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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視覺] 집값이 ‘미친’ 진짜 이유

복돌이-박 창 훈 2022. 4. 12. 08:29
[전문가 視覺] 집값이 ‘미친’ 진짜 이유  

 

 

[전문가 視覺] 집값이 ‘미친’ 진짜 이유   - 대한전문건설신문

한국은 집값 때문에 ‘미치는’ 나라다. 서울은 집값 때문에 수요자들이 ‘미치고’ 시골은 집값 때문에 공급자들이 ‘미친다’. 어느 지역이고 어느 한쪽은 ‘미친다’는 결론이 되겠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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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집값 때문에 ‘미치는’ 나라다. 서울은 집값 때문에 수요자들이 ‘미치고’ 시골은 집값 때문에 공급자들이 ‘미친다’. 어느 지역이고 어느 한쪽은 ‘미친다’는 결론이 되겠다. 서울 집값은 너무 비싸다. 영토가 좁아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정확히 말하면 영토를 좁게 쓴 결과이다. 고전경제학에선 세상 모든 가격들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집값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론 시각은 다르다. 가격 결정에 있어 수급도 중요하지만 ‘상호작용’도 중요하다고 본다. 상호작용은 이런 것이다.


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너도나도 친구 따라 ‘강남’을 가면 ‘강남’ 땅값은 치솟게 된다. 그 상호작용을 미리 헤아리는 것이 전략적 사고이다. 수요자들이 전략적 사고를 하면 엉뚱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코로나가 번져 마스크가 가장 필요할 때 마스크 사재기가 나타난다. 누군가는 마스크를 실제 사용하려고 구매한 것이 아니고 되팔려고 구매했다고 한다. 그 사재기로 인해 가장 큰 피해자는 마스크 실수요자들이다.

문제는 투기수요다. 투기는 무조건 나쁠까?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은 잘못이 아니다. 핵심은 투기가 발생하는 이유다. 쉽다. 투기를 통해 돈을 벌기 쉬우면 투기가 발생한다. 그 결과 가격에 거품이 낀다. 거품은 가격을 실제가치보다 높아지게 한다. 서울 집값이 전형적인 거품이다. 집값 거품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들은 주택 실수요자들이다. 즉, 집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집이 꼭 ‘필요한’ 사람들은 집이 ‘없는’ 사람들이지, 집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인수위는 집값 상승의 원인을 공급부족으로 파악하는 것 같다. 규제완화를 약속한 이유다. 재개발 재건축도 거론된다. 세제도 달라질 조짐이고 담보대출도 더 쉬워질 전망이라고 한다. 한국의 ‘미친’ 집값은 수급 문제가 아니다. 전략적 사고 때문이다. 정책이 변할 때 ‘신호’가 강해진다. 그 신호는 수요자들로 하여금 행동계획을 수정하게끔 한다. 당초 집을 팔려고 계획했던 사람들이 팔지 않고 기다리기로 마음을 바꾼다. 기대심리 때문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것처럼 기대심리도 따라간다.

또다시 역설이다. 그렇게 되면 공급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집값이 상승할 수도 있다. 공급확대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생각은 조심성이 필요하다. 주택수요엔 미시적 동기와 거시적 동기가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미시적 동기라고 하면 거주를 통해 효용, 즉 행복감을 얻으려는 것이다. 거시적 동기라고 하면 자산 증식을 위해 주택을 거래하는 것이다. 그 거래차익이 예금 이자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투자도 되고 투기도 된다. 표현만 다를 뿐이다. 같은 현상을 놓고 집이 많은 사람들이 볼 땐 투자이고 집이 없는 실수요자가 볼 땐 투기이다. 그 현상의 문제는 한 곳에 몰린다는 것이다.

분산이 필요하다. 서울 집값이 ‘미친’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과 경쟁할 수 있는 도시가 없어서다. 지금 한국은 서울 중심 일극체제이다. 세종시의 지향점은 그 일극체제를 다극체제로 바꾸는데 맞춰져야 한다. 그게 국토균형 발전의 시작이다. 흔히 균형발전이라고 하면 모든 지역들이 균등하게 발전해야 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불가능하다. 가능한 건 전략적으로 서울만큼 경쟁력 있는 도시를 ‘최소한’ 하나 더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들이 자동 조정되고 소란거리도 사라지게 된다. 이름하여 자동조정 메커니즘이다. 그 결과 서울도 지역도 모두 이롭다. 그게 바로 진정한 국토균형발전 전략이다.

[이양승 군산대 무역학과 교수]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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