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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뚝, 문 닫고 투잡 뛰어요" 애끓는 공인중개사들

복돌이-박 창 훈 2022. 8. 9. 05:51

"거래 뚝, 문 닫고 투잡 뛰어요" 애끓는 공인중개사들

 

 

"거래 뚝, 문 닫고 투잡 뛰어요" 애끓는 공인중개사들

[땅집고] “전세 찾던 분들이 월세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수익도 줄 수밖에 없죠. 요즘 아파트 월세 1건 거래하면 수익이 150만~200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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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전세 찾던 분들이 월세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수익도 줄 수밖에 없죠. 요즘 아파트 월세 1건 거래하면 수익이 150만~200만원 정도인데, 이마저도 한 달에 1건 거래될까 말까예요. 상가 임대료 내고 나면 생활비도 안나와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5일 오전 찾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한산했다.

입구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에 접한 1층 점포들은 1~2곳을 제외하면 공인중개사무소가 일렬로 들어차 있다. 외벽에 붙어있는 전단지에는 ‘급전세·급월세·급매매’라는 문구가 가득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무소 중 손님과 상담을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헬리오시티 A동 상가 1~2층은 전체 148개 호실 중 공인중개사무소만 6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날 오전 11시쯤 A동 공인중개사무소에 손님이 들어와 상담 중인 사무실은 3곳도 채 되지 않았다.

공인중개사무소 간판이 걸려있지만 불이 꺼지고 문이 잠겨 있는 점포도 많았다. 아예 폐업해 공실로 남은 점포, 상가 내 다른 호실로 이전한 중개사무소도 눈에 띄었다.

■ “생활비도 안나와…손님 뚝 끊겨 문 닫고 투잡 뛴다”

 

가락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해 2018년 입주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가구 수가 9510가구로 서울에서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다. 2018년 입주 전후로는 전월세 매물을 알아보려는 세입자와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로 공인중개사무소에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고, 사람도 북적였다. 하지만 최근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헬리오시티는 작년 1~5월 95건이던 매매 거래량이 올해 같은 기간 26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공인중개사 김윤아(가명) 씨는 헬리오시티 상가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다 올해 초부터 다른 일을 구해 이른 바 ‘투잡’을 뛴다고 했다. 손님이 뚝 끊겨 일주일에 2일만 공인중개사무소 문을 열고, 3일은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헬리오시티 상가 지하층의 경우 월 임대료가 50만원, 1층은 200만~300만원 수준이고, 관리비 등 부대 비용까지 합하면 공인중개사무소 운영비가 400만원은 훌쩍 넘는다”며 “한 달에 적어도 전월세 거래를 저렴한 기준으로라도 2~3건 정도는 해야 생활비가 나오는데, 요즘 같은 시기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헬리오시티 상가 1층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또다른 중개사는 “주택 거래 외에 다른 종류의 부동산 업무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없이 버티고 있지만, 주택만 전문적으로 하는 부동산 사장님들은 어려움을 호소하신다”며 “매매거래, 전세, 월세 거래 모두 뚝 끊겨버렸다”고 했다.

비단 헬리오시티뿐만이 아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공인중개사무소는 개업 1만249건, 폐업 1148건, 휴업 81건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월별 기준으로 개업은 가장 적고 폐업은 가장 많았다. 폐업은 지난 5월(727건) 대비 57.9%나 늘어나 올들어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섰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지역은 한 군데도 없었지만, 지난달 급증한 것이다. 개업은 올해 1월 1993건에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 1249건까지 줄었다. 서울 공인중개사도 한달 사이 314곳이 폐업했다.

■ ‘낮은 수수료·금리인상·거래절벽’…3중고

부동산중개업계에선 이 같은 불황이 지난 정부의 수수료율 조정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정부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다는 이유로 수수료율을 조정했다. 거래 금액별로 0.5~0.9% 수준이었던 수수료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0.4~0.7%로 낮아졌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시세 10억원의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 기존 중계수수료는 9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500만원 정도로 감소했다.

최근의 금리 인상도 공인중개사들에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공인중개사들의 생계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전세보다 월세 보증금이 절반 이상으로 낮기 때문에 월세 거래만으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가 없다. ‘헬리오시티’의 경우 84㎡ 신규 전세는 11억~12억원대인데, 월세는 보증금 2억~3억원대에 월 임대료가 200만~400만원대다. 게다가 거래절벽으로 매매는 실종되고, 전월세 거래 중 대부분은 갱신거래가 늘어 거래량도 훨씬 줄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는 집값이 하락하거나 거래량이 줄어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공인중개사들의 생존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동산 중개수수요율을 낮췄다”며 “당장 부동산을 비롯한 경기 회복이 쉽지 않아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공인중개사들의 입장도 고려해 수수료율 조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김리영·전현희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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