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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들 강남 담보 아파트 줄줄이… 경영난 체감
상가 모텔 등 수익형 인기 매물은 곧바로 낙찰
# 1. 서울 성북구 정릉동 부광빌딩(감정가 63억9107만 원)은 이달 1일 경매에 나와 22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52억5000만 원에 낙찰됐다. 도로와 인접한 8층짜리 이 빌딩에는 식당, 학원 등이 입주해 있다. 같은 날 강남구 삼성동 도일빌딩(감정가 108억2585만 원)은 단독 입찰로 118억1000만 원에 낙찰됐다.
#2.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삼풍아파트 79m²(감정가 8억7000만 원)는 10일 경매에 부쳐졌다. 중소기업인 B기업의 대표가 소유주인 이 아파트에 걸린 빚은 18억5100만 원으로, 채권자인 은행이 경매에 넘겼다.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경매시장에서 숙박업소나 빌딩 전체를 상가로 쓰는 근린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 귀해지고 있다. 고가의 빌딩이 곧바로 낙찰되는가 하면 수십 명이 입찰에 나서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채무자가 법인인 강남 아파트들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 아파트 소유주는 중소기업 오너가 대부분으로, 중소기업에는 경기 회복의 온기가 미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17일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경매에 나온 수익형부동산(숙박업소+근린상가+10억 원 이상 아파트)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계속 늘어나 올해 1월 245개(전체 경매물건의 3.7%)로 급증했다. 하지만 차차 감소해 8월에는 214개(3.5%)로 줄었다. 숙박시설과 근린상가는 지난해 12월 123개(1.9%)에서 지난달에는 88개(1.4%)로 줄어 감소폭이 더 컸다.
수익형부동산은 소유주가 고액자산가여서 불황이 깊은 단계로 진입해야 경매시장에 나온다. 당초 경매업계에서는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올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형부동산이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가 빠르고 강하게 반등하면서 예상은 빗나갔다.
경매전문가들은 경기가 급하강할 때는 수익형부동산 주인인 ‘알짜부자’들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기가 풀리면서 사업이 회복되거나 부동산가격이 올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돼 경매로 넘어오는 수익형부동산이 줄었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현재 경매에 나오는 수익형부동산의 상당수는 부채가 너무 많아 경매가 아니면 탈출구가 없는 물건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30일 경매하는 강남구 신사동의 5층 빌딩은 감정가가 35억6280만원이지만 부채가 186억 원이나 된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미래시야 강은현 이사는 “경매로 수익형부동산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알짜 물건이 별로 없어 계속 기다리거나 일부는 다른 투자처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형부동산과 달리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에서는 채무자가 법인인 아파트가 경매에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매에 나오는 강남 3구 아파트 가운데 법인이 채무자인 아파트는 올해 1월 11채(강남3구 아파트 경매물건의 10.1%)에서 지난달에는 27채(17.1%)로 늘었다. 기업이 자금을 빌리기 위해 담보로 내놓는 아파트는 기업 오너가 소유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중소기업 오너들은 강남에 살거나 투자 목적으로 강남에 아파트를 여러 채 사 놓은 경우가 많은데 회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담보로 잡힌 아파트들이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힘들다는 것이 경매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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