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부산 대구처럼 조정장세가 올까?
오는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한달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주택자는 물론 무주택자나 1주택자, 일시적 2주택자도 3월말까지 매매계약을 하고 잔금을 치루고 매수하려고 안간힘입니다. 하지만 매도자우위시장이라 매도자는 여유 있고 매수자는 초조합니다.
이번 주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선 대구 부산처럼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시장도 조정장세가 올 것인가?를 예측해보겠습니다. 조정장세는 시기가 문제이지 언젠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2010년 이후처럼 4년 이상 침체기가 올 수 있습니다.
조정장세란 1년 이상 매매가가 약보합세를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셋값 역시 약보합세를 보이구요.
대구 부산 아파트시장 조정장세
참으로 기묘한 대구 부산의 조정장세 타이밍입니다. 대구가 2015년 12월 조정장세가 시작된후 1년 6개월만에 2017년 6월 조정장세를 끝내고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은 10년에 걸쳐 계단식 상승장을 마치고 대구가 반등하자마자 2017년 8월부터 조정장세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8.2대책이 결정타였습니다. 그리고 7개월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구는 2016년 입주물량이 직전 2014년, 2015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만3천가구에 달했습니다. 대구 외곽(테크노폴리스 옥포지구 등 달서구 달성군 공공택지 입주물량 폭탄)에서부터 조정장세가 시작됐습니다. 수요와 공급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매매가 전셋값이 동반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3년간 고공행진하다 조정장세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2017년 들어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부터 5월에 반등세로 돌아섰습니다. 수요에 비해 입주물량이 적은데다 2017년 상반기까지 달성구 달성군 입주물량이 소진되고 유동성 장세에 신축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상승세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아파트 입주물량이 2017년(2만1천가구)을 정점으로 감소세(2018년 1만3천가구, 2019년 1만가구)로 돌아섰습니다.
부산 아파트시장은 지난해 8.2대책 이후 조정장세가 시작됐습니다. 2010년 이후 상승장이 계속된데다 지난 3년간 급등에 대한 피로감에 입주물량까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2만3천가구 안팎이 쏟아졌습니다.
그럼 수도권 조정장세는 언제?
주택 수급만 보고 서울 등 수도권 조정장세를 예측한다면 당분간 조정장세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수급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네이버 블로거 쥬라기(blog.naver.com/gaajur)님이 주창하는 세대수(가구수) 대비 주택수가 가장 의미있는 수치라고 봅니다.
주택 수요는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 즉 유효수요만 봐선 안됩니다. 집을 살 능력이 없더라도 결국 세대를 만든 세대구성원은 집이 필요합니다. 다세대 빌라나 다가구 오피스텔에 전세 반전세 또는 월세라도 살아야 합니다.
세대수 증가는 전월세수요는 물론 매매수요를 증가시킵니다. 지난 2015년 이후처럼 매매가 상승을 기대한다면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대출을 최대한 일으켜 매매수요로 돌아서게 됩니다.
쥬라기님은 주택수를 세대수로 나눈 것을 가구주택비율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2015년 11월 1일 기준) 전국 가구주택비율은 86.2%로 전년 85.6%보다 0.54% 포인트 늘어났습니다.
서울 가구주택비율은 74.8%, 대구 81.3%, 부산 87.4%로 서울>대구>부산 순으로 세대수 대비 주택수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주택을 소유한 세대수(주택소유가구) 비율은 지난해 55.5%로 전년보다 0.52% 줄었습니다. 전국 세대수 중 45% 가까이는 내집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구 주택소유가구 비율은 57.5%, 부산 58.3%인데 반해 서울은 49.2%로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한편 지역별 적정입주물량은 세대수 대비 연간 입주물량(이하 입주량)으로 추정합니다.
세대수가 1백34만가구인 부산의 아파트 연간 입주물량이 2만3천가구인데 공급과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조정장세가 왔다고 합니다.
그럼 세대수가 3백78만가구에 달하는 서울의 입주물량이 2018년 3만3천가구, 2019년 4만가구면 공급과잉인가요?
부산 입주량(2018~2019년 연평균 입주물량 기준)은 1.73%입니다. 반면 서울 입주량은 0.87%에 불과합니다. 대구는 1.18%.
따라서 입주물량은 서울은 부산 대구에 비해 공급과잉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봅니다. 더욱이 서울은 멸실주택을 동반하는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아파트 입주물량이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수도권 공공택지도 고갈되고 있어 2018~2019년 매매 전세물량 소진이 순조롭다면 수도권 공급과잉 후유증(매매가 전셋값 동반하락)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2018~2019년 화성 용인 시흥 등 경기 입주물량 폭탄(경기 입주량 3.03%)이 서울 매매가에 영향을 미쳐 조정장세를 오게 할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전셋값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들 입주물량에 비해 확실한 비교우위에 있는 서울과 과천 분당 평촌 판교 위례 광교 등 경기권 아파트 매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동탄2신도시 분양권을 못 팔아서, 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매도했다고 서울 매매수요가 줄어들게 하진 않을 것입니다. 물론 동탄2도 지난해 10월 이후 북동탄을 시작으로 상승장이 시작됐습니다. 2016년 대구처럼 입주물량 폭탄으로 조정장세가 올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2018년 4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시장은 입지가치에 따라 차별화 양극화가 심해질 것입니다. 수급 밸런스가 무너지는 지역, 비역세권, 실수요가 부족한(가수요가 많은, 특히 2018년 4월 이후 무주택자, 1주택자나 일시적 1세대 2주택자가 외면하는 지역) 지역, 비선호지역, 재건축 리모델링 가능성 없는 지역 등에 위치한 아파트 가격은 하락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저수지이론(물은 중심부터 차올라 외곽부터 마르는 것처럼 도심부터 가격이 오르고 외곽부터 가격이 하란다는 이론)에 따라 대세상승장에 편승해 추격매수자의 오버슈팅으로 뒤늦게 오른 구축은 하락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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