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직장인 A씨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4단지 56㎡(17형)을 2천5백만원에 매입했다. 실제 거래되는 시세는 8천5백만원이었지만 전세가가 6천만원으로 전세를 끼고 매입하자 자금 부담은 크게 없었다.
2년이 지난 2008년 10월 현재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2억2천7백50만원으로 2년 동안 1억4천2백50만원이 올랐다. 전세가는 7천5백만원으로 지금 이 아파트를 전세 끼고 매입하려면 1억5천만원이 필요하다. 2년 전보다 구입 자금이 6배 넘게 필요하게 된 것이다.
부동산포탈 NO.1 닥터아파트(www.DrApt.com)가 2006년부터 2008년 현재까지 연도별 수도권 매매가 변동률을 살펴본 결과 아파트값이 크게 상승했던 2006년에는 10~20형대 아파트 상승률 보다는 30~40형대 상승률이 더 높았지만 2007년과 2008년은 30~40형대 아파트보다 10~20형대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불과 2년 전만 해도 가격이 저렴한 10형대(초소형) 아파트는 전세 끼고 매입시 자금이 2천만~5천만원 정도면 매입할 수 있어 노원구, 강북구 등 강북권을 위주로 활발히 거래가 이뤄졌다.
이렇게 초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모았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 나홀로 가구 증가
통계청에 따르면 1985년 66만명에 불과했던 전국의 나홀로 가구(1인 가구)는 20년 만인 2005년 3백17만명으로 4.8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중에서는 서울의 1인 가구수가 전체의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서울시의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체 가구수는 3백3만9천8백90가구. 이중 1인가구는 20%인 67만5천7백39가구다. 10년 전인 1995년 서울의 1인 가구수보다 56% 늘어난 수준이다.
통계청은 2015년이 되면 서울의 1인 가구수와 3, 4인 가구수가 거의 같아질 정도로 1인 가구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30년이 되면 1~2인 가구는 전체의 51.8%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지금은 4인 가구가 전체의 26.9%로 가장 많다).
▶ 이혼률의 증가
나홀로 가구의 증가에는 이혼률도 한 몫 하고 있다.
2008년 9월 통계청이 발표한 출생, 혼인, 이혼 통계 속보에 따르면 2008년 1월~7월 이혼 건수는 7만4천2백건으로 2006년(7만3천7백건), 2007년(7만2천5백건) 같은 기간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의 분화 및 소가족화의 진행으로 1, 2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통계청이 2007년 11월 발표한 2005~2030 장래가구추계 결과를 보면 2007년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주된 가구 유형은 부부+자녀 가구(6백88만8천가구)로 전체의 42%다. 다음이 1인가구로 3백29만8천가구로 20.1%를 차지했다.
하지만 2030년 부부가구는 4백11만2천가구, 1인가구는 4백71만3천가구로 1인가구수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부+자녀가구는 6백70만9천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듯 이혼률의 증가, 기러기 아빠, 늦은 혼인 등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주택에 대한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청약가점제 시행
2007년 9월부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청약가점제가 실시되면서 젊은 층의 청약기회가 크게 축소됐다. 이로 인해 초소형 아파트의 구매 세력인 젊은 층이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보다는 기존 소형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2008년 8월 기준 청약예금 85㎡ 이하 가입자수는 17만9천4백67좌로 6만5천2백76좌 줄었다.
청약부금, 예금의 가입자 수가 점점 줄고 있는 이유는 청약가점 점수가 낮은 젊은 층 가입자가 많은 이 청약통장으로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보다는 아파트 매매나 미분양을 계약하는 것에 더 관심을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유주택자들은 아예 통장 예치금을 높여 추첨제 비율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 청약용 청약예금으로 갈아탄 것으로 판단된다.
▶ 연립/다세대 주택 감소
재개발과 뉴타운, 도시재정비사업 등으로 연립, 다세대 주택이 줄어든 것도 초소형 아파트값이 오른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했던 재개발, 뉴타운 지역이 크게 늘어나면서 연초부터 이주 및 철거에 들어간 곳이 급격히 늘었다.
지난 4월에는 가재울뉴타운3구역, 5월 아현3구역, 6월 가재울뉴타운4구역, 전농7구역, 7월 왕십리뉴타운 2구역 등이 이주에 들어갔고 응암8, 9구역, 금호17, 19구역, 신당6, 7구역도 상반기에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져 이주중이거나 계획중이다.
연립, 다세대 주택은 서민의 대표적인 주거공간이었으나 이런 주택이 최근 재개발, 뉴타운 사업 진척으로 인해 점차 그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해 연립, 다세대주택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초소형 아파트를 찾게 되면서 초소형 아파트의 가격도 상승하게 됐다.
▶ 초소형 아파트 공급 감소
이번에는 2005년부터 2008년 현재까지 서울 연도별 초소형 아파트 공급 물량을 살펴보자.
2005년 한해동안 1천6백33가구, 2006년 8백63가구, 2007년 2백23가구, 2008년 3백27가구가 일반 분양돼 점차 감소 추세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3년간 10형대 아파트는 총 3천46가구가 공급돼 서울 전체 일반분양 가구수 대비 평균 6.9% 수준이다.
이중 1/3 이상인 1천92가구가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 공급됐고 나머지 9백90가구는 주상복합, 오피스텔이며 일반 아파트 공급은 1천6백51가구에 그쳐 초소형 주택의 수요 대비 공급은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중대형 공급 확대
게다가 앞으로 초소형 아파트의 공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MB정부가 들어선 이후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폐지, 용적률 상향조정 등 재건축, 재개발 사업추진의 발목을 잡았던 규제들이 하나둘씩 풀리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사업추진의 걸림돌은 소형, 임대주택 의무비율과 개발이익환수 정도.
지난 9월 26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소형,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해 재건축, 재개발 사업 추진을 원활하게 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만약 소형주택 의무비율이 완화되면 서울에서 초소형 아파트가 공급될 가능성은 더욱 적어진다.
최근 3년새 분양된 강남권 초소형 아파트를 살펴보면, 강남구는 삼성동 힐스테이트1, 2단지,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잠실동 리센츠 등 오피스텔을 제외한 모든 아파트가 재건축을 통한 새아파트인 것을 알 수 있다.
▶ 초소형 아파트 인기 계속될 것
1~2인 가구수가 늘어나고 가구당 평균 인구가 2.7명인 현 상황에서 대형 아파트 공급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장기적인 수요에 맞지 않는 공급책이 될 수 있다.
빠른 산업화로 인한 가족해체와 고령화, 독신, 이혼 인구의 증가로 주택시장에도 1인 거주자를 위한 오피스텔, 원룸, 빌라, 초소형 아파트 수요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도 초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동북아의허브-인천-
글쓴이 : 복돌이(박창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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