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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개최지 비교]'오늘의 광저우'는 내일의 인천

복돌이-박 창 훈 2008. 8. 17. 17:49

[아시안게임 개최지 비교]'오늘의 광저우'는 내일의 인천
'2014 성공을 예약하다'

   
▲ 시민에게 개방되는 티안허스포츠센터 시설물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보다 4년 앞선 2010년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중국의 개혁·개방의 선봉에서 세계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해 온 광저우는 아시안게임 개최 이후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광저우는 올림픽에 버금가는 대회를 치르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기초시설과 도시환경', '대회 서비스와 도시보장', '대회유산과 도시발전', '대회문화와 도시인문' 등 4대 행동강령에 120개 실천 항목을 정했다. 목표달성을 위해 광둥성 정부, 아시안게임 조직위, 광저우시 정부, 그리고 1천만명의 광저우 시민들이 함께 뛰고 있다.

   
▲ 광둥올림픽센터 주경기장.

# 멀기만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

   
▲ 광둥올림픽센터 메인 경기장에는 특급 호텔이 입주해 있다. (사진은 특급호텔 입구 전경).
인천은 광저우시와 달리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스포츠 인프라가 열악하다.

인천이 가지고 있는 국제 대회를 할 수 있는 스포츠 시설은 월드컵 개최를 위해 신축한 문학경기장의 축구장과 야구장, 삼산월드체육관 등에 불과하다.

인천시가 2조8천899억원의 막대한 재원을 들여 경기장과 체육공원을 비롯한 각종 시설들을 건설해야 하는 이유다.

이중 1조9천318억원은 시비로 충당하고 9천581억원은 국비 지원을 받을 계획이지만 정부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와 정부는 또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주경기장과 선수촌을 짓는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개발제한구역에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정부는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스포츠 인프라가 부족해 많은 부분을 새로 지어 해결해야 하는 인천의 입장에선 사후활용 측면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 개최 이후에도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시 개발 방향과 맞춰 도심 중앙이나 인근에 각종 스포츠 시설을 건설하고, 전국대회나 국제대회가 없을 때는 누구나 여가 시간에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는 광저우를 인천은 시금석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광둥올림픽센터에 입점해 있는 특급 호텔과 티안허스포츠센터 곳곳에 들어선 상점들에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정대유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지원본부장은 "광저우시의 복합레저타운 형태의 경기장 건설은 우리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경기장이 평소 시민들이 휴식 공간 또는 쇼핑 공간으로 활용 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6년 밖에 남지 않은 인천은 아시안 게임 주경기장 건립계획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으며, 선수촌 등 주요 시설 건설에 대한 밑그림도 그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 보다 4년 앞서 대회를 개최하는 광저우시를 찾았다. 인천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방문한 광저우는 도시 전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시민들의 얼굴에도 '희망'이 묻어났다.

# 중국 개혁의 선봉도시, 광저우

중국 동남부에 위치한 광저우는 홍콩, 선전, 마카오 등과 인접해 있는 중국 경제의 제1관문으로 꼽힌다.

중국의 개방 정책으로 선전, 주하이, 산터우와 함께 지난 1979년 경제특구로 지정됐고 현재 인구는 1천만명에 이른다.

현재 광저우에는 닛산, 도요타, 삼성, LG 등 세계 500대 기업 중 181개 대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의 계열사만도 703개나 된다.

광저우 시내 어느 곳에서도 다국적 기업들의 간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광저우의 경제는 제조업이 이끌고 있다. 도심 곳곳엔 영세한 공장들이 널렸다. 구도심은 우리나라의 70~80년대를 보는 듯한 분위기다.

광저우는 아시안게임 개최를 전환점으로 삼아 이런 도시 구조를 완전히 뒤바꾸겠다는 각오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하이테크와 친환경, 고부가가치 금융과 물류, 문화 산업으로의 재편을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을 계기로 그동안 부족했던 도시 인프라 건설과 신도시 건설 등 구도심도 리모델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준비된 국제대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 티안허스포츠센터 주경기장 전경.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수영, 육상, 양궁, 펜싱 등 28개의 올림픽 종목과 볼링, 댄스, 크리켓 등 14개의 비올림픽 종목을 포함 총 42개 종목이 마련된다.

참가 선수도 45개 국가 1만4천여명을 비롯해 6천500여명의 기술 인력 및 심판, 6만여명의 자원봉사자 등 총 10만여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광저우시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55개의 대회 경기장과 24곳의 훈련장 등 총 79개의 경기 시설을 갖춰야 한다. 현재 준비되어 있는 시설은 67곳. 새로 필요한 것은 12개에 불과하다.

경기장과 훈련장들은 광둥올림픽센터, 대학성(大學城), 아시안게임 타운, 티안허스포츠센터, 광저우스타디움 등 5개 스포츠 클러스터에 분산돼 있다. 리모델링하거나 신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 대학성 내에 위치한 실내체육관.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대학성이다.

6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종합경기장을 비롯 수영장, 실내체육관 등 총 17개의 체육시설이 대규모 교육도시인 대학성 일대에 적절히 분산 배치해 놨다. 늘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난 17일 방문한 대학성 실내체육관의 경우 학생들이 여가 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경기장에 탁구대와 배드민턴 네트가 설치돼 학생들이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아시안게임 때는 배구장으로 쓰인단다. 철인3종경기가 열리는 대학성 내 호수 일대에도 수영을 즐기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도심 중앙 상업지역 58만㎡에 위치한 티안허스포츠센터도 마찬가지다.

티안허스포츠센터 내에 있는 실내체육관, 수영장, 테니스코트, 야구장과 체육공원도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었다.

특히 티안허스포츠센터의 종합경기장 하단 데크에는 스포츠 용품을 파는 상점들이 입점해 운동공간으로서 뿐 아니라 쇼핑 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었다.
   
▲ 티안허스포츠센터 주 경기장 하단에 입주한 스포츠용품 판매점들.

인천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었다.

지수키 광저우 아시안게임지원본부 부부장은 "광저우시는 시내 곳곳에 위치한 각종 경기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재원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신설해야 하는 경기장들도 대부분 대회 후 활용 문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시민들의 이용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도시 개발 방향과 맞춰 신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광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