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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VS 금융, 당신의 선택은] 50억원 부자도 분산투자… 홈런보다 연타쳐라

복돌이-박 창 훈 2020. 3. 9. 08:21

[부동산 VS 금융, 당신의 선택은] 50억원 부자도 분산투자… 홈런보다 연타쳐라


재테크 혼란기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부동산시장은 냉각기에 접어들었고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과 중동분쟁 등 글로벌 이슈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로 약세장을 이어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한국은행에도 금리인하 깜빡이가 켜졌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혼란기에 부동산과 금융투자의 재테크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머니S’가 자산관리 전문가들과 알아본 부동산, 금융투자 전략을 소개한다.<편집자주>


[Cover Story] ②자산가들도 분산투자 추세, 자신의 투자 성향 중요

#. 직장인 권수인씨(44)는 3억원에 가까운 금융자산을 예·적금 등 기본상품에 30% , 나머지는 국내·외 채권과 자산배분펀드, 파생상품, 비상장 주식 등에 골고루 투자했다. 파생상품에서 약간의 손실이 있지만 선진국 채권과 비상장 주식의 수익률이 이를 상쇄했다. 권씨는 “목표를 달성하는 종목이 생기면 그 수익만큼 매도해 가장 손실률이 높은 종목을 추가 매수한다”며 “투자 대상을 늘려 손실을 방어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법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 김남수씨(68)는 은행이나 증권사에 자주 들린다. 그는 창구 직원에게 다양한 펀드, ELS, 해외채권 등을 추천받아 20여건의 투자상품에 나눠 투자해 연 6% 내외의 안정적 수익을 얻고 있다. 김씨는 “시간이 많아 인근 금융기관들을 방문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재투자 경험이 많아졌고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재테크 혼란기에서도 웃고 있는 투자자들의 특징은 바로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다. 재테크에서 분산투자의 중요성, 즉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필수적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원칙을 따르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투자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지금처럼 주식시장의 변동성 장세가 오래갈 때 여러 상품에 분산투자하면 자산마다 지닌 리스크를 떨어뜨려 전체 투자액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한국부자는 분산투자, 초단기 EMT 인기몰이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Peter Lynch)는 “10개 종목에 투자하면 2~3개는 10배가 넘는 수익을, 5~6개는 그저 그런 수익을, 1~2는 큰 손실을 냈다”며 분산투자를 강조했다.


한국 부자들도 투자바구니에 여러 상품을 담는 추세다. 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은 총자산 규모가 클수록 더 다양한 자산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 50억원 이상의 부자는 거주주택 비중이 15.8%로 일반가구의 거주주택 비중인 46.4%보다 30.6%포인트 낮았다.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빌딩·상가(22.2%), 수시입출금(14%), 거주 외 주택(11.4%), 펀드·주식·ETF(9%), 예·적금(8.6%), 기타금융(4.5%), 기타(3.7%)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반면 총자산 50억원 미만의 부자는 거주주택 비중이 26.9%에 달했다. 집값 상승으로 인해 고가주택이 늘어나면서 거주주택 비중을 높인 결과다. 나머지 자산 포트폴리오는 수시입출금(14%), 거주 외 주택(10.6%), 예·적금(10.3%), 빌딩·상가(10.1%), 펀드·주식·ETF(9.7%), 기타(6%) 등으로 구성됐다.

분산투자 상품 중에선 ‘초분산투자’ 상품으로 불리는 EMT(ETF Managed Portfolio)펀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 자문 포트폴리오’의 약자로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ETF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개별 주식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보다 운용 비용이 적게 들고 분산 효과가 뛰어나 안정성이 높다.

금융정보업체 펀드평가사에 따르면 지난 3일 국내 설정된 40개 EMP 펀드의 설정액은 5285억원으로 2017년 말(1228억원)보다 네배 이상 늘었다. 최근 1개월간 국내 주식을 담은 ETF에서 1조969억원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EMP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EMP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13%다. 대체로 국내보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좋았다.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반면 미국 등 해외 주식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낸 덕분이다. 최황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EMP를 활용하면 낮은 비용으로 다양한 지역과 섹터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며 “자산구성비중이 주식에 쏠려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잘 나가는 부동산펀드, 임차인 정보 따져야


최적의 분산투자를 하려면 자신의 투자 성향, 즉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 투자공식은 해외 금융투자에서도 적용된다.

최근 펀드시장에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부동산펀드는 100조원을 넘어서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와 사모를 합친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달 28일 기준 102조18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여 전인 2018년 말(75조5464억원)보다 약 35%(26조4719억원) 늘었다.


국내·외 펀드의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지난 3일 기준 부동산펀드 66개 중에서 ‘한국투자빌라노부동산투자신탁(파생형)’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6.7%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R&D센터로 사용인 건물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반면 ‘삼성Japan property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은 -9.1%로 수익률이 고꾸라졌다.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본 니케이 지수가 2주간 4.99% 빠지는 등 일본 주식시장이 힘을 못 쓰고 있어서다.

잘 나가던 베트남 펀드도 하락세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한달 수익률 기준 베트남펀드는 -7.62%를 기록했다. 올 들어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되면서 베트남 증시가 주춤한 영향이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베트남 수출과 수입 규모가 각각 전년대비 14.3%, 11.3% 감소했다. 201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다. 산업생산과 제조업 생산도 같은 기간 각각 5.5%, 4.8% 줄었다. 1월 소매판매도 전년대비 10.7% 증가에 그치며 지난해 월평균(12.9%) 증가세에 못 미쳤다.

부동산펀드는 투자자들을 위한 담보제공, 보증제공, 준공확약, 만기 시 대출 등의 여러 신용보강 장치들을 갖추고 있다. 주식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적어 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으나 원금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펀드 물건의 임차인 정보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를테면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10년 이상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면 공실 또는 무상임대에 대한 염려 없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은 환헤지 여부, 개발 중인 부동산이라면 인허가 여부, 시공사의 시공능력, 분양률, 부동산의 입지 등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더 높은 금리와 수익을 추구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분산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위험을 적극 감내할 투자자가 아니라면 단일국보다는 여러 나라에 분산하는 상품을 권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5호(2020년 3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