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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로또 아파트 현금부자들 잔치되나

복돌이-박 창 훈 2019. 9. 30. 08:12

강남로또 아파트 현금부자들 잔치되나



115대 1. 지난 24일 1순위 청약을 마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다. 일반 분양 물량 112가구 모집에 1만 2890명이 몰린 결과다.

올들어 세자릿수 청약 경쟁률이 나온 것은 지난달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 더프레티움(203.8대 1)'에 이어 두번째다. 경쟁률 100대 1이 넘는 청약광풍이 분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로 인해 큰 시세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래미안 라클래시'의 3.3㎡당 분양가는 4750만원으로 주변아파트(6000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전용면적 84㎡가 당첨되면 5억~6억원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로또' 당첨이나 마찬가지다. 차기 로또 아파트로는 강남에서 분양될 서초 그랑자이, 개포 그랑자이,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등이 꼽히고 있다.

청약 한번으로 5억~6억을 벌 수 있다면 모두 한번쯤 도전하고 싶겠지만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소위 고가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묶여있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합쳐 전체 분양가의 80%를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청약이 가능하다. 전용 84㎡ 분양가가 16억원대로 책정된 것을 감안하면 12억원의 현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인 셈이다. '중도금 대출' 불가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가점도 높고 10억원을 마련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현금부자들이 1만3000여명이나 몰렸다는 것도 놀랍다. 전월세 살면서 현금 비축한 이들도 있겠지만 부모로 부터 증여받은 이들도 적지않을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10월부터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면 현금부자들의 잔치판이 더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분양가를 지금보다 더 누르게 되는 만큼 청약시장에 나오는 로또 아파트는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분양가를 규제하면 인근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그 효과는 잠깐이고 금세 주변 집값 만큼 뛰어올랐다. 결국 혜택은 온전히 로또 당첨자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다.

청약시장이 '현금부자들의 리그' '금수저 특혜'로 전락하고 무주택 중산층과 서민들은 소외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시장'을 지향하는 정부는 응답해야한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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