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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 라면과 50만원 아파트의 걱정

복돌이-박 창 훈 2019. 5. 24. 07:22

1원 라면과 50만원 아파트의 걱정


한 달 전 한국은행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변경)에 관해 언급을 했다가 거둬들였지만, 그 후유증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국회 한쪽에서 의논까지 했던 일이라 이게 정말 되는 것인지 가망이 없는 것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마땅한 대꾸를 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시기적으로 딱 할 때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사람도 있으니 뉘 말을 믿어야 할까? 우리나라 총 금융자산은 17148780억 원인데 이 돈을 아라비아 숫자로 표시하면 17,140,078,000,000,000이다. 숫자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 03개 정도 떼어내자는 취지다.

 

1962년에 10환을 1원으로 바꾼 후 57년이 흘렀는데 국민총소득(GNI)4800배 넘게 불어났다. 따라서 화폐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만 바꾸는 것이기에 1,000원이 1원으로 줄어들고, 5억짜리 아파트가 50만 원으로 변하게 된다. 지금 5억이나 변경 후 50만 원이나 같다고 하지만, 그동안 써왔던 버릇이 있어서 큰 액수에 대한 미련이 얼른 가시지 않을 것이다.

 

700원 하는 라면은 0.7원을 받아야 하는데 이하는 없으니까 1원을 받게 되리라. 따라서 소비자 물가는 금방 오르게 된다. 4,500원짜리 커피 한 잔은 4.5원인데 5원을 받게 된다. 물론, 시행초기에는 구 화폐와 병행해서 사용한다 해도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 2008년에 발의된 리디노미네이션 법안은 1,000원을 1환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그때도 자릿수 파악을 힘들게 하는 ‘0’을 몇 개 지워낸다는 취지였으나 보류되었다. 화폐숫자의 길이가 짧아지면 화폐거래가 편리해지고, 장부상 표기도 간편해서 좋다. 지금은 10억 정도 쓰려면 ‘0’아홉 개가 맞는지 몇 번을 확인해야 한다.

 

지금 시중 카페에서는 커피 4,5’라고 써 붙여 놓았다. 시장이 제도를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관심이 여기까지 이르렀고, 가능과 불가능을 놓고 국민들이 고심을 하고 있으나, 마땅히 대처할 방법이 없고, 왜 이런 말이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은 리디노미네이션이 실시되면 화폐가치가 뚝 떨어질 것으로 알고 있다. 1,000원이 1원이 되면 가격이 싸다는 화폐환상을 갖게 되어 소비가 늘게 되고, 그로 인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지금 단위로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돈을 미리 투자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달러. 금값. 땅값이 오르고 있다. 이 제도가 실시되면 현금 10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100만 원으로 바꿔지기에 가치는 그대로 있다 해도 돈을 쓰고 만지던 버릇이 있어서 허망한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시중의 금은 이미 동이 나버렸고, 1-2억짜리 땅도 나오는 대로 팔려 나간다.

 

시행 후 300만 원짜리 월급쟁이는 3천원을 받는다. 연봉이 1억인 사람이 어느 날 10만 원을 받게 된다면 심리적으로 위축이 될 것이다. 그리되면 돈을 안 쓸 것이기에 부동산시장이 움츠리게 되고, 소비시장도 씀씀이가 줄어들어 경제가 오그라들 수 있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걱정은 마찬가지다.

 

지하경제 양성화측면에서는 유리하다고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는 2018년 기준 1782조라 한다. 그 중 약 350조 내지 450조 원이 묻혀있기에 이를 들추어내게 되면 세제수입이나 복지지출의 재원 마련에 덕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하자금을 꼭 양성화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한다.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게 되면 현금으로 교환하는 몇 개월이 소란스럽다. 모두 다 현금으로 줄 수 없기에 일정액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1-3년에 걸쳐 정기예금이나 국채예금으로 전환해 줄 수 있다. 국채예금은 강제적이다. 따라서 내 돈을 국가창고에 보관시켜 놓는 셈이 된다.

 

이런 일련의 절차들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제도시행 후에는 돈을 바꾸기도 어렵고, 바꾸고 나면 생필품부터 물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오를 것인즉, 시행 이전에 실물자산에 묻어 놓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 금이나, 기축통화인 달러나 부동산에 돈을 묻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요즘의 주택투자는 워낙 걸리는 게 많아 갈 수 없음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토지시장을 들락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집이 없는 실수요자라면 요즘 같은 때가 매수적기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나중에 50만 원짜리 서울의 아파트 사지 말고 지금 5억짜리 아파트를 사는 게 좋을 것이다.

 

문제는 제도시행에 따른 비용이다. 현금자동입출금기 등 금융회계시스템 교체비용이 수 조원 들게 된다. 이를 감수하더라도 법 개정 - 새 화폐발행 - 교환기간 설정 - , 구 화폐 병용 - 가격 이중 표시제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국민들은 혼란과 불편을 겪어야 한다.

 

터키는 성공한 나라이고, 일본은 실패한 나라다. 심심하면 화폐개혁 말이 나와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말고, 정부차원에서 확실히 선을 그어 주는 게 옳다고 본다. 지금은 어떤 이유로 그럴 때가 아니고, 만일 하더라도 언제 이후 생각해 볼 문제라는 틀을 잡아 주면 국민들이 이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할 것이다.

 

글쓴이 : 윤 정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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