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재테크②] 경자년 주식시장, 반도체 훈풍 부나?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한해 금융시장은 저성장·저금리·저물가로 불리는 ‘3저 환경’과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 정책속에서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주식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협상 합의로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반면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규제로 거래가 줄어 한동안 찬 바람이 불어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머니S>는 새해를 맞아 은행PB(프라이빗뱅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부동산 컨설턴트 등 수십명의 재테크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경자년 승기 잡는 ‘재테크 전략’을 알아봤다.<편집자주>
[2020 경자년 '승기잡는 재테크'-②] 주식시장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 후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영태 기자
반도체 ‘부각’ 바이오 ‘관망’… 4차산업업종도 부각
지난해 증시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미·중간 무역분쟁을 둘러싸고 글로벌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한 줄 한 줄에 따라 요동쳤고 12월이 돼서야 1단계 합의에 도달하면서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국내증시를 이끄는 반도체업종은 글로벌 불황 등으로 고전했고 코스닥에서는 바이오업종에서 잇따른 임상 실패 소식 등이 전해지며 불안심리가 높아졌다.
증권가에선 2020년 증시를 2019년보다 양호할 것으로 예측한다. 1월에 예정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 이어 2단계 협상까지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반도체를 필두로 4차산업 시대에 맞춰 플랫폼 등 기술테마주가 호조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머니S>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20명을 대상으로 ‘2020년 주식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예상 코스피밴드는 2100~2400선에 많이 몰렸다.
◆상반기 모멘템 부각… 美대선 최대 변수
설문 결과 조사 대상 중 85%(17명)가 올해 예상 코스피지수를 2100~2400선으로 답했다. 10%(2명)은 2400~2700선 수준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코스피가 1900~2200선이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올해 전망은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DB금융투자
2020년 코스피를 2000~2500선으로 전망한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중심점(2100선) 대비 26%의 이익증가율을 반영한 결과”라며 “정책공조에 기반한 경기회복 사이클로 주가 상승이 예상되고 정책효과의 시차가 2분기가량 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정책효과 투영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중국 재고의 재축척(Re- Stocking)과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개선에 따른 경기 소순환 사이클의 리바운드가 예상된다”며 “미국 실업률 갭을 감안했을 때 늦은 ‘경기 확장기 후반’(Late-Cycle)에 대한 우려는 올해 말쯤 부각될 수 있어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경기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이슈가 꼽혔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통화정책과 11월 대선이 대표적이며 홍콩 사태 악화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MSCI) 신흥시장(EM) 내 중국 A주의 추가확대 여부 등도 변수로 거론됐다.
정연우 대신증권 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은 합의(단계적 관세철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지만 무역분쟁 격화시 코스피 상승폭이 제한되고 상승세도 조기 종료될 것”이라며 “미국 통화정책은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겠지만 예상보다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사할 경우 채권금리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중국과의 무역분쟁은 격화될 것”이라며 “엘리자베스 워런이 민주당 후보로 지명될 경우에도 미국 대형 기술주, 금융주, 제약·바이오 업종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민주당 지명전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슈퍼 화요일(3월 3일)”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긍정적’… 바이오 ‘관망’
◆반도체 ‘긍정적’… 바이오 ‘관망’
올해 코스피에 대한 기대감은 반도체업종에서 비롯됐다. 응답자의 70%(14명)는 반도체업황을 ‘긍정적’으로, 25%(5명)는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국내 시가총액 1~3위인 삼성전자, 삼성전자 우선주,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총의 3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업황은 코스피지수의 바로미터가 된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센터장은 “내년 코스피 전체 이익은 반도체업종에 달려있다고 할 만큼 IT(반도체)업황 턴어라운드와 이익 개선이 중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 전자결제,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이 앞으로 2년간 반도체 대비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영호 KB증권 센터장은 “반도체업황이 개선되지 못한다는 것은 미국 투자가 회복되지 못한다는 의미로 국내증시 상승도 제약이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정부가 경기하강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가 금융시장의 관심사로 부각될 수 있고 정책에 따라 증시 향방과 수혜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DB금융투자는 올해 코스피 전망을 상대적으로 낮은 ‘보통’ 수준으로 예상했다. 장화탁 DB금융투자 센터장은 “올 상반기 디램 가격의 반등 여지가 관건”이라며 “만약 반등하지 않을 경우 실망 매물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닥을 좌지우지하는 바이오업종에 대한 전망은 온도차가 뚜렷했다. 응답자의 60%(12명)는 올해 바이오업종을 ‘보통’으로 바라봤고 ‘긍정적’과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센터장은 각각 20%(4명)씩이다.
긍정적으로 예상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시가총액 상위 대형 바이오기업들의 글로벌시장 진출에 따른 본격적인 이익증가가 예상된다”며 “한미약품, 지트리비엔티, 엔지켐생명과학,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임상2상, 임상3상을 완료할 예정이고 임상 성공 시 섹터 투자심리 개선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반해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이베스트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은 올해 바이오업황을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바이오업종은 변동성이 가장 큰 섹터로 이런 움직임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종목별로 옥석 가리기가 온전히 되지 않아 파이프라인과 관련된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어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와 바이오업종을 제외한 업종 중에선 기술테마, 플랫폼·콘텐츠 등 4차산업 관련 또는 수혜업종이 눈에 띄었다. 센터장 30%(6명, 복수응답)는 이와 관련된 종목을 눈여겨볼 업종으로 꼽았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유틸리티의 경우 한국전력 등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인한 턴어라운드가 전망된다”며 “콘텐츠 부문은 5G와 폴더블 디스플레이 확산과 신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출범에 따르는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통·식음료·뷰티 등 소비재업종 30% ▲자동차 및 소재·부품·장비 25% ▲항공·운수·조선과 금융·증권 15% ▲건설·철강 등 인프라업종 15% 등으로 나타났다.
SK증권의 경우 중국 관련 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미·중 무역협상 합의에 따른 위안화 강세, 중국의 소비강화 정책 등으로 국내 화장품업체, 면세점업체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중 관계도 갈등 국면이 조금씩이나마 완화되고 있어 관련업종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중국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중국은 미·중 1단계 합의로 이달 중 합의안에 서명할 예정”이라며 이는 중국 위안화 강세와 금리하락 중단, 수출 및 이익사이클의 조기 회복, 기존 수급 ‘빈집’인 경기민감 업종에 포괄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 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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