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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양상…증시는 어디로[오미주]

복돌이-박 창 훈 2022. 6. 9. 08:26

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양상…증시는 어디로[오미주]

 

 

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양상…증시는 어디로[오미주] | 줌 투자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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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세계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입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은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 세계은행은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언급했다.


"인플레, 높은 수준 유지할 것"

 

옐런 장관은 이날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에 참석해 미국이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했으며 공급망 문제는 지속되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공급에 불균형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인플레이션이 하락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가 지난 3월에 제시한 올해 평균 인플레이션 전망치 4.7%도 상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지난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발언한데 대해서는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란 점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적 붕괴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일시적이란 단어보다 더 나은 표현을 사용했어야 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우리가 엄청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지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현재 우리 경제의 최우선 문제이며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최근 수개월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식량과 연료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 가격을 끌어올려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다시 고점 위협하는 유가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초 고점을 치고 안정되는 것처럼 보였던 유가는 다시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이날 0.8% 오른 119.4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8일 이후 최고치다.

영국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0.9% 오른 120.5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유 공급이 여전히 빠듯한 상황에서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OPCE(석유수출국기구)에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을 합한 OPEC+는 지난주 7~8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64만8000배럴로 기존보다 50% 늘리기로 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증산에도 원유 부족분을 채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919달러로 5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1년 전 3.053달러에 비해 거의 2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쌓이는 내구재 재고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둔화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4월 미국의 수입액이 전달에 비해 3.4%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수입이 줄었다며 미국 내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날 유통업체 타겟은 재고 과잉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며 실적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할인 판매로 재고를 빨리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타겟이 할인 판매하는 품목은 식료품 같은 생필품이 아니라 내구재 등 재량적 소비재이다.

투자회사 레이몬드 제임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유통업체의 가구와 가전제품, 가정용 도구 등의 재고는 판매량의 1.75배 수준이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1.25배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재고 증가는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요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러한 내구재는 소비자 물가지수(CPI)의 22%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CPI의 거의 60%를 차지하는 서비스 요금은 여전히 급등세다. 특히 항공요금은 지난 4월 한달에만 18% 올랐다. 생필품인 식료품 가격과 연료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헤지펀드 매니저인 댄 나일스는 지난 2일 CNBC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상품에서 서비스로 소비 지출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며 "코로나 팬데믹 수혜업종인 넷플릭스에서 여행, 레저, 숙박, 항공 등으로 돈이 이동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따라서 그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돼도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서비스 가격은 당분간 하락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스태그플레이션 언급한 세계은행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세계은행은 이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에 제시했던 4.1%에서 2.9%로 대폭 낮췄다.

특히 현재 경제 상황이 오일 쇼크와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치솟았던 1970년대의 고물가-저성장 상태와 닮았다고 진단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수년간 인플레이션은 평균을 웃돌고 성장률은 평균을 밑도는 경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오는 10일 발표되는 지난 5월 미국 CPI(소비자물가 지수)는 현재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잣대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CPI 상승률은 1년 전 대비 8.2%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3월에 8.5%로 고점을 친 뒤 4월 8.3%에 이어 더 낮아졌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6.5%에서 지난 4월 6.2%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 5월에는 5.9%로 더 내려갔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3일 CNBC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단지 한 달만의 숫자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설사 고점을 쳤다 해도 유가는 다시 슬금슬금 오르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내구재는 재고가 쌓이며 수요가 둔화되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어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양상을 보인다는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증시는 우려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는 증시가 타고 올라가기에는 너무 높은 벽으로 보인다.

따라서 증시는 일단 오는 10일 지난 5월 CPI를 확인한 뒤 지난 5월19일 바닥을 유지한 채 반등 시도를 계속할지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틀지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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