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들은 어떻게 3차 상승랠리를 이끌었나?
결과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 3차 상승랠리는 2019년 6월에 시작됐습니다. 강남 재건축단지의 경우 1~2월 바닥을 찍고 3월 바닥을 다지고 4월 반등했습니다. 6월 이후 지난 4개월간 수도권 핵심입지 신축 준신축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면서 거래량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가 지난 9월 셋째주 이후 서울은 2018년 9.13대책 이전 전고점을 돌파하는 신고가 행진이 숨가쁩니다. 주택시장에서 역대급 ‘태풍’이었다는 9.13대책은 1년만에 완전히 '소멸'됐습니다.
이번 상승랠리 분위기는 지역별 단지별 온도차가 커졌지만 2018년 8월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정부가 무주택자 다음으로 좋아하는 1주택자, 실수요자가 주도해서 말입니다.
지난 7월 26일 거래된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84타입 32억원이 신고기한 60일 채워 이번주에 신고됐습니다. 또 개포 디에이치아너힐즈가 26억원에 이번주에 실거래습니다.
왕십리뉴타운 센트라스 13.2억원,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13.5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한강조망 신축, 옥수 어울림더리버도 14.8억원에 거래됐습니다. 공덕자이도 13,7억원으로 신고가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분양권(입주권)인 고덕그라시움은 9월 24일 13.8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갱신했습니다.
이번 주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선 이번 3차 상승랠리에서 9.13대책 이전과 다른 특징들을 정리했습니다. 9.13대책으로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에서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데 대해 시장참여자들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특징1: 실수요장세
20019년 9월 장세를 2004년 1년간 조정장세를 보이다 폭등한 2005, 2006년 장세와 비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질적인 차이가 큽니다. 이번 상승장은 실수요장세라는 점입니다. 9.13대책이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다. 문재인정부의 규제책이 참여정부와 가장 큰 차이는 유주택자에게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차단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집단대출(분양아파트 중도금대출,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등)까지 말입니다. 이는 6월 이후 수도권 상승장에서 소외된 지역이 참여정부 시절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입니다.
이번 상승장 거래량에서 90%는 1주택자나 일시적 2주택자가 갈아타는 교체수요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매매가와 전셋값 갭이 벌어진 상황에서 실수요장세는 매매가는 물론 전셋값 하방경직성이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쓸 수 있는 규제 카드(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외에 주택거래허가제, 재건축 연한 강화,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없는 시장에서 실수요가 상승장을 주도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경제위기 금융위기를 맞지 않는 한 이번 상승장도 2015년 이후 10년 안팎 지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징2: 인강남 인도심 신축 쏠림
6월 이후 실거래가를 보면 알겠지만 9.13대책은 결과적으로 다주택자 1주택자 무주택자 모두에게 안전자산, 즉 똘똘한 아파트를 사라고 부추겼습니다.
강남3구 등 초고가 아파트를 보유하는 1주택자들은 선택의 폭이 좁았습니다. 1주택자들은 팔고 더 나은 지역으로 상향이동하거나 더 큰 평형으로 갈아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4월 반등장을 선도한 압구정은 30평형대를 팔고 40~60평형대로 갈아타는 교체수요가 지난 4월 이후 크게 늘어났습니다. 또 압구정과 함께 강남 시장을 이끈 잠실주공5단지를 장기보유한 사람은 래미안블레스티지 등 개포 신축이나 역삼 준신축을 매수했습니다.
잠실 엘리트레파(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 파크리오) 보유자도 개포 역삼 삼성 등 상위 입지 신축 또는 준신축으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마포나 옥수파크힐스 래미안옥수리버젠 신금호파크자이 등 옥수금호를 판 사람중 절반은 이촌 반포잠원 개포 등으로 상향이동했습니다. 특히 일시적 2주택자가 말입니다.
따라서 팔고 사서 상위 입지로 가는 단지들이 몰려있는 도심과 강남이 신고가를 주도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비싸게 팔고 비싼 아파트로 상향이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압구정처럼 같은 지역에서 중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3차 상승랠리(6~9월 거래되고 신고된 실거래가 기준)중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건수 랭킹을 보면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가 1~3위를 차지했습니다. 영등포구가 4위를 차지했는데 여의도 당산 영등포 신길 등 ‘빅4’가 상승랠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9.13대책 이전 2018년 6~8월 누계 기준 신고가 순위는 노원구 강서구 양천구 강남구 순이었습니다.
특징3: 중대형 VS 중형 강세 지역별 차별화
강남 신축 또는 재건축 단지들은 2018년 이후 중대형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최근 재건축 조합원 분양신청 결과를 보더라도 공급평형을 기준으로 선호하는 주력 평형이 2018년 38평형에서 2019년 하반기엔 40평형대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2020년대 입주하는 개포 반포잠원 입주권에선 45평형이 중대형중 가장 선호도가 가장 높습니다.
마포구 등 도심은 34평형이 압도적으로 ‘국민주택’ 평형이 되고 있습니다. 84타입 30평형대 초강세는 비강남 서울뿐만 아니라 과천 판교 분당은 물론 광명 성남 안양 의왕 수원 송도 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랜드마크단지 시세가 대부분 8억원 안팎인 곳입니다.
질적인 주택시장으로 진입한 2018년 이후 지역별로 중형대 VS 중대형으로 차별화돼 국민주택이 바뀌고 있습니다. 방 개수(3개에서 4개)는 물론 거실 주방 면적을 넓혀 이사 가고 있습니다.
중대형 강세가 나타나는 지역을 보면 84타입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리딩 단지가 15억원이 넘어서는 곳이 많습니다. 비강남권에서도 동작 흑석뉴타운, 아현뉴타운 용강동 등 마포나 옥수 신축처럼 15억원대에 진입하는 단지가 많을수록 중대형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특징4: 경기권 구축의 몰락
이번 상승랠리에서 소외된 지역은 지난 2014~2018년 9.13대책 이전까지 갭투자수요가 몰려든 곳입니다. 안양평촌 군포산본 고양일산 수원영통 용인수지 등 수도권 외곽 지역이 대표적입니다. 갈수록 선호도가 떨어지는 10~20평형대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재건축이 불가능한 2000년 이전 지은 구축에 갭투자로 보유하고 있다면 하루빨리 출구 전략을 세워 매도해야 합니다.
이번 상승랠리에서도 갭메우기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것입니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수도권 외곽 구축은 소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격이 떨어진다는 게 아니라 상승폭이 평균에 크게 못미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산본신도시가 포함된 군포시 산본동(2019년 6~9월) 아파트 거래량 308건중 14건이 신고가를 기록해 신고가율이 4.5%에 그쳤습니다. 구축이 많은 용인시 수지구도 신고가율(1,374건중 80건)이 5.8%입니다.
구축 노후와 3기 신도시라는 이중악재를 맞고 있는 고양시 일산서구의 경우 신고가율(410건중 4건)이 0.9%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같은 기간 서울 신고가율은 평균 29.0%입니다. 서초구는 44.5%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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