 겨울철에는 썰매타기 알맞아 좋을는지는 몰라도,

10년 동안 없는 돈 넣어가며 기다리고 기다렸던 청약 결과가 대로변 1층이거나, 상가가 앞을 가린 2층이라고 하면서 갈까요? 말까요? 라고 묻는 질문을 보셨겠지요. 질문을 올리시는 분들은 지혜가 충만한 분들이십니다.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덜컥 계약하게 된다면 어찌될까요? 이건 재테크가 아니라 항시 본전에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고, 속병까지 생기게 될 겁니다.

<<모든 지식을 얻은 후 계약 체결해야>>

어떤 아파트는 광고지를 아무리 살펴봐도 세대수나 분양하는 주택의 규모가 표시 돼 있지 않은 광고지도 있습니다. 왜 세대수나 규모의 표시가 없을까요? 보나마나 세대수가 적기 때문이겠지요. 세대수 적다고 벌금 내라는 사람도 없을 텐데 말입니다.

광고지에 세대수 같은 주요사항을 기재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궁금하면 모델하우스에 와서 보라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일까요? 모델하우스에 가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도장을 찍게 될 수도 있겠지요. 모델하우스엔 사람을 홀리는 귀신이 있거든요. 하하,

200세대도 안 된 아파트가 그나마 1단지, 2단지로 나뉘어 있는 곳도 있던데요. 보통 이런 아파트들은 값을 약간 싸게 분양하는 게 특징일 겁니다. 손쉽게 집을 마련하기는 안성맞춤이지요. 거주위주로,

입지가 너무 좋은 곳도 조심해야 하겠더군요. 아주 큰길가 자투리땅에 몇 십 세대 정도 짓는 아파트들이 가끔 있거든요. 이런 아파트는 주거지가 아니라 아마 공해덩어리일 겁니다. 쾌적성이라곤 찾아보기 힘들 것이고, 트럭만 지나가도 집안이 흔들리겠지요. 원래 소음은 6층 이상이 더 심하다면서요?

무슨 개발예정지라고 하면서 똑 떨어진 곳에 단지 하나 세우는 아파트도 조심 대상이라고 봅니다. 학교가 없어 쩔쩔매거나 밤에 사람이 아파도 병원을 갈 수 없어 애를 태울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대중교통과의 접근성이 떨어져 대부분 10년 동안 고생을 하다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사람도 봤거든요.

이런 아파트들은 모델하우스를 특히 잘 꾸미더군요. 평면에서부터 단지를 그럴 듯하게 말입니다. 그러나 입주 때 보면 허망하다고 해야 할까요.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고 대충 지어져서 살자니 그렇고, 팔자니 손해를 보게 되지요.

<<예정지라고 쓰인 광고 조심해야>>

토지분양 광고도 마찬가지더군요. 사진이나 그림에 야산으로 표시 돼 있다면 상당히 높은 산으로 미리 짐작을 해야 하겠지요. 토지는 직접 주인이 분양하는 게 아니고 기회부동산에서 분양하는 것이므로 3개월 후에 다시 팔아 주마고 하는 달콤한 말에 속게 되면 끝장나게 되겠지요.

“개발예정”이라는 말은 광고마다 있거든요. 개통예정. 완공예정. 착공예정. 확장예정 등 헤아릴 수 없지요. 믿으라는 취지인지는 모르겠으나 등기사무를 처리할 법무사 이름이 등장하기도 하고, 어디서 보증한다는 글귀가 있음도 보셨을 겁니다.

기획부동산의 토지 분양은 어찌어찌해서 지분등기까지는 나지만 큰 땅덩이를 수백 또는 수십 명으로 나눠 갖는 지분등기로 되기 때문에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해 10년이 가도 100년이 가도 “내 돈만 살아오소.”할 수 있습니다. 대개 피해자들은 서민들로 돼 있음도 특징이지요.

어찌어찌해서 돈 몇 천 모은 죄밖에 없는데 좀 부풀려 보려다가 돈 망하고 속상하는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 그나마 성의 있는 분양자들은 수분양자들을 대행하여 법원에 분할신청을 하고 조정으로 끝내주기도 하는데, 문제는 개발이 불가능한 필요 없는 땅이라는 것이지요.

<<말로 하는 광고가 더 무섭다>>

말로 하는 광고가 더 위험하다는 게 옳을 겁니다. 이건 나중에 증거가 없어져 버리거든요. 특히 20년 정도 된 아파트나 주택을 흥정하면서 입지가 좋다, 브랜드가 좋다는 등 입에 침이 마르도록 떠벌이지만 나중에 보면 영락없이 보일러. 수도 배관에 문제가 많이 발생하거든요. 배관은 전체 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물쩍 팔고 가는 수가 허다하답니다.

입주해서 하자를 숨겼다느니, 속였다느니 해도 결국 불편은 입주한 사람이 감수해야 하므로 발코니. 화장실. 주방 등의 벽이나 바닥에 누수가 없는지를 확인해야하며 천정 등지에 곰팡이가 피어있는지를 세밀히 살피시라는 당부를 드릴 수밖에요.

상담을 하다 보니, 집 주인이 어디 가서 없다는 핑계로 같은 규모의 옆집을 구경시켜 주는 일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선보러 갔을 때 신부될 처녀가 마침 직장에 가고 없으니 비슷한 여동생을 대신보고 가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보는데 그런 일도 있을까요? 아파트는 다 같은 것 같지만, 다 다르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광고는 무시할 바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 믿을 바도 아니라는 말씀을 명심하십시오. 알아야 할 것은 다 안 연후에 속는 체 하는 것이 돈을 버는 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부동산광고에는 왜 “품질이 좋기 때문에 값도 비싸게 받습니다.” “품질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값도 싸게 받습니다.”라는 말은 없을까요?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내 집 마련 아카데미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