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1채는 종부세 430만원, 10억 2채는 710만원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18.06.25 09:18 수정 2018.06.25 09:18
윤곽 드러낸 부동산세제 개편안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도 양도소득세처럼 다주택자 ‘중과’가 시행될까. 보유세 개편을 앞두고 주택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시하는 대목이다.
지난 22일 ‘부동산세제 개편방향’ 정책 토론회에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제시한 종부세 개편방안 네 가지 시나리오에 ‘다주택자 중과’가 포함됐다. 4안이다.
1주택자와 집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를 차등과세하는 내용이다. 1주택자는 정부의 주택가격 평가금액인 공시가격 중 과세 대상 금액으로 반영하는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인다. 다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는 동시에 세율도 인상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다주택자는 ‘더블 펀치’로 종부세 상승 타격을 받게 된다. 세금이 이중으로 늘게 돼 종부세가 늘어난다.
현재도 종부세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산정방식이 다르다. 공시가격에서 빼주는 공제금액이 차이 난다. 1주택자는 9억원이고 다주택자는 6억원이다. 재정개혁특위의 4안은 여기다 세율도 다주택자의 경우 1주택자보다 높여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공제금액이 적어 과세표준이 더 많은 데다 세율도 올라가면 다주택자 종부세는 늘어난다.
공시가격 20억원인 1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80%에서 90%로 조정하면 과세 표준이 8억8000만원(11억원X80%)에서 9억9000만원(11억원X90%)으로 1억1000만원 올라간다. 세율은 0.75% 그대로다. 공시가격 합계가 20억원인 다주택자라면 과세표준이 12억6000만원(14억원X90%)으로 1억4000만원 늘고 세율도 1.2%로 뛴다.
김종필 세무사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4안이 채택되면 1주택자 종부세는 360만원에서 430만원으로 19% 늘어난다. 다주택자 종부세는 550만원에서 710만원으로 29% 증가한다. 공시가격 합계 30억원에선 종부세 증가율이 1주택자 19%, 다주택자 39%로 예상됐다. 늘어나는 세금이 500만원 정도다.
서울 '똘똘한 한채' 수요 늘어날 듯
다주택자 보유세 ‘중과’는 현 정부가 추진한 다주택자 압박과 같은 맥락이다. 양도세 중과에 이어 다주택 보유 심리를 더욱 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부터 다주택자는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집을 팔 때 기본세율에 10~20%포인트 가산된 양도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수도권에서 웬만한 아파트를 2채 이상 갖고 있으면 종부세 대상"이라며 "보유하는 동안 세금이 무겁고 팔아도 남는 게 별로 없다면 주택 투자를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다주택자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은 효과를 볼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을 준공공임대주택(임대의무기간 8년)으로 등록하면 공시가격 합산과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5억원과 10억원인 집을 두 채 갖고 있으면서 5억원짜리를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10억원에 대해서만 종부세를 낸다.
2016년 기준으로 종부세를 내는 전국 27만여 명 중 75%인 20여만 명이 다주택자다. 김종필 세무사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차등과세하면 다주택자가 임대주택 등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 임대주택에는 양도세·임대소득세·재산세 감면 혜택도 있다.
임대주택 활성화 등 기대 효과에도 불구하고 차등과세를 둘러싼 논란이 많다. 세제에서 다주택자를 불리하게 하면 고가 주택 쏠림을 부채질할 수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인기 지역 내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늘어 지역 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 다주택자보다 고가 1주택자를 우대해 과세 형평성이 어긋날 수도 있다.
강병구 재정개혁특별위원장도 22일 "서울 고가 1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완화하고 지방 중·저가 다주택자만 과세하느냐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며 "공평 과세를 고려해 1주택자 문제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종부세는 주택 소유 여부, 주택 금액에 상관없이 두루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도 숨을 고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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