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은 옛말…새 아파트 웃돈 3000만원
지난달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가 열렸던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을 벗어나 차량으로 3~4분 이동하면 인천 지하철 1호선 테크노파크역이 나온다. 그 바로 앞에 붉은색 철골조가 높다랗게 올라간 현대백화점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 공사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송도 대전’이라고 불릴만큼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들이 치열한 빅매치를 예고하는 현장이다. 별명에 걸맞게 주변엔 롯데·신세계·이랜드 등 매장을 세우는 공사가 한창이다.
기업 입주가 잇따르는데다 대형 마트·백화점 등 생활 인프라 건설이 가시화하고 주거환경 개선도 이어지면서 송도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송도는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침체로 대형개발사업이 표류하면서 기반시설이 들어서지 않아 ‘유령도시’란 오명을 떠안았던 곳이다.
한 때 분양가가 3.3㎡당 1500만원 선을 오가던 아파트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시장 침체로 1200만~1300만 원대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1년새 급반전했다. 서울 강남지역 못지 않은 교육 인프라에 눈돌리는 학군 수요로 아파트 시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타 이젠 거의 회복한 상태다.
송도에는 현재 초등학교 7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4곳이 들어선 상태다. 채드윅송도 국제학교와 포스코 자사고를 비롯해 내년에 문을 열기로 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까지 교육특구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대학도 지난 2009년에 들어선 인천대·카톨릭대에 이어 연세대·뉴욕주립대·조지메이슨대·겐트대·유타대 등이 잇달아 자리잡았다.
오는 2017년에는 뉴욕패션기술대와 네바다주립대, 2019년 이후엔 한국외국어대·인하대 등이 추가로 문을 연다. 교육환경이 좋아지면서 부동산 가격은 토끼 뜀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인근 아파트 전세금은 급등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학교 바로 앞 송도더샵하버뷰 아파트는 11월 전세금이 올 1월에 비해 1000만원 가량 올라 3억2500만~3억5500만원(전용면적85㎡ 아파트) 선을 오가고 있다. 자율형사립고 인천포스코고가 일반전형 경쟁률 4.6대 1을 기록한 뒤 올들어 이 학교 인근 아파트 전세금은 1년도 채 안돼 1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송도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면적 143㎡ 아파트에는 웃돈이 1억8000만원이나 붙기도 했다”며 “한 때 미분양 무덤이던 송도에서 분양 계약이 이어져 미분양이 줄고 국제학교 주변 등 인기 단지엔 3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었다”고 전했다.
주거지로서 면모를 갖추면서 건설사들의 신규분양 계획도 줄을 잇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선 추석 이후 송도와 청라국제도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만 4950가구에 달하고 있다. 전문직들을 중심으로 한 중산층의 송도 이주도 눈길을 끈다. 부동산114 케이-아틀라스시스템에 따르면 송도2동 거주민 평균 연소득은 4267만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대표 부촌인 서울 강남 삼성1동(4220만원), 청담동(4064만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포스코건설 한 직원은 “송도에서는 의사·법조인 등 전문직 종사자를 비롯해 부유층이 많아 대기업 직원은 평범한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주머니 두둑한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내년부터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연이어 문을 열기로 한 가운데 유통업계의 눈과 귀도 송도에 쏠려 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는 이미 지난달 15일 송도에서 가장 큰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141호점을 열었다.
내년 4월 말에는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2017년 말에는 롯데 복합쇼핑몰이 문을 연다. 글로벌 유통업체인 코스트코를 비롯해 이랜드 NC큐브도 추가로 개점한다. 신세계 복합쇼핑몰 ‘라이프스타일센터’도 오는 2019년 준공 예정이다. 송도 뿐 아니라 인천시와 시흥·안산시 등 인근 지역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유통지도가 형성되면 업체들 각축전이 불가피하다. 생활 인프라가 확장되고 국제공항 이용객 유치효과로 시세 상승도 기대된다.
유통 인프라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송도지역 토지 매매에도 프리미엄이 붙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실시한 송도국제도시 토지 공개입찰에서 토지 3필지가 모두 예정를 넘겨서 팔렸다. 3필지 가운데 아파트 등 공동주택용지는 매각 예정가인 2552억원에 비해 629억원이나 높은 3181억원에 팔려 낙찰률이 124.6%에 달했다.
상업·업무용지 2필지도 각각 147.3%와 120.4% 낙찰률을 기록하며 예정가를 훌쩍 넘어섰다. 현지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토지매각이 힘들었다는 얘기는 모두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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