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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7월 금리 쓰나미, 더 센 놈이 온다③]DSR 규제 속 한도 늘리려 만기 확대, 월 원리금↓ 총 이자↑

복돌이-박 창 훈 2022. 7. 1. 08:44

[머니S리포트-7월 금리 쓰나미, 더 센 놈이 온다③]
DSR 규제 속 한도 늘리려 만기 확대, 월 원리금↓ 총 이자↑

 

 

5억 대출에 이자만 5.8억… '40년 주담대' 괜찮나 - 머니S

[소박스]◆기사 게재 순서① '금리 역습' 아파트 시세차익, 이자로 날린다② "고소득자만 돈 빌리세요"… 규제 풀어도 저연봉자 '대출 절벽' ③ 5억 대출에 이자만 5.8억… '40년 주담대' 괜찮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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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대출에 이자만 5.8억… '40년 주담대' 괜찮나

 

편집자주|올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된다. 정부가 무주택자의 내집마련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80%까지 완화했지만 이마저도 고소득자만 수혜를 입는 정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DSR 규제 속 대출자들의 한도를 늘리기 위해 은행들은 40년 만기 주담대까지 출시했지만 총대출이자가 원금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이자가 폭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가계와 기업빚이 국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2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7월 대출 시장은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올 4~5월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속속 출시한 가운데 대출자들이 만기 선택권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올 7월부터 총 대출액이 1억원을 넘는 대출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인해 만기가 길수록 대출 한도가 늘고 매달 은행에 내는 원리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만기가 길어지는 만큼 총 대출이자도 급증해 이자가 원금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집값이 떨어지면 '빚의 노예'로 전락할 수도 있다.

 

10명 중 4명 선택한 40년 주담대머니S가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 4곳이 지난 6월 1~20일까지 신규 취급한 주담대 중 40년 만기 상품 비중을 건수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16.7~52.4%로 나타났다. 단순 평균으론 36.28%에 달했다. 6월 주담대를 받은 10명 중 4명은 40년 만기를 선택한 셈이다. 앞서 지난 4월 21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은 5월부터 주담대 최장 만기를 기존 33~35년에서 40년으로 늘렸다.

이처럼 은행들이 40년 만기 주담대 시대를 연 것은 DSR 규제 강화와 관련이 깊다. 올 1월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개인별 DSR 규제가 적용됐는데 올 7월부터는 해당 규제 대상이 1억원 초과 대출자로 확대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으면 은행에서 더이상 돈을 빌릴 수 없다. 따라서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대출자가 갚아야 할 연간 원리금이 줄어드는 만큼 DSR도 낮아져 대출자 입장에선 대출한도에 여력이 생기는 효과가 생긴다. 그만큼 은행들은 대출자에게 더 많은 돈을 빌려줄 수 있다.

가령 연봉이 5000만원인 직장인 A씨가 원리금균등상환방식에다 4.5%의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대출 만기가 30년일 경우 DSR 40% 만족하려면 대출가능 금액이 약 3억3000만원이지만 대출 만기가 40년으로 늘어나면 약 3억7000만원까지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대출 한도가 약 4000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A씨가 대출 한도를 늘리지 않고 3억3000만원을 40년 만기로 대출을 받으면 월 원리금은 148만3557원으로 30년 만기(월 원리금 167만2062원)를 선택했을 때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매월 약 19만원 줄어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비가 많아 매월 갚는 원리금이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40년 만기를 주로 선택했다"며 "대출 한도를 더 받고 싶은 고객들도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DSR 규제 속에서도 대출자산을 늘려 이자이익을 벌어야 하는 만큼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40년 만기 확대'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올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한 것도 DSR 규제 영향이 컸다. 올 1~5월 이들의 가계대출 감소액은 7조991억원에 이른다. 은행들이 분할상환 신용대출의 최장 만기를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40년 주담대 인기 있나… 갈아타려면시중은행들이 40년 주담대를 출시한 지 한 달 가량 지났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꽤 긍정적인 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0년만기 주담대를 출시한지 두달 가까이 됐는데 신규 취급 주담대 중 40년 만기 비중이 40%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사를 보고 온 고객들의 관심도 커서 관련 주담대 상담이 많아지고 있고 최근들어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을 방문해 주담대 상담을 한 직장인 B씨는 "어차피 30년 안에 주택을 처분할 생각이라 대출 한도가 더 나오고 월 원리금 상환 부담이 낮은 40년 만기 주담대가 더 낫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담대 이용자도 40년 만기로 갈아탈 수 있다. 가령 30년 만기로 주담대를 받은 대출자가 40년 만기로 갈아타고 싶은 경우 기존 대출을 갚고 새 대출을 받는 '대환 대출' 형식으로 대출을 갈아타면 된다.

다만 중도상환수수료를 감안해야 하는데 대출기간이 3년을 지났다면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대출기간이 3년 이내일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는 중도상환원금에 수수료율을 곱한 뒤 여기에 대출기간(3년을 잔존일수로 나눈 값을 곱해 산정한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율은 1.1~1.4% 수준이다.

신한은행에선 대환대출이 아닌 만기연장 방식으로 40년 주담대를 갈아탈 수 있다. 기존 금리 조건을 유지하면서 대출기간을 5년 확대해 최장 40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담대 기간이 15년이면 20년으로, 35년이면 40년까지 확대할 수 있다.

30년이든 40년이든 만기가 달라도 주담대 금리가 같다는 점도 40년 만기 비중을 높이는 요인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경우 신규 취급액 코픽스를 기준으로 혼합형 주담대의 경우 은행채(AAA등급·무보증) 5년물을 기준으로 금리가 산정되기 때문에 만기가 달라도 모두 같은 금리를 적용한다.
총대출이자 급증 부담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대출기간이 늘면 늘수록 은행에 내는 총 대출이자가 크게 증가한다.

연 4.5%의 금리로 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5억원의 주담대를 빌릴 때는 총 대출이자가 4억1203만원으로 원금의 82.4% 수준이지만 만기가 40년으로 길어지면 총 대출이자는 5억7895만원으로 원금의 115.8% 수준까지 늘어난다. 대출 원금보다 이자가 더 많아지는 셈이다.

일각에선 대출이자가 원금을 뛰어넘더라도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세를 감안하면 집값 상승세가 대출이자 증가분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집값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맞물려 집값이 하향세로 접어들면 집을 처분하지 못해 주담대를 중도에 상환하지 못하고 평생 은행 빚의 노예로 살아야 한다는 불안감도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40년 만기 주담대는 대출자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줬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지만 만기가 길수록 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어 리스크가 커진다"며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대출을 더 받기 위해 40년 만기를 선택할 지 여부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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