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남해안 토지시장은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에 100만~500만㎡의 산업단지, 배후시설이 개발될 예정에 있으면서 낙후지역으로 손꼽히던 지역이 부동산시장에서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역별 시장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보기로 하자.
조선특구 투자협약으로 50%이상 상승한 거제
거제는 조선산업 호황 덕을 가장 많이 본 지역이다. 세계1~3위의 조선소가 몰려있는데다, 거가대교 건설, 대전-통영간고속도로 거제연장 등 인프라 구축이 맞물리면서 땅값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하게 형성된 곳이다.
이번 STM과 조선특구 협약을 체결하면서 하청면 일대는 땅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체결 이전 평당 50~60만 원 가량 했으나 현재는 평당 80만 원선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농로를 접하고 있는 토지도 평당 20~30만 원선이다. 하청리 일대 주거지역은 평당 100만 원선이며 계획도로와 접하고 있는 토지는 평당 60~70만 원이다. 하청면 일대는 거제시에서 상대적으로 땅값은 낮은 편이다.
땅값은 상승했지만 현지에서는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다. 이전에 대주건설과 조선특구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가 깨진 적이 있어서 ‘과연 될 것인가?’하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또한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지역도 있기 때문에 지역특화발전특구법에 의한 특구지정이 되지 않으면 개발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관이 나서 토지투기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남해
남해군은 지방산업단지 조성을 지역발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면 일대는 2차선 도로를 접하고 있는 토지의 경우 평당 20~30만 원 선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초기에는 매수세가 형성되었으나 행정관청의 강력한 단속의지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어 있다. 7월 3일 남해군은 남해경찰서, 진주세무서와 함께 부동산중개업 간담회를 열어 투기세력의 원천봉쇄를 선언한 상황이라 투자성 거래가 힘든 상황이다.
율촌산단보다는 주변 호재에 의해 움직이는 광양
광양은 조선소 건설에 따른 투자보다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개발과 인근 한 여수 EXPO에 따른 투자수요가 많다. 율촌산단 주변지역은 평당 5~10만 원선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전보다 2~3배가 상승했다. 하지만 현재는 호가만 형성되어 있을 뿐 거래는 되고 있지 않다.
바다조망권이 좋은 해롱면 일대 별장, 전원주택 부지는 평당 30만 원 선을 호가하기도 하며, 임야는 평당 7~8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광양 땅값은 경제자유구역의 개발속도와 연말에 파리에서 발표예정인 EXPO 개최지 발표에 따라 큰 변동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화양지구 개발이 시작되었고, 삼성 이건희 회장이 소라면 일대 2만평을 매입하면서 투자수요가 촉발된데 이어 EXPO가 개최되면 폭발성이 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투자유망지역으로는 낭도 등으로 바다조망이 가능한 토지가 평당 5~6만 원에 불과해 투자처로는 제격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EXPO 개최에 따른 영향은 이번 ‘평창효과’에서 보듯이 선정이 되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조선타운보다는 우주센터건설이 주목받는 고흥
현재 고흥군은 조선타운 협약에 따른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나로도에 건설 중인 우주센터 건설에 따른 효과와 각종 연륙교 건설에 따른 호재지역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타운 인근 지역은 시세가 다른 곳에 비해 낮다. 바다조망권이 좋은 관리지역 토지로 도로를 접하고 있으면 평당 10만 원 선이며, 조망권 확보가 되지 않으면 평당 5만 원 내외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신매립지의 주거지역은 평당 30만 원 선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데, 현 가격은 10여 년 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조선타운 협약에 따른 기대심리로 부재지주들의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조선소 건설 기대에 따른 호가 상승과 문의만 있을 뿐 거래는 잘 되고 있지 않다.
고흥군은 2008년 완공예정인 우주센터와 조선소 착공시점이 맞물리면서 낮은 땅값에 기댄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현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2005년 이후 살아나지 않는 토지시장 진도
진도 군내지방산업단지 주변은 산업단지로 들어가는 해안도로변 관리지역 토지는 평당 20만 원선이며, 아래쪽은 평당 15만~18만 원 선이다. 땅값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다조망권이다. 바다조망권이 없는 토지는 도로변 관리지역일지라도 평당 5~6만 원 선에 호가가 형성되어 있다.
군내면 지방산업단지 주변의 현 시세는 2005년 초에 형성된 가격이다. 전라남도에 의한 J-project가 추진되었던 해남군 화원읍과 산이면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자 인근 황산면으로 투자처를 이동했고, 이후 진도까지 흘러가 가격을 급상승시켰다.
주요 매수자는 수도권과 부산, 울산 거주자들이 많았는데, 부산, 울산의 경우 조선산업 호황으로 인한 땅값상승 영향을 체험했기 때문에 다른 지역 거주자보다 거부감 없이 시장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후 진도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단기 급등에 따른 매수세 실종현상을 지금까지도 겪고 있는데, 산업단지가 본격 착공되면 가격이 재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땅값상승을 억제시킨 해남과 신안
해남은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건설 중이다. 조선소가 들어서는 화원면 구림리 일대는 평당 30~40만 원 선이다. 바다조망이 가능하지 않는 토지는 평당 10~15만 원이다. 이 가격은 2002년 시점 조선소 건설 루머가 돌기 시작할 때 상승한 가격에서 평당 10~15만 원 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해남 대한조선은 2008년 완공예정인데 고용인원만 3만 명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밝히고 있는데, 이럴 경우 가족을 포함한 정주인구는 10만 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배후단지 조성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베일에 쌓여 있는 형국이다.
해남은 관광레저형기업도시 지역으로서 개발이 진행 중인데, J-project가 발표되면서 화원면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현재 토지거래는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으며 호가 위주의 소폭상승을 한 상황이다.
신안조선타운이 건설되는 신안군 압해면 가룡리 일대는 투자협약이 체결되자 땅값이 3배 정도 급상승했다. 가룡리는 압해면에서도 땅값이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투자협약 이후 평당 3~4만 원에서 10만 원선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외지인의 취득이 불가능해 실제 거래는 많지 않다. 압해면은 목포와 압해대교(연륙교) 공사가 2008년 완공예정에 있고, 무안군 운남면과 연결하는 운남대교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신안군청이 신장리 일대로 이전하면서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등 다양한 호재가 중첩되어 있고, 목포와 전남도청이 이전한 남악신도시, 그리고 무안국제공항과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조선소 건설과 그에 따른 주거지역 등 개발면적이 가장 큰 압해면은 면 전체 면적이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대형호재가 즐비해 땅값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불법 내지는 편법적 방법이 아니면 토지취득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조선업 호황이 계속 이어져야 토지시장 활성화 지속
조선소 건설과 그에 따른 조선타운이나 배후시설 건설은 지역 토지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조선소 완공과 가동에 따른 고용창출효과와 인구증가, 경제적 파급효과는 조용한 지역에 지역경제 발전의 파열음을 크게 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장상황이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우선 조선소 건설을 위해 많은 지역이 공유수면 매립을 해야 하는데, 해남의 경우 해양수산부에서 공유수면 허가를 일부만 내줘서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한 특구 지정으로 인한 개발행위 의제를 받아야 개발이 원활하게 추진되는 특구 지정은 여러 지역이 경쟁하면서 특구 선정에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특히 현재의 조선산업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이 이들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이 되고 있다. 혹자는 2010년이 되면 중국에 추월당하면서 조선산업의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고, 혹자는 향후 7~8년 이상은 지금과 같은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저임금에 기초한 단가경쟁과 일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국 조선산업이 나가야 할 길은 험난을 예고하고 있다. 만약 조선산업이 불황에 접어들 경우 현재의 설비투자가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고, 연쇄적 파산까지도 불러 올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지역은 회복하기 힘든 심리적, 경제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개발지역이 남해안지역에 밀집되어 있어 수도권과 접근성이 떨어져 있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즉, 가수요의 원활한 진출이 봉쇄되어 있는 현 규제상황에 지리적 배타성까지 더해지면서 현장의 호재가 수도권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일부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외지인의 토지거래가 어렵다는 것도 투자에 나서는데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개발재료가 중첩된 곳을 골라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남해안 지역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첫째, 개발이 확실하게 진행되는 곳을 노려야 한다. 투자협약은 사업진행과정에서 축소 또는 폐기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진행속도를 봐가면서 확실하게 착공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
둘째, 평단가가 싼 매물을 선택해야 한다. 평단가가 너무 비싸면 환금성에 제약을 가져올 수 있다. 토지에 대한 관리가 용이한 지역에 거주하면 모르거니와 그렇지 않다면 절대적으로 싼 토지를 잡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면서 환금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다른 개발재료가 중첩되어 있는 곳이 좋다. 한 가지 호재에 의존하기에는 그 호재가 실현되지 않았을 경우 입을 수 있는 타격은 예상보다 깊다. 10년 이상 가격상승은 물론 토지매매도 어려운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지방토지시장이다. 따라서 조선산업이 아니더라도 땅값상승 여력이 있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넷째, 지방에 대한 인식을 과감하게 깨야 한다. 지방 중에는 의외로 상승여력이 많은 곳이 있다. 하지만 관념적, 인식의 장벽으로 등한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투자기회 자체를 스스로가 국한시켜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다. 따라서 인식의 틀을 벗어던지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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