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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 토지보상금 강남 재건축 달군다

복돌이-박 창 훈 2009. 12. 19. 19:25

40조 토지보상금 강남 재건축 달군다

 

풍부한 유동성 맞물려 부동산 시장 회복 원동력 될 듯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큰 폭의 하락이 우려됐던 2009년의 부동산 시장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빠르게 회복해 2009년 하반기부터는 주택과 토지시장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2009년의 빠른 회복속도는 정부의 규제완화와 이자율하락 등 다양한 원인을 찾을 수 있으나 2009년 6월 현재 약 560조원에 달하는 시중 유동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시중의 풍부한 자금이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맞물리고 저금리로 인해 추가자금의 확보가 용이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어 시장회복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특히 정부의 규제완화가 집중되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시장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의 회복이 먼저 나타나고 토지시장도 점진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 결과 하반기에 들어 정부에서는 LTV와 DTI규제를 확대 적용하는 등 시장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2009년의 부동산 시장은 투자가능 자금의 존재 여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2010년의 부동산 시장에는 또 다른 대규모 유동성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정부 시기의 2기 신도시와 현 정부의 보금자리주택공급 및 4대강사업 등으로 인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예상되는 토지보상금이 약 4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연 평균 토지보상비가 30조원을 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대규모 자금의 유입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과거의 토지보상금은 혁신도시의 추진에 기인하여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나타났으나 2010년의 토지보상은 1,2차 보금자리 주택사업지구와 인천검단, 파주운정, 평택 고덕 등 대부분 수도권에서 풀리게 되므로 그 파급효과가 특정 지역이나 유형에 더욱 밀도있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토지수용으로 인해 풀린 돈이 얼마나 부동산시장에 다시 유입될까? 이 부분은 30조의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지급된 지난 2006년에 논의 된 사례가 있다. 당시 건설교통부는 2006년 상반기 보상금 중 37.8%가 부동산 거래에 쓰이고 지방 보상금 중 수도권 부동산 매입에 사용된 비중은 8.9%라고 발표했으나 시민단체에서는 보상금 수령자의 가족을 포함하면 전체 보상금의 48.9%가 부동산 거래에 사용되고 보상금 총액의 24.2%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2006년 하반기의 급격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에 토지보상금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토지보상금 중 상당부분이 부동산 시장에 다시 투자될 것이라는 것이 확실하다면 2010년에는 과연 어느 부문에 투자가 이루어질 것인지가 2010년의 유형별 부동산 투자에 있어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다.
먼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 토지보상금의 대부분이 다시 인근지역 토지를 매입하는데 사용되었던 것과 다르게 최근에는 주택시장으로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보상금 규모가 큰 가구의 경우에는 서울 강남에 입성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고 장기적인 수익성까지 고려한다면 재건축 시장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10년에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2009년 말부터 주택가격이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으므로 투자규모와 시기를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토지보상금의 주택시장 유입 시 생각해보야 할 또 다른 이슈는 과연 미분양아파트의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는 2010년 2월까지로 정해져 있는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정책의 연장여부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양도세 감면정책이 연장된다면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아파트에도 토지보상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토지보상금은 토지에 재투자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므로 토지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0년에는 지방선거가 있어 각 지자체장 후보들의 해당 지역에 대한 개발공약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공약들은 토지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토지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지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보상금의 토지시장 유입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개발제한구역의 해제가 예상되는 지역과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 및 상가부지 등이 투자대상으로 유망하다. 다만 이번에 토지보상금이 풀리는 지역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재투자 지역도 수도권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토지보상을 현금보상 대신 대토보상으로 하려는 정부의 방침도 주목할 만하다. 대토보상은 결과적으로 토지보상금이 토지에 재투자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최근 발표한 보상금 관리방안에서 주택용지 1인당 대토면적 상한을 330㎡에서 990㎡로 상향하고 이들 토지를 대상으로 개발형 리츠를 설립하여 개발사업을 시행해 수익을 배당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따라서 피수용자 입장에서는 현금보상을 받을 것인지 대토보상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선행한 후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토지보상금을 받는 피수용자들이 대부분 해당지역에서 장기간 거주한 고연령층인 점을 고려한다면 안정적인 수입을 거둘 수 있는 상가시장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연령층에게는 환금성이 낮은 토지나 투자수익을 실현하는데 장기간이 소요되는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투자보다는 매달 일정한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상가 등이 더욱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된다. 특히 2010년에는 청라지구, 광교신도시, 고양시 덕이지구 등 임대가능성이 높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의 상가들이 분양을 시작하게 되므로 보상금을 통한 상가투자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과 같이 2010년에 풀리는 토지보상금은 부동산 시장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입장에서는 2006년과 같은 시장과열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항상 시장을 주시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시적으로 보상금이 풀리지 않도록 지급시기를 조정하고 대토보상과 채권보상에 대한 인센티브를 추가적으로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정부정책의 기조측면에서 보면 이번과 같이 대규모 보상금이 지급되는 이유는 정부의 공영개발 위주의 주택정책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2010년에 예상되는 토지보상금 40조원 중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보상이 약 16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영개발 위주의 주택정책은 서민을 위한 저가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민영개발의 위축을 가져와 공급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2009년 9월까지의 공공부분의 인허가기준 주택공급량이 전년대비 20.6%가 증가했으나 민간부분의 위축으로 전체 공급량은 9.1%가 감소하였다. 이러한 공급감소가 지속되면 입주시기에는 공급부족으로 인한 주택가격상승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부는 민간부분 부동산경기 활성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2010년에는 우리나라 경기가 4%이상의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지역별, 유형별 차별화 현상이 점차 크게 나타나고 있으므로 투자자의 합리적 행동과 정부의 균형감 있는 정책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고 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