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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가 3기 신도시를 외면해야 하는 이유

복돌이-박 창 훈 2019. 5. 27. 15:18

무주택자가 3기 신도시를 외면해야 하는 이유



5월은 전형적인 주택시장 비수기입니다. 하지만 4월 강남발 반등장이 시작되면서 5월 들어 서울 전역에서 저가매물이 소진되고 있습니다. 강남3구 재건축단지는 9.13대책 이전 전고점 대비 -1억원 수준까지 접근했습니다. 다주택자 이주비 대출규제로 직격탄을 맞은 서울 재개발시장도 저가매물이 소진되면서 입주권 프리미엄이 회복세입니다. 서울 아파트시장은 이제 거래의 양(거래량)과 질(거래량 증가 지역 및 아파트)이 모두 좋아지면서 반등세가 비강남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이번 주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선 최근 발표된 수도권 3기 신도시가 서울 집값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를 분석해보겠습니다.

얼마나, 언제 공급될까?

수도권 3기 신도시는 인천 계양지구(1만7천가구)&부천 대장지구(2만가구), 고양 창릉지구(3만8천가구), 하남 교산지구(3만2천가구), 남양주 왕숙지구(6만6천가구) 등 크게 4곳으로 보면 됩니다. 신도시는 부지 면적이 위례나 판교처럼 최소한 2백만평은 넘어야 베드타운이든 자족도시든 신도시로서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갖출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봅니다.

3기 신도시 총 주택공급물량은 17만3천가구입니다. 나머지 중소택지는 과거 1, 2기 신도시 조성시기에도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외합니다. 우선 공급물량이 1, 2기 신도시보다 많이 적습니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는 29만가구, 2기 신도시는 54만4천가구(평택 고덕국제화도시 5만4천가구 제외).

3기 신도시 분양시기는 2기 신도시처럼 천차만별이 될 것입니다. 2기 신도시는 지난 2004년 동탄1이 첫분양을 시작했으며 검단은 2018년 10월에서야 분양이 시작됐습니다. 무려 14년이나 차이납니다. 3기 신도시 공급속도는 결국 집값 동향과 토지보상 속도에 좌우될 것입니다.

2019~2021년 강남 집값이 폭등한다면 3기 신도시에선 교산지구가 가장 먼저 공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창릉지구 왕숙지구는 일산과 파주운정 1, 2기 신도시및 환경보존, 다산신도시와의 갈등으로 공급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계양대장지구도 2기 신도시 검단신도시와 정면 충돌에다 S-BRT로 연결되는 GTX B노선 부천종합운동장역 착공 시기가 불투명해 빠른 공급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2기 신도시에도 아직 아파트 공급물량이 올해만 1만2천여가구를 분양하는 검단신도시를 비롯해 북위례 양주옥정 파주운정 등에서 총 3만가구 이상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3기 신도시 아파트 분양은 2021년은 물론 2022년에도 불가능해 보입니다. 또 분양해도 안됩니다.

졸속으로 판교 같은 자족도시는 불가능하다

3기 신도시는 여러 가지 난관이 산적해 있습니다. 지난 5년간 공공택지 개발이 중단됐다 너무 짧은 시간에 신도시가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는 2017년 5월 취임하자마자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춘 6.19대책(대출규제, 조정대상지역 확대, 전매제한 강화 등)을 발표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서울 집값 급등 원인이 공급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주택자 투기때문이라고 했죠.

하지만 6.19대책 이후 집값 상승이 계속되자 한달만에 7월 25일 “수급 안정을 위해 적정 수준의 주택공급을 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1년만에 2018년 9.13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유명무실한 9월 21일 1차 공급계획(3만5천가구)에 이어 12월 19일 2차 공급계획으로 계양지구 교산지구 왕숙지구(총 15만5천가구), 2019년 5월 7일 3차 마지막으로 대장지구 창릉지구(총 11만가구) 등 3기 신도시를 서둘러 발표했습니다.

2기 신도시 중 가장 성공작으로 꼽히는 판교도시는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9년부터 추진됐습니다. 개발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6년이나 걸렸습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집값 안정에 실패한 참여정부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3기 신도시를 졸속으로 발표했습니다.

베드타운을 막기 위해 자족시설 비중을 높였다고 3기 신도시가 판교처럼 자족도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지원시설용지를 많이 공급한다고 자족도시가 되는 게 아닙니다. 판교처럼 도시계획 전문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의해 지역 특성에 맞는 자족시설을 유치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필요하면 조성원가 이하로 자족용지를 기업에 공급해야 합니다. 판교와 정반대로 가고 있으니 3기 신도시, 자족도시는 요원합니다.

3기 신도시는 서울 집값 안정에 기여할까?

문재인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는 1990년대 노태우정부 판박이입니다. 30년이 지나서도 졸속으로 신도시를 추진한다는 게 씁쓸합니다. 또 이런 3기 신도시에 희망을 걸고 분양할 날만 기다리는 무주택자를 보면 더욱 씁쓸합니다. 5월 7일 창릉지구 발표후 삼송원흥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 1987~1989년 서울 아파트값이 폭등하자 노태우정부는 서둘러 1989년 4월 수도권 1기 신도시 개발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7개월만에 시범단지를 분양했습니다.

문재인정부도 2015~2017년 서울 아파트값 상승장이 계속되자 서둘러 2018년 12월 3기 신도시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3년만인 2021년에 분양을 한다고 합니다.

1기 신도시가 베드타운이라고 비판을 많이 받지만 적절한 공급타이밍으로 1991년 이후 1998년 외환위기전까지 서울 집값 안정에 기여했습니다. 문재인정부가 원하는 ‘그림’입니다.

하지만 이런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 것입니다. 3기 신도시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2025년 이후보다 1~2년 앞서 수도권 핵심입지에서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3기신도시는 집값 안정이 아니라 시장침체에 일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3년 전후 증여 매물, 단기 주임사(주택임대사업자) 매물에다 서울 등 수도권 핵심입지 정비사업에서 입주물량이 늘어난 시점입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반포 잠실 대단지가 2023~2024년 대거 입주합니다. 또 광명 성남 안양 의왕 고양 인천부천 원도심 핵심입지에서 정비사업 신축이 쏟아집니다.

1기 신도시가 서울 집값 안정에 성공한 것은 분당 일산이 평당 2백만 안팎이라는 낮은 분양가에 공급됐기 때문입니다. 분당은 서울 이주수요가 73%에 달할 정도로 성공적이었습니다.

반면 유일한 동남권 3기 신도시인 교산지구는 강동구에 치우쳐 서울 동남권 강남3구 수요를 흡수하는데 역부족입니다. 여기에 분양가 경쟁력이 없다면 대체재(미사강변도시 위례 고덕명일 강일 등)가 워낙 많아 서울 수요를 흡수하는데 실패할 것입니다.

3기 신도시는 아파트 분양가에 반영되는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2기 신도시보다 2배(가구당 4천만원 안팎)로 늘릴 예정입니다. 정부는 LH가 100% 교통부담금으로 고양선(창릉지구), 3호선 연장선(교산지구), S-BRT 등 교통 인프라를 구축토록 할 계획입니다. 또 자족시설과 공원면적이 늘어나 아파트 공급비중이 적어 수분양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시행사인 LH가 나랏돈 없이 교통부담금으로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택지를 비싸게 팔 수밖에 없습니다. 택지를 비싸게 산 건설사는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3기 신도시는 필패라는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2023년 이후 본격적으로 분양하는 시점에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세하락장이 온다면 미분양이 늘어날 것입니다. 교통 인프라는 ‘악몽’으로 끝날 것입니다. 책상머리에 앉아 공무원이 잔뜩 늘려놓은 자족시설이 팔리지 않아 기업 유치에 실패한다면? LH는 결국 용도변경으로 송도국제도시나 광교 등 2기 신도시처럼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짓도록 할 것입니다.

2010~2013년 수도권 집값 안정에는 판교 광교 동탄1 등 경기 남부권 2기 신도시 입주물량이 도움이 됐습니다. 물론 집값 안정의 근본적인 원인은 2000년대 상승장이 끝나갈 타이밍이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3기 신도시 입주물량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2025년 이후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2010년 이후 2기 신도시 입주물량이 데쟈뷰처럼 떠오릅니다. 2025년 이후 3기 신도시 입주물량은 수도권 집값 안정보다는 시장침체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공급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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