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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3대 변수' 점검… '미시적 관점' 가져야

복돌이-박 창 훈 2020. 1. 21. 08:01

부동산시장 '3대 변수' 점검… '미시적 관점' 가져야


정부가 ‘집값잡기’를 위한 초강경 정책들을 쏟아 내면서 부동산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부동산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은 올해 내집 마련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종합 경제전문지 <머니S> 주최로 열린 ‘제15회 머니톡콘서트-경자년 주식·부동산 투자 세미나’에서 ‘2020년 부동산시장 트렌드와 대처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서울, 수도권 대대광은 과열권에 진입했다”며 “고가주택과 재건축은 12·16 대책으로 앞으로 3~6개월 정도는 조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자년, 부동산시장 떠오른 3대 변수  

박 위원은 올해 부동산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3대 변수로 ▲4월 총선 ▲기준금리 인하 ▲전월제 상한제·계약갱신 청구권 도입 가능성 등을 꼽았다. 먼저 이번 총선 공약이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지켜봐야 한다.  

부동산114의 ‘역대 총선 전후 아파트 매매가격 추이’에 따르면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다가 2016년 20대 총선부터 크게 올랐다. 당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0.00%에서 7월 0.36% 상승세로 반전했다. 2008년 아파트값이 뉴타운 개발공약 같은 폭발적인 이슈에도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총선과 부동산시장의 상관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박 위원은 “총선은 1회성 이벤트”라며 “부동산 투자 시 큰 무게를 두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사장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의 향방도 눈 여겨 봐야 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3년1개월 만에 연 1.75%에서 1.50%로 내렸다. 이어 지난 10월 1.25%로 인하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43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열린 '제15회 머니톡콘서트'에서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이 '2020년 부동산시장 트렌드와 대처법'을 강연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시중에는 갈 곳을 잃은 부동자금이 넘쳐나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갈 조짐을 보인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시중 부동자금은 1083조5808억원에 달하며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2000조원을 돌파했다.  

박 위원은 “주택구입 시 대출 레버리지를 많이 쓰는 데다 집이 하나의 투자상품이 되면서 부동산시장이 갈수록 금리에 민감해지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부동산시장에 자금이 유입돼 상승폭을 키울 수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시행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처리 여부도 변수다. 계약갱신청구권은 2년 거주한 세입자가 원하면 1회에 한해 2년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고 전월세상한제는 전셋값 인상폭을 5% 이내로 제한한다. 

박 위원은 “계약 갱신청구권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전월세상한제의 병행이 필요하다”며 “당정은 계약 갱신청구권을 언급했지만 이후 전월세 상한제도 동시에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편향 경계, 82년생 소비패턴 주목 

올해 내집 마련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박 위원은 “지속성에 편향하는 관점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오른 주택이 내일도 오른다는 생각을 버리고 주택값이 덜 상승한 지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매매가격 전망은 약보합, 수도권과 서울은 강보합, 5개 광역도시와 기타지방은 약보합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주택가격 전망 상승률을 전국 –0.8%, 수도권 –0.3%, 서울 1%, 지방 –1.2%로 내다봤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43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열린 '제15회 머니톡콘서트'에서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이 '2020년 부동산시장 트렌드와 대처법'을 강연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박 위원은 “무주택자는 전국 주택매매 통계 보다 지역 통계에 관심을 기울여 한다”며 “단기간 가격이 오른 지역은 피하고 그동안 오르지 않았던 지역에서 매수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즉, 거시보다 미시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2020년 부동산시장을 관통하는 메시지로 ‘82년생 김지영 세대와 공감하라’를 제시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김지영은 주로 도심과 역세권, 새 아파트를 선호한다. 전원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존재하는 기성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소비 패턴을 갖고 있다.

주택 구입시기도 빨라졌다. 2018년 국토연구원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첫 집 구입시기는 43.3세로 올라섰다. 2017년 43세보다 0.3세, 2016년(41.9세)과 비교하면 2년 새 1.4세 높아진 것이다. 

박 위원은 “젊은층의 아파트 구입시점이 빨라지고 새 아파트 선호현상이 뚜렷해질수록 분양시장은 꾸준히 인기를 끌 것”이라며 “자칫 과도한 빚 부담으로 부모 세대에 이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가투자는 높은 수익률을 경계해야 한다. 기대수익률이 대출없이 자기 돈으로 투자한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넘는지 따져봐야 한다. 연 6% 이상 고임대료는 조작 가능성이 검토해야 한다.

은퇴자의 로망으로 불리던 꼬마빌딩도 투자수익률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KB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 꼬마빌딩 거래는 81%다. 공급 급증에 따라 공실관리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박 위원은 “선임대 상가, 수익률 보장한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며 “비표준화된 부동산은 투자 타이밍보다 가치를 보고 접근하며 파도타기보다 내재가치를 중요하게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은 “올해는 부동산 투자 시 무리한 투자보다 자산 리모델링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부동산 정보도 선별해야 한다. 검증이 안된 정보로 무작정 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볼 수 있어서다.

박 위원은 “프랑스 건축학자 르 코르뷔제의 말처럼 주택은 그 시대의 문제가 됐다”며 “수많은 정보의 호수 속에서 나 만의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극적인 투자정보는 가격 줄세우기를 조정하고 부동산시장을 혼란에 빠트릴 뿐”이라며 “부동산시장을 비판하는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을 키워야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628호·제6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