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초광역 개발, 장밋빛 청사진 속에 숨은 가시
좋은길토지경제연구소 김현기 부소장
지난 2일 초광역권 4대 벨트 기본 구상이 확정됐다. 남해안 선벨트, 동해안 에너지 및 관광벨트, 서해안 신산업벨트, 남북교류접경벨트의 4개 광역권이 바로 그것이다. 이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 면에서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어느 한 곳의 개발이 예정되면 가장 먼저 부동산의 재료 격인 토지의 값이 미동하기 시작한다. 이는 100% 호가이다. 그냥 무턱대고 기대심리에 기대는 가격인 것이다. 위정자 등 떡을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칫국물(확대 재생산한 기대감)을 잔뜩 들이키려 하는 것이 안타깝다.
큰 개발은 위험하다. 김포신도시나 신행정수도 이전사업은 각기 개발규모 축소와 백지화라는 페단을 낳았다. 거기 따른 지역 주민의 불만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따라서 초광역권 개발과 같은 개발 규모가 큰 지역의 부동산을 살 때에는 초기 투자자금이 아주 최소인 토지를 사서, 가급적이면 빨리 처분하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
이번 초광역권 개발은 제2의 세종시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현 정권 내에서 해결될 것 같지도 않고, 4대강 반대론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초광역개발은 큰 사치에 머무를 수 있다. 개발은 꼭 필요한 개발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가 팽창하면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곳이라면 개발이 꼭 필요하겠지만, 초광역개발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개발인 것이다.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개발이어야지, 위정자의 공약이나 개인의 치적을 쌓기 위한 개발 사업은 억지 개발일 뿐이다.
굳이 이번 계획에 따른 수혜지역을 꼽자면, 서해안에 관심을 두고 움직였으면 한다. 이곳은 수도권과의 인접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장차 발전 가능성은 무한대로 본다. 또한 투자할 때에는 인구가 자연스럽게 늘 가능성이 있는 곳에 관심을 둬야 한다. 이는 곧, 유동인구(관광 등으로 움직이는 인구)가 아닌 고정인구(상주인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번 발표로 인해 기획부동산에 의한 투기판이 형성되거나 토지 가격의 폭등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좀 더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잡히지 않았다는 점은 오히려 더 큰 기대를 낳게 되고, 큰 기대는 다시 거품을 낳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리스크도 커지며, 투자자는 올인에 따른 손해를 크게 입는다. 이번 초광역개발은 장밋빛 청사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미꽃은 아름답지만, 그 속에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개발이 아름답고 화려하다고 묻지마 식으로 투자했다가는 날카로운 가시에 찔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경제적 여력을 확실히 파악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
투자자들은 이번 개발계획 발표에 너무 크게 연연하지 말고 줏대 있는 곳에 투자하기를 당부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매입하고자 하는 땅의 토지이용을 통한 토지 이동을 잘 분석하는 작업이다. 초광역개발권에 투자를 하고 싶다면, 개발지에서 떨어진 곳에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이는 개발 뒤에는 거품과 규제의 이중고가 뒤따르며, 토지수용법에 희생당해 투자액만 날리는 일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발지에 투자하기 전에는 이와 같은 주의사항을 항시 잘 지켜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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