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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후 최대 ’퍼펙트 스톰’ 몰려온다…尹정부, 위기대응 모드로 출범

복돌이-박 창 훈 2022. 5. 4. 07:41

2008년 금융위기 후 최대 ’퍼펙트 스톰’ 몰려온다…尹정부, 위기대응 모드로 출범

 

 

2008년 금융위기 후 최대 ’퍼펙트 스톰’ 몰려온다…尹정부, 위기대응 모드로 출범

2008년 금융위기 후 최대 퍼펙트 스톰 몰려온다尹정부, 위기대응 모드로 출범 경제지표 상당수 금융위기 때와 유사 1300원 다가간 환율연속 무역 적자 尹정부, 국정과제 곳곳에 경제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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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상당수 금융위기 때와 유사
1300원 다가간 환율…연속 무역 적자
尹정부, 국정과제 곳곳에 ‘경제’ 담아

 

다음달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최근 발표된 무역수지, 소비자 물가상승률 등 경제지표들이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이후 최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월 무역수지 적자는 66억7000만달러로 2008년 같은 기간(70억1800만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8%를 기록하며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5년을 마감하고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경제위기와 함께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으로 불리는 초대형 경제위기가 몰려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이 2008년에 앞서 고물가·저성장 바탕의 퍼펙트 스톰을 마주한 건 1997년 외환위기 때였다. 그 당시의 강력한 경제 위기가 또 나타날 수 있을 만큼 현재 국내외 경기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이종화 한국경제학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 많은 경제학자가 퍼펙트 스톰을 경고하고 있다.

 

출범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윤석열 정부에 이런 경기 여건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위기감을 드러내듯 새 정부는 전날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 상단에 경제 관련 정책을 대거 나열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악재가 산적한 올해를 어떻게 버텨내느냐에 따라 윤 정부의 5년이 결정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환율·식품·에너지·무역…모든 지표가 2008년 닮은꼴

 

2022년 한국 경제에서 14년 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두려움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환율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3일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2.6원 오른 1267.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으로 1272.5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은 “1300원을 돌파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건 2008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2022년 환율 상황이 2008년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원화 가치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와 중국의 도시 봉쇄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꾸준히 하락 압력을 받는 중이다.

 

모든 경제 지표의 인과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보니 환율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관련 경제지표도 2008년을 향해 간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품류 가격이 대표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소맥·호밀 등 밀 수입량은 42만9000톤(t), 수입액은 1억7245만달러로 집계됐다. t당 가격은 402달러다. 밀의 t당 가격이 400달러를 넘은 건 406달러를 기록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미 2008년을 뛰어넘은 품목도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로 수입된 팜유의 t당 가격은 1453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도 팜유 수입 가격 최고액은 t당 1316달러였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된 배경인 에너지 물가 상승도 마찬가지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 시장 상황을 2008년으로 끌고 가는 형국이다. 일례로 지난달 18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열량단위(Mmbtu)당 8달러를 돌파했다. 2008년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도 3월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출 금지 논의가 유가를 자극했다.

 

이 모든 상황의 결과로 볼 수 있는 무역 성적표가 14년 전으로 회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 누적치는 66억1900만달러다. 이는 2008년 1~4월(-70억1854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 새 정부 국정과제 중심에 ‘경제 활성화’…위기대응 모드 가동

 

이달 10일 정식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로선 국정 운영 출발점부터 퍼펙트 스톰 위기라는 커다란 장애물을 만났다. 새 정부의 위기의식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고스란히 담겼다. 인수위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동반한 경기 침체)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경제 위기 극복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과제 상당수를 전진 배치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은 새 정부의 국정운영 원칙으로 ‘국익·실용·공정·상식’을 제시하며 경제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고 규제 개혁, 금융 시스템 혁신, 금융 과세제도 합리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차기 정부는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전략회의와 민·관·연 합동 규제혁신추진단(가칭)을 통해 적극적으로 규제를 개혁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전(全) 과정을 현장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혁신 성장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은 늘린다.

 

또 새 정부는 자본시장 위축을 막기 위해 개인 투자자에 대한 국내 상장 주식 양도소득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투자 수익과 관련한 과세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법제화한 이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인 대기업 총수 친족 범위도 종전 6촌에서 4촌으로 좁힌다. 기업 부담을 줄여 공격적인 경영 활동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이밖에 인수위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 수출액을 2027년까지 30% 이상 늘리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 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를 맞이하는 윤석열 정부의 위기감은 정부 인석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윤석열 당선인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후보자,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거물 경제관료 출신들을 정부 요소요소에 배치했다.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경제관료를 기용한 것은 과거 정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포석이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경제관료들을 국정 운영 전면에 내세운 것은 최근의 경제 상황을 경제위기 초입이라고 판단한 윤석열 당선인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집권 초 경제 위기 국면을 잘 대응하는 게 임기 5년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이끌어가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