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추락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부진한 가운데 한달 새 1억원이 떨어져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일부 아파트는 매수자만 나타나면 급매물보다도 더 가격을 낮춰 팔겠다는 '투매(投賣)'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단지의 경우 중형을 중심으로 한달 새 최고 1억원 정도 떨어졌다.
둔촌 주공 고층 112.39㎡의 경우 지난 달 10억500만-10억5천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8억9천500만-9억원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고층 102㎡도 한달여 전 8억원선이던 매매가가 현재 7억5천만원에 급매물이 나온다. 불과 한 두달 만에 5천만-1억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최근 한달 동안에만 4천만-5천만원 정도 떨어졌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급매물 가격에서도 추가로 3천만-4천만원은 더 깎아줘야 간신히 거래될 정도"라며 "최근들어 매주 1천만-2천만원씩은 호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 강동 일대 재건축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송파구 잠실 주공1-3단지, 시영,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등 대규모 새 아파트 단지 입주가 임박하면서 '입주 쇼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에 입주할 사람들이 1가구 2주택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급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둔촌 주공 112㎡형을 10년간 보유한 사람이 9억원에 매매한다면 잠실 아파트 입주 전 1가구 1주택일 때는 양도세를 2천만-3천만원만 내면 되지만 잠실 입주후 2주택자가 되면 양도세가 중과(50%)돼 2억-2억5천만원으로 10배나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둔촌 주공의 S공인 대표는 "양도세 부담이 크다보니 차라리 집값을 깎아서라도 빨리 팔려는 것"이라며 "매수자만 나타나면 급매물 가격에서도 가격을 더 깎아주는 '투매'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 시영 아파트는 인근 입주 물량에다 '추가부담금' 쇼크까지 겹쳤다. 지난달 하순 주택형별 추가부담금이 예상보다 높게 통보되면서 급매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시영 1차 49.59㎡의 경우 5억5천만원으로 불과 보름만에 7천만원 하락하는 등 주택형별로 5천만-8천만원 가량 떨어졌다.
D공인 관계자는 "이달들어 매물이 크게 늘고 있지만 살 사람은 전혀 없다"며 "잠실 입주 등의 영향으로 주변 재건축이나 일반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낙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송파구의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폭은 한달 전에 비해 -2.73%, 연초대비 -4.73%로 서울지역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강동구의 재건축도 한달 동안 0.73%, 연초대비 1.19% 떨어졌다.
종합부동산세 과세일이 다음달 1일로 다가오면서 급매로 던지는 사람도 있다.
고덕동 K공인 대표는 "재건축 규제 완화가 늦어지면서 일반 아파트 대신 재건축을 팔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출규제(DTI), 양도세 중과 등 문턱도 높아 잠실 등 입주가 마무리 될 때까지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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